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개혁 평가? 그것이 궁금하다

2015-09-22

김현진 기자 | 90hyung1781@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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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및 구조개혁 조치’를 발표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교육부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각 대학의 정량·정성지표를 함께 활용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린 것을 의미한다. 이번 평가는 학령인구 급감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대학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부분에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일까.

"정량·정성지표 활용해 종합적으로 평가"

우선 정량·정성지표를 함께 활용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의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는 정량지표로만 구성돼,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정성적인 측면과 대학의 노력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육여건, 학사관리, 교육과정, 학생지원, 교육성과, 특성화 등과 같은 정성지표를 함께 활용해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일반대학의 경우 18개의 지표를 활용해 평가하고 단계평가를 실시했다. 1단계에서는 총 12개의 평가지표들을 △교육여건 △학사관리 △학생지원 △교육성과 항목으로, 2단계에서는 총 6개의 평가지표들을 △중·장기 발전계획 △교육과정 △특성화 항목으로 나눠 평가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는 총점에 따른 비율(하위 20% 내외) 및 대학 간 점수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룹 1, 그룹 2로 구분한 다음 그룹 1 내에서 95점 이상이 A등급, 90점이상이 B등급, 90점 미만이 C등급으로 나눴다. 그룹 2 내에서는 70점 이상을 D등급, 70점 미만을 E등급으로 나눴다. 일반대학교 기준 A등급 학교 수는 34개교, B등급은 56개교, C등급은 36개교로 나타났다.
<표1> 참조

교육부에서는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적 감축 비율 권고 등 합리적 정원감축 추진할 예정이다. 따라서 근거법률의 제정·시행 이후 등급별로 차등적 정원 감축이 추진된다. A등급으로 평가된 대학은 대학 자체 자율감축을 실시하고 B등급 대학은 정원 대비 4%의 감축을 시행해야하며 등급이 낮을수록 감축비율이 높아져 E등급 대학은 15%의 정원감축을 해야한다.

"A등급 대학 중 처음부터 정원 감축을 하지 않기로 한 대학은 우리학교를 포함한 5개 대학뿐"
"A등급 대학은 자율감축, 정부 재정지원 가능"
"E등급 대학은 정원대비 15%감축, 정부 재정지원 제한"

또한 ‘재정지원 가능대학 명단 공개 및 등급별 차등적 재정지원 제한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평가 경과에 따라 4년제 대학은 16학년도 정부재정지원이 가능하지만 하위 2개 등급(D, E등급)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이 제한된다. 제한 범위는 D 등급의 경우 16년 정부 재정지원사업 제한, 16학년도 국가장학금 Ⅱ유형 미지급, 16학년도 학자금 최소대출 대학 지정이고, E 등급은 16년 정부 재정지원사업 제한, 16학년도 국가장학금 Ⅰ,Ⅱ유형 미지급, 16학년도 학자금 대출이 전면 제한된다.

앞으로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해 정부는 “향후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하여 대학구조개혁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구조개혁 근거 법률의 제정 등 관련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대학의 국제적 역량 제고를 통한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 평생·직업교육 기능 확대를 통한 성인학습자 수요 흡수 등을 통해 새로운 고등교육 수요를 창출하고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기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교육부는 정부 재정지원이 가능한 그룹 1에 속한 대학들 명단을 발표했지만 대학 서열화를 우려해 각 등급별 대학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A등급 평가를 받은 대학들이 자체 홍보를 통해 그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고등교육정책 전문지인 한국대학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학교를 포함해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의 대학들이 A등급을 받았다.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에 대해 홍순혁 평가감사팀 팀장은 “세부항목별 점수 및 결과를 얘기하는 것은 교육부의 방침에도 어긋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라며 “다만 다소 미흡했던 정량지표를 정성지표가 메꾸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표2>참조

<김상수 서울배움터 기획조정처장>
“교육여건 및 학생지도를 포함한 각종 지표에서 우리대학의 노력이 인정된 점을
기쁘게 생각하며 향후 주기 평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계속하겠다”

원래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총 3주기까지 있는 중장기적 계획이며 이번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는 1주기에 해당하는 평가다. 14, 15, 16년도에 대한 평가는 1주기에 속하며 3개년 씩 총 3번의 평가를 실시한다. 일반적으로 평가를 통해 미흡한 점이 있는 대학은 이를 보완하고 개선해 다음 주기 평가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평가 결과 발표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1주기 평가는 첫 발표라는 부담감과 대학구조개혁 평가의 근거법령이 아직 국회에 표류중이다보니 늦게 발표됐다. 후에 있을 2, 3주기 평가에 대해 홍순혁 팀장은 “다음 주기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우리대학의 특성상 대학 특성화 사업이 많은데 이와 같은 부분이 많이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교육부에서 이번에 발표한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와 기존 부분별 평가를 통한 국고사업 지원 현황이 엇갈리는 모습이 발견됐다. D등급을 받은 대학이 정부가 진행하는 국고사업들을 유치한 경우가 다수 발견돼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D등급으로 평가된 대학 중 대전대의 경우 대학 특성화 사업에서 11억원,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에서 40억의 국고사업을 수주한 사례가 있다. 학부교육선도대학 육성사업도 지난해 선정된 바 있어 대학구조개혁평가가 모든 지표를 함양한 평가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대전대와 똑같은 D등급 평가를 받은 강원대는 대학 특성화 사업으로 29억원, 산학 협력 선도대학으로 2014년 우수등급에 속해 48억~52억원을 지원받았다. 이처럼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미흡한’ 평가를 받은 D등급 대학들이 1~2개씩 국고사업들을 유치한 모습은 평가에 대한 의구심과 신빙성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불어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가 대학의 양극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국의 모든 대학들을 A등급에서 E등급까지 분류하고 D, E등급의 대학은 ‘미흡한’ 대학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찍혀 ‘우수한’ 대학과의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용인시 포곡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김다혜 양은 “솔직히 D,E 등급으로 평가된 대학보다 A,B등급으로 평가된 대학을 가고 싶다”며 “고등학생들이 보기에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대학을 평가하는 또 다른 이름의 평가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이면을 꼬집어 말했다.

김현진 기자 90hyung1781@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