콜록콜록 미세먼지, 디젤차 때문이라고?

2016-06-02

유시현 기자 | 91qhdodb@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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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관련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날씨 예보와 동시에 미세먼지 예보를 듣는 요즘, 미세먼지는 학생들에게도 친숙한 단어일 것이다.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체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10월,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가 ‘디젤차’라는 연구 결과가 등장하면서 디젤차에 대한 선진국의 규제는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와 ‘닛산 배출가스 조작 논란’ 등은 디젤차에 대한 시선을 더욱 따갑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디젤차는 정말로 미세먼지의 주범일까?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잘 알고가자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micrometer)보다 작은 입자로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된 대기 중 부유 물질이다. 자동차로부터 배출되거나, 도로 주행과정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상당량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입자크기와 화학적 조성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결정한다. 미세먼지의 노출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 발병과 관련 있으며 사망률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크기가 큰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되지만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7이하로 매우 작아 폐 깊숙이 스며들 수 있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초미세먼지는 2.5㎛이하 물질이다. 이는 미세먼지 중에서 더 작은 입자들만을 구분한 것이다. 미세먼지엔 흙먼지와 같이 위해성이 크지 않은 물질도 포함된다. 반면, 초미세먼지엔 담배 연기나 연료 연소 시 생성되는 탄소 입자와 중금속 등 유해한 성분이 많다. 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폐포를 직접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액을 통해 우리 몸 전체를 순환한다.

◆미세먼지의 범인이 클린디젤?
미세먼지엔 직접 배출되는 1차 입자와 대기 중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2차 입자가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성분으로 무기염(무기 염류, 무기산과 염기가 반응하여 생성된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 질산암모늄(NH4NO3)과 황산암모늄((NH4)2SO4)이 30~40%를 차지한다.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거나 대기 중 화학반응으로 생성되는 입자성 유기물질(POM, particulate organic matter)은 20~30%를 차지한다. 스모그가 심할 때 특히 농도가 높은 질산암모늄은 디젤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NOx)의 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디젤차로부터 직접 배출되는 입자는 전체 미세먼지의 5% 이내로 비중이 작지만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발암성의 약 90%를 차지할 만큼 매우 유해하다.
유럽연합(EU)이 도입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단계의 명칭을 유로(EURO)라고 한다. 1992년 유로1에서 출발해 2014년엔 유로6로,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다. 유로6는 유로5보다 대형 상용차의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이 2g/㎾h에서 1/5 수준인 0.4g/㎾h로 내려간다. 또한 승용차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은 0.18g/㎞에서 0.08g/㎞로 50%이상 강화된다. 이 기준은 지난해부터 국내 디젤 신차에도 도입됐다.
유로6를 기준으로 질소산화물 배출이 감소하면 클린디젤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린디젤은 상대적 개념이기 때문에 여전히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휘발유차보다 많으며 입자상물질 배출량은 휘발유차 수준이다. 최근 나오는 디젤차들의 경우 유로 6기준을 만족한다고 얘기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사실인지 여부다.
환경부는 국내에 판매된 경유차 20종을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해 4월까지 150일간 조사한 결과, 한국닛산(주) 캐시카이 차량이 배출가스 제어장치를 불법으로 조작해 임의설정 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캐시카이는 폭스바겐, 아우디에 이어 판매정지 및 리콜 명령을 받게 됐다. 닛산 캐시카이 이외에 18개의 차량들이 질소산화물 배출 도로주행시험에서 실내인증 기준 0.08g/km를 초과했다. 대다수 디젤차가 기준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면서 미세먼지 직접 배출이 적더라도 2차 생성에서의 영향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심 가져주길 바라
본지에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젤차가 미세먼지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물음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47.15%(145명), ‘아니요’라고 답한 비율은 45.89%(149명)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디젤차가 미세먼지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 학생은 6.96%(22명)로 매우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본인의 가정이나 본인은 디젤차를 소유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21.9%(69명)로 ‘아니요’라고 답한 78.1%(246명)에 비해 매우 적은 비율이었다.
이어 디젤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대답한 학생 중 ‘디젤차가 미세먼지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알고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42.73%(47명), ‘알지 못했다’라고 답한 비율은 49.09%(54명)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이 8.18%(9명)로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학생들은 본인, 가정 소유의 디젤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젤차의 위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디젤차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엔 ‘기름 값이 저렴해서’가 42.7%(38명)로 가장 높았고 연비(자동차의 단위 연료 당 주행 거리의 비율)가 좋아서’가 29.21%(26명), ‘출력(엔진이나 전동기 등에서 외부로 나오는 동력 또는 전력)이 높아서’가 13.48%(12명)로 뒤를 이었다. ‘기름 값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아 구매했는데 구매 당시엔 환경오염에 대해 무지했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아예 차를 이용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등의 기타의견도 존재했다. 대부분 휘발유차와 비교해 디젤차가 갖고 있는 장점들 때문에 디젤차를 이용하고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참여한 학생들 중 대부분이 디젤차의 위해성에 대해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젤차는 정말 미세먼지의 주범?
김영성 글로벌캠퍼스 환경학과 교수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디젤차 배출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라며 “실제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양이 대기 중 미세먼지의 10%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양적인 면에서 비중이 작더라도 디젤차 배출 입자는 발암 위해성이 매우 높은 유해한 물질”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세먼지 위해성의 주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저감돼야 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