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못 배운 협동을 공모전에서 배웠다.

2015-12-07

김보라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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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상경· 경제 13)
동부금융제안 공모전은 금융에 대한 대학(원)생의 창의적 의견과 관심도를 높이고자 동부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이다. 공모전에 나가게 된 계기는 ‘배움의 활용’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배움의 활용은 주입식 교육에 갇혀있던 고등학생 시절 내 대학생활의 로망이었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 후 1년을 뒤돌아 봤을 때, 이전의 학업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경제학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배운 것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얻은 답은 ‘나만의 글’을 만드는 것이었다. 답을 얻은 후 일단 해 보자는 생각으로 동부금융제안 공모전에 도전했다.
내가 속한 학회인 ‘금융연구회’를 통해 팀원을 구성하고 약 한달 간 공모전에 매진했다. 매일 밤을 새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총합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 우리 팀은 공모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창의성과 논리성이라고 생각해 창의적인 주제를 잡고 주제에 대한 필요성과 활용방안을 제시하는 과정에 2~3주의 시간을 투자했다. 더 많은 주제를 찾아보기 위해 평소 배우던 것에서 벗어난 많은 것들을 접하고 새롭게 생각하며 체계화했다. 하지만 준비과정이 노력만큼 순탄치는 않았다. 아이디어에 대한 근거를 위해 계량적 분석을 시행할 때, 우리의 방향과는 다른 결과 값이 나와 아이디어 자체를 전면 수정하거나 논리를 처음부터 다시 구성하는 일도 빈번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팀원들이 서로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했기 때문에 수상결과를 포함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운 좋게도 우수상을 수상한 우리 팀은 글로벌 금융 탐방 출발 전부터 미션 데이(Mission Day), 각 금융사별 질문을 마련하며 탐방을 준비했습니다. 미국에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지만 쉽게 갈 수 없는 외국 금융 기관을 체험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학생 신분으로 금융회사에 방문해 고객으로 대접받고 회사의 업무나 내부를 살펴보는 것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 학교에서 이론적으로 공부하던 것들을 직접 현지에서 다루는 분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과 현직 업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고 좀 더 현실적으로 금융업을 바라볼 수 있었다. 뉴욕의 다양한 금융사를 방문한 뒤 우리는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와 예일대학교 학생들을 만났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학마다 인턴 활동을 통해 자신의 꿈에 대해 경험해보고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나라는 다르지만 전공과 진로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좋은 계기였다. 그 중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복수전공으로 예술사를 공부한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인상 깊게 들으며 내 전공 이외에는 문외한으로 지냈던 대학생활에 대해 반성하게 됐다.
금융탐방에서 얻은 가장 값진 것은 열흘간 함께 지낸 스텝들과 10명의 학생들이다. 평소에 잘 입지 않는 정장과 구두 차림으로 다녔던지라 마음은 빨리 가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항상 스텝들이 내 뒤에 따라오며 배려해줘 감사했다. 나를 객관적으로 봐주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스텝들의 조언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 우리 팀 뿐 아닌 다름 팀원들과도 함께 탐방을 시작하며 때로는 장난도 치고 때로는 가치관이나 진로 등 진중한 이야기로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나에게 동부공모전이란 단순한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 배움을 확장시키고 내가 추구해왔던 배움의 활용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팀원들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그 속에서 협동과 배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