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위를 달리다!

2016-05-18

유시현 기자 | 91qhdodb@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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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교사 #청춘답게
Q. 도전을 시작하기 전, 흔히 사회에서 원하는 스펙을 쌓으며 체육교사를 꿈꾸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3년 동안 체육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는데 꿈을 접은 이유는? 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A. 체육교사를 꿈꾸며 체육대학에 입학한 뒤, 처음엔 4년 뒤 내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했다. 교직이수를 취득하고 공부하며 열심히 대학생활을 했다. 하지만 수년간의 대학생활동안 내가 무엇을 경험했는지 돌아보자 문득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밖에서는 늘 도전하는 청년이라고 소개 하면서 사실 무언가에 온몸을 던져 도전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시대의 청춘답게 온몸을 던져 도전해보고 싶었다. 내 좌우명은 ‘저지르고 후회하자!’다. ‘내 한계를 이겨낼 만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내게 가장 자신 없고 힘든 과제인 마라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라톤을 하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할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다른 길을 가보기로 결심했다.

#오지탐험 #다시일어나
Q. 사막 완주 도전이나 히말라야 등반 등 도전하는 것에 필요한 경비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경비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A. 도전에는 실제로 많은 경비가 필요하다. 처음 도전을 시작했을 때, 모은 경비는 아르바이트를 해 통장에 모아둔 100여만 원도 되지 않는 돈이 전부였다. 고민 끝에 나만의 제안서를 만들어 기업에 후원을 요청하기로 결심했다. 50페이지 분량의 내 꿈에 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약 30여 곳의 기업에 전했지만 연락이 오는 곳은 없었다.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고 포트폴리오의 문제점을 수차례 분석했다. 그러다 사하라 사막 마라톤에 가기 전 어느 출판사에서 사하라 사막과 관련된 꿈을 담은 UCC(User Created Contents) 동영상을 가장 잘 만든 한명에게 사막 마라톤 참가비와 항공권 티켓을 준다는 공모전을 보게 됐다. ‘이 기회가 아니면 갈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공모전에 매달렸다. 결국 1등으로 선정돼 사하라 사막에 갈 수 있었다.

Q. 2014년 2월 사하라 사막 250km를 완주하는 것이 첫 번째 도전이었다. 첫 사막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A. 두려움 보다는 설렘이 더 컸다. 이 도전에 온 힘을 쏟아 해내면 더 큰 자신감을 얻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사막 마라톤 250km를 완주하며 나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라 함께 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싶었다.
Q.2014년 6월, 고비사막 마라톤에서 250km를 완주하고 여자 3위를 했다. 고비사막을 떠나기 전 드림독도 마라톤 완주로 인한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고비사막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막 마라톤 경험이 두 번째임에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A. 후원도 받아냈고 힘들게 노력해 결정된 출전을 부상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왼쪽 무릎 부상이 있었기에 스틱을 써 평지와 오르막은 거의 절뚝거리다시피 속보로 나아갔다. 내리막길에서는 무릎 충격이 느껴져 빠른 속도로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레이스에 임하는 시간만큼은 쉬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오히려 힘들 때일수록 강한 정신력이 깃들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Q.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고산병에 걸려 완주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 완주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이 컸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나?

A. 고비사막 마라톤 후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칠레 아타카마 사막 또한 자신 있었다. 그러나 3200m 고산지대에서 뛰기에 레이스 전날부터 피가 쏠리고 먹은 것을 모두 게워내는 ‘고산증세’가 시작됐다. 결국 레이스 첫날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영상 45도의 뜨거운 햇볕 밑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나아간다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4일차 145km 지점에서 나는 쓰러졌고 의료진에 의해 닥터 스톱(doctor stop, 경기 중 선수가 부상으로 더 이상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고 의사가 진단을 내렸을 때 레퍼리나 커미셔너에게 경기 중지를 권고하는 것 출처: 체육학대사전) 실격처리를 받았다. 많이 괴로웠고 자존감이 뚝 떨어져 집 밖으로 2주 동안 나가지 않았다. 그 대신 고산병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히말라야 등반을 가기로 결심했다.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언제든 다시 고산지대에서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기부 #대륙 횡단
Q. 기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봉사활동은 어머니의 직업이 사회복지사였기 때문에 나 역시도 꾸준히 해왔다. ‘높은 곳 보다는 낮은 곳을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는 어머니의 교육관을 통해 봉사와 기부는 살아가면서 항상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학생이 돼 본격적으로 시작한 자폐아 아동 체육 보조교사 활동을 통해 자폐를 가진 친구들도 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언젠가 중년이 돼 어느 정도 경제적 능력이 생기면 그 친구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후원하는 재단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가 생겼다. 그렇게 틈틈이 조금씩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눌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 기부활동을 했고, 마라톤을 하며 스포츠 기부를 꾸준히 실천하게 됐다. 사하라 사막완주를 계기로 주변사람들에게 크라우드 펀딩을 실시하고 누군가의 꿈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크라우드 펀딩 :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

Q. 2014년 5월 드림독도 마라톤 108km 완주와 8월 전국 자전거 무전 일주로 장애인 육상 꿈나무 박윤재 선수에게 경기용 휠체어를 전달했다. 기부금을 모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기부금을 모으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A.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았기에 큰 금액의 기부금을 모으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1차 독도 마라톤을 실시했을 때 120여만 원 정도가 모였고, 2차 전국 기부 라이딩 1700km를 자전거로 돌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다. <tvN리틀빅히어로> 다큐멘터리 팀이 함께 촬영하면서 홍보가 수월하게 됐고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기부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Q. 2015년 7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85일간 아프리카 부룬디 아이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호주 대륙을 횡단하는 자전거 여행 프로젝트를 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는?

A. 자전거 세계 일주는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꿈이었는데 이를 기부와 연결시키려 했다. 첫 번째로 호주 대륙을 목표로 했다. NGO 단체와 함께 준비하면서 부룬디 국가 아이들이 교복이 없어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아이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호주 골드코스트~퍼스(동부~서부)까지 온로드 4,000km, 사막오프로드 3,000km를 포함해 총 7,051km를 무동력으로 횡단했다. 1km당 1,000원씩 총 700만원의 기금을 모아 아이들의 교복과 학용품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꿈 #청춘에게
Q. 유진씨는 스포츠 이벤트, 아웃도어 교육, 기부와 관련된 드림 임팩트(Dream Imapct)라는 사회적 기업도 창립했고 책도 집필 중이다. 당찬 유진씨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A. 세계 일주를 차차 해나가겠지만 우선은 아프리카에서 인력거 기부횡단을 하고 싶다. 한국에서도 많은 청년들과 기부 마라톤, 기부 라이딩 행사를 하며 스포츠 기부에 대해서도 계속 알리고 싶다. 훗날 재단을 만들어 스포츠를 통해 많은 꿈나무들의 꿈을 후원할 수 있는 기업가가 되고 싶다. 이 목표가 이뤄진다면 꿈은 있지만 여건 상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소아암 환우들을 위한 병원건립 조성 마련 기금 등 적재적소에 도움의 손길이 닿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꿈이 있어도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20대에게 꿈이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꿈이 있든 없든 중요한 건 ‘자신이 하고 싶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위해 지금 달리고 있는가?’이다. 나 또한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언제나 막연하고 헷갈린다. 그러나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가는 길을 걷다보면, 그 길 위에서 맞닥뜨리는 많은 선택과 도전 앞에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지혜와 실행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번 과감히 부딪혀 보자. 의지와 자신감만 있다면 세상 어느 것이든 못할 건 없다. 그런 용기가 있기에 우리는 ‘청춘’이라 말한다. ‘청춘답게’, 지금을 살자.

유시현 기자 91qhdodb@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