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함성은 어디로 갔나

2016-05-18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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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서양어대에 재앙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악재가 계속됐고, 학생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단순히 단과대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학생사회 전체의 인식이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과 함께 계속 이런 상태로 나아가도 괜찮은가? 라는 본질적인 의문이 든다. 다른 것도 아닌 ‘선거’ 문제에서 계속 이런 잡음이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올바른 학생사회가 구현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이번엔 과연 우리학교 구성원들이 ‘성’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된 것이다. 진리의 상아탑에서 수학하는 대학생들이 아직까지도 성에 대한 저급하고 문란한 말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불쾌한 질문을 함으로써 유희를 추구한다는 사실에 기함할 수밖에 없다.
지난 5일, 서울캠퍼스 정총은 결국 예상대로 무산됐다. 해마다 무산돼오고 있었고 특히 이번 정총은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게다가 비교적 긴 연휴기간의 전 날이었기 때문에 참여율은 처참했다. 커뮤니티엔 정총 참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글, 무심한 학생들의 태도에 실망했다는 사람들의 글과 정총 참여는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일 뿐이라는 글이 연이어 게재되며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4월 18일에 열린 4.19 기념식에서 서울캠퍼스 비상대책부위원장은 말했다. “불의에 맞서 싸우고 부조리에 항거 하겠다”고. 불의에 맞서고 부조리에 항거하는 것은 총학의 일만이 아니다. 4.19 혁명, 부정과 부패에 항거하던 청년들은 바랐을 것이다. 후대의 청년들이, 그들이 목숨 걸고 사수한 자유와 정의를 지켜내고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그러나 지금 그날의 함성은 옛 일이 돼버렸다. 항거하는 패기도, 정의도 없다.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참여도 없다.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