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 2015-10-08
김정록 기자 | 91rock@hufs.ac.kr 조회수 1247  댓글 0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교수 일동 긴급 성명
역사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 문제
우리학교 다수 교수 참여

9월 24일 우리학교 교수 일동 58명은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며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발표후 3명 추가 동참 10월 1일 기준 총 61명) 성명서에 참석한 교수 일동은 “국정화 작업이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역사학자 절대 다수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며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지금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현재 ‘검인정제’로 채택되는 역사교과서를 ‘국정제’로 바꾸도록 추진하고 있다. 국정제는 교과서 저작에 국가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방식이다. 국정제는 교과서의 발행을 일종의 승인제도를 두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자유발행을 허용하는 검인정제보다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크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초·중·고 학생에게 국정교과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3년 유엔의 역사 교육 보고서는 초·중등 역사교육에서도 ‘정부가 커리큘럼에 영향을 미쳐선 안된다’며 ‘정부는 위임받은 전문기구들이 독립성을 가지고 역사교육 커리큘럼을 정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헌법재판소 역시 1992년에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국정제’보다 ‘검인정제’를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사의 경우 한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또한 국정제 체제에서는 국가가 필요 이상의 강력한 통제권과 감독권을 가져 학생들의 사고력이 획일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는 집필 편찬과 수정 개편까지 정부 주도로 집필될 수밖에 없다고 헌법재판소는 지적한다. 이에 학계 역시 국정교과서는 권력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병률 사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은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었던 민주화 사회에서 성장한 세대가 이루어낸 성과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정제를 채택할 경우 검인정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너희 역사교과서부터 제대로 만들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교수는 “21세기를 이끌어갈 후속세대들에게 개방적이고 균형있는 역사의식을 가르치려면 편협한 역사가 아닌 다양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학생들이 주인의식을가지고 이번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록 기자 91rock@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