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돈, 지금 어디 있습니까? ① 2015-06-10
박은혜 | 90iron@hufs.ac.kr 조회수 79082  댓글 0
 
우리학교 등록금고지서에는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400만원까지의 등록금이 찍히고 등록금 아래에는 11,000원의 자치회비가 찍힌다. 본지 지난호에서는 우리학교 예산의 1% 정도가 취업 지원에 쓰인다는 내용을 다뤘다. 그렇다면 우리가 내는 등록금은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또한 자치회비는 왜 내는 것이며 이는 어디에 어떻게 쓰일까?



◆예산은 어떻게 책정할까?
우리학교의 전반적인 예산 책정은 기획조정처(이하 기조처)가 맡는다. 매 학년도 각 항목별로 예산을 얼마나 책정할지 여러 구성 주체들의 예산서를 받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고, 학교도 정책적으로 발전을 위해 어떤 곳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우선순위를 설정한 뒤 재원을 배분하게 된다. 그 후 법적인 절차가 이뤄지는데, 대학평의원회에서 예산 자문을 받고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사 · 의결을 거쳐 법인 재단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뒤 최종적으로 교육부에 보고한다.


◆학생들을 위해 쓰이는 예산은?
학교의 예산은 등록금회계와 비등록금회계로 나뉜다. 이는 2014년도부터 전국 사립대학들이 교비회계를 ‘등록금회계’와 ‘비등록금회계’로 구분하도록 한 교육부의 방침에 의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등록금회계에 등록금뿐 아니라 단기교육 수강료, 전입금, 기부금 등을 포함해 학교가 등록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때문에 교육부는 교비 회계를 오로지 등록금을 재원으로 한 등록금 회계와 그 외의 재원으로 구성된 비 등록금회계로 나누도록 한 것이다. 우리학교의 2015학년도 등록금 회계는 약 1443억 7663만원, 비 등록금 회계는 약 1059억 656만원이다. 등록금 수입은 학부 입학금, 대학원 입학금, 학부 수업료, 대학원 수업료를 합친 금액이다. 2015학년도 자금예산서에 따르면 이 등록금 회계는 △보수 △관리운영 △연구학생경비 △교육 외 비용 △예비비 등으로 사용된다.

이 중 순수하게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연구학생 경비 중 ‘학생경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학생경비는 교과과정 이외에 학생들에게 투입되는 비용으로 △교외장학금 △교내장학금 △실험실습비 △논문심사료 △학생지원비 △기타학생경비를 포함한다. 이는 약 671억 4601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42% 정도에 해당한다. 이 중 등록금회계에서 지출되는 금액은 305억 3107만원이다. 즉, 학생경비의 절반 정도가 등록금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교외장학금은 2014학년도 208억에서 이번 학년도 236억으로 늘었고 교내장학금은 246억에서 298억으로 늘었다. 특히 중점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7+1 지원 제도와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글로벌역량강화 프로그램)이다. 권정득 예산조정팀장은 “외국 학생들을 우리학교로 유치하는 비용(인바운드 비용)과 우리 학교 학생을 해외로 보내는 비용(아웃바운드 비용)에 특히 예산이 집중 돼 있어 예산규모가 크다”며 “그러한 부분이 가장 우리학교답고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특수성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 편성을 중점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장학금, 취업관련 비용 등은 예산 금액이 늘었거나 동결된 것에 비해 학생회활동경비, 동아리연합회 등 학생자치활동 경비는 2014학년도 대비 상대적으로 10% 정도 감소했다. 학생경비는 학생복지처에서 관리하는데, 학생들이 학생복지처를 통해 많은 요구사항을 보낸다. 동아리 지원금이나 총학생회 지원금에 대한 요구사항도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학생경비는 삭감된 상태다.




◆자치회비란?
자치회비는 말 그대로 학생들의 ‘자치’와 관련된 활동을 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받은 돈이다. 서울배움터의 경우 제시된 표의 재정 · 감사운영세칙 2장 제 10조에 총학생회 자치활동에 대해 명시 돼있고 자치회비는 표에 제시된 내용에 대해서만 올바른 사용으로 인정 할 수 있다. 서울배움터는 11.000원 중 교지 발행에 쓰이는 2.4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으로 단과대학,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 학생복지위원회에 배분한다. 자치회비 액수와 예산안은 매학기 개강 후 첫 달 세 번째 주에 열리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정한다. 전학대회에서 한 학기의 약 4분의 1이 지난 뒤 예산을 공문처리 하면 2, 3주 뒤에 예산이 들어오게 된다. 액수 책정도 전적으로 전학대회의 소관이기 때문에 액수를 늘리는 것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금액을 크든 작든 ‘인상’한다는 자체가 학생들의 입장에서 부담일 수 있기 때문에 액수를 늘리는 것은 생각보다 조심스럽고 힘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11,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유경원(경영 · 경영 12) 서울배움터 중앙감사위원장(이하 감사위원장)은 “자치회비 감사를 최대한 엄격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한 운동 중 하나라 할 수 있다”며 “자치회비는 등록금처럼 꼭 내야하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납부율도 낮은 편이고 실제로 등록금을 납부하러 은행에 가보면 자치회비가 무엇이냐고 은행 직원에게 묻는 학생들을 매우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자치회비를 내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어떤 학생은 자치회비를 냈고 어떤 학생은 자치회비를 내지 않았는데 그들이 누리는 권리는 같기 때문이다. 자치회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도 간식사업, 프린트 무료 출력사업 등 자치회비로 진행되는 많은 사업들에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이에 대한 논란도 있다.

글로벌배움터의 경우 자치회비 금액은 11.000원으로 서울배움터와 같다. 다만 교지 발행에 3000원이 쓰이며 나머지 금액이 단과대 학생회로 배분된다. 자치회비는 학기가 시작하고 중반쯤에 받는데 그 전에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각 단과대별 학생 수 대비 단과대별 회비 납부율을 계산해 배분을 진행한다. 배분된 금액은 단과대가 한 해 동안 사용하며 배분되고 남은 금액은 총학생회가 사용한다. 이는 총학생회 사무국에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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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혜 기자 90ir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