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한 총동문회장에게 듣는 ‘동문’ 이야기

2016-05-18

박은혜 기자 | 90ir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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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한 총동문회장(스페인어 63)은 우리학교를 졸업한 ‘동문’이다.
졸업 후 권순한 회장은 해외 코레스펀딩(corresponding)과 마케팅 업무를 하며 폭 넓은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은 해외 주요 기업에 의료기기를 수출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권순한 회장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수입협회(koima)의 회장을 지내며 2011학년도 7월부터 현재까지 총동문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Q.최근 <외대 해외 동문 연합회> 창립과 62주년 개교기념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2011학년도, 총동문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동문연합회 창립총회에 초청을 받았다. 동문연합회에 참석한 뒤 남미에 500명 가까이 되는 외대 동문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다. 5대양 6대주, 지구촌 어딜 가도 우리학교 동문이 없는 곳이 없다. 미주 동문연합회가 이렇게 잘 돼있는데 그렇다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세계 동문연합회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외대 해외 동문 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창립하게 됐다.
지난 4월 18일 전야제를 치르고 19일 코엑스 컨벤션에서 14개국의 동문들이 참석해 창립총회를 개최, 연합회를 창립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세계외대인축제가 있었다. 국내외 동문이 200명 가까이 참석한 큰 행사이자 경사였다. 20일엔 애경홀에서 62주년 개교기념식이 진행됐고 스마트 도서관 건립 시공식도 있었다. 동문회장 취임 당시 내 공약이 동문회관을 완공하는 것과 전 세계 동문들을 한자리로 모아 해외 동문 네트워크, 허브를 구축하는 것이었는데 모두 이룰 수 있게 됐다.

Q.동문회장으로서 가장 힘든 부분은?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동문들이 많지만 학교에 기부하는 것에는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20일에는 명예의 전당 헌정식(학교에 기부한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동판에 얼굴을 새기고 기부금액을 기록하는 행사)이 있었는데 기부금 액수가 많을수록 위쪽에 얼굴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내 얼굴이 가장 위에 새겨져 있었다. 사전에 들은 바가 없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낸 기부금이 특별히 많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 이름이 가장 위에 있었던 것이다. 기부 문화에 대한 동문들의 관심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실감해 안타까웠다.
학교발전기금조성도 국내 유수 대학 간 경쟁이고 엄연히 순위가 매겨지는데, 우리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기부문화가 약한 편이다. 동문회비 연회비는 ‘3만 원’이다. 그렇게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비를 내는 동문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자랑스러운 외대인 상’ 등 여러 행사를 동문회 차원에서 진행하는데 항상 재정이 부족하다. 재정문제가 가장 힘들고 동문회장으로서 부담감이 크다. 성공한 사람들은 애교심을 갖고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모교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품격 역시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Q.동문회를 활성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동문회는 비영리 단체, 즉, 봉사단체다. 동문회 활동을 한다고 해서 이권이나 돈을 얻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총동문회 내에도 장학재단이 있고 장학 재단 기금으로 상반기 10명, 하반기 10명에게 학비를 지원한다. 동문회비나 찬조금을 받아 재정적 뒷받침을 받는데, 동문 중 실제로 이에 참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입학생들에게 동문회비를 받았지만 지금은 교육부가 금지한 상태다. 졸업생들에게는 동문회비를 받지만 강제성이 없어 모이는 금액이 크진 않다. 동문들이 회비를 좀 더 적극적으로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임무 같다.

Q.우리학교 학생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습득한 언어는 외대인의 명예를 지키는 수단이자 자신의 무기, 재산이 된다. 지금 같은 글로벌시대에 영어는 필수적이다. 그 밖에 특수 언어 역시 적어도 한 개는 습득해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만일 그렇다면 어디에서나 성공한 동문이 될 수 있다.

Q.동문회장으로서 ‘동문’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동문이라는 것은 나와 함께 이렇게 멋진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다. 가끔 전혀 모르는 사람의 결혼식의 주례를 부탁받는 경우가 있다. 결혼식장에서 양가 소개를 하는데 신랑과 신부 측 부모 모두 우리학교 동문, 신랑, 신부 역시 동문이었다. 그러다보니 하객도 동문이 대부분이었다. 마음이 굉장히 벅찼고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같이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주례 경험은 많지만 그런 특별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현재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외대 EMBA(국내 및 해외 대부분의 경영대학원에 있는 최고경영자과정, 현재 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중간급 이상의 고위 관리자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출처:위키백과)’ 출신 동문들도 우리학교 ‘동문’이라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다.
학교를 사랑하는 동문들은 어디에 있든 머릿속에 ‘자랑스런 우리학교를 졸업했기에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잘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살아간다. 우리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 자체에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나 역시 우리학교로 인해 많이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