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를 말하다] 고생 끝에 ‘부디’ 낙(樂)이오기를 바라며

2015-10-08

이호열 독자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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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열(동유럽·헝가리 10) 글로벌배움터 독자위원

글을 읽다보면 글쓴이가 노력한 흔적이 문장에 녹아 있음을 느끼는 때가 있다. 그런 글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읽어보게 하는 마력을 지닌다. 세상의 모든 기록은 허투루 쓰인 법이 없다. 특히 신문, 잡지와 같이 전문적인 매체를 출산하기 위해서는 더 큰 진통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때문에 이렇게 피땀 흘려 꽉꽉 채워낸 열두 쪽의 지면을 평가하게 된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독자로서 비평의 글을 쓰게 된 것은 외대학보에 남다른 애착을 가졌기 때문이다.

돈을 주고 보는 수많은 신문과 잡지 중에 문장력과 기사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성 언론지에 비해 외대학보는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6,7면의 기획기사는 시의 적절했을 뿐 아니라 기사 자체의 구성도 탄탄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쉽게 알기 힘든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준 점이 좋았다. 9면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해 두괄식 구조로 기사를 작성해 시간이 촉박한 취업준비생들에게 핵심을 잘 전달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고전의 향기’라는 칼럼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줄거리가 많은 분량을 차지했는데 이는 포털사이트에 검색만 해도 줄줄이 나온다. 분량을 채우기 위해 시간에 쫓겨 급하게 쓴 글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8면 기사는 부실한 결론이 아쉬웠다. 독자들은 예측 가능한 답을 알기 위해 신문을 펼쳐보는 것이 아니다. 양 배움터 순찰대가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 몰래카메라에 대한 교내 관계자들의 입장과 대응책은 어떠한지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가만히 앉아 누군가의 노력을 비아냥거리고 비꼬기는 참 쉽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비평이라는 행위는 존중을 기본 바탕에 깔아두고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자칫 거만함에 휩쓸려 방심하면 순식간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 매번 쓴 물을 마다하지 않는 외대학보에 박수를 보낸다. 무엇보다 이 글이 외대학보에게 커다란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