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단골손님, 대기오염과 황사

2015-06-10

김현진,이진형 | 90hyung1781@hufs.ac.kr, 89matteo@huf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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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단골손님, 대기오염과 황사
 박일수 환경학과 교수는 2007년부터 우리학교 환경학과 연구교수 역임, 황사 및 장거리이동 오염물질 연구센터 소장으로 있으면서 대기오염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한, 중, 일 회의에 참여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인 박일수 교수를 만나 대기오염과 황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대기
 박 교수는 대기오염을 이야기하기 전에 대기를 우선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권의 높이는 약 1,000km이지만 전체 공기의 99%(질소 약 78%, 산소 약 21%, 아르곤 0.9%, 이산화탄소 0.03%, 미량의 네온, 헬륨, 크립톤, 제논, 오존 등으로 구성)는 중력 작용에 의해 지상 약 32km 이내의 대류권에 밀집돼 있다. 대기권은 지구에 생명체가 유지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 교수는 대기는 "태양 등 지구 밖의 세계로부터 들어오는 해로운 빛을 흡수하고, 운석이 충돌하는 것을 막아주며 지표가 내는 열을 품어 지구를 보온해준다"며 "대류현상으로 열을 고르게 퍼뜨려서 지구 전체의 온도 차이를 줄여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오염 물질과 우리와의 관계
 우리나라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 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를 예방하고 대기 환경을 적정하게 관리, 보전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함'을 목적으로 대기 환경보전법이 만들어졌다. 대기오염물질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분자 크기의 가스상 오염물질이며 하나는 분진과 같이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입자상 오염물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중요한 오염물질에 대해 일정 기준을 두고 관리하는 '기준성 오염물질'이 있다. 총 7개 항목으로 아황산가스 (SO2), 미세먼지 (PM10), 질소산화물 (NO2), 일산화탄소 (CO), 오존 (O3), 납, 벤젠 등이다.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수백 개의 대기오염 측정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기준성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매시간별로 환경부와 지자체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박 교수는 "기준성 오염물질과 더불어 최근에는 발암성 혹은 돌연변이 원성에 관련된 환경과학적 증거가 늘어감에 따라 '유해 대기오염 물질'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해 대기오염 물질은 대기환경기준 항목에 설정되지 않은 독성물질을 의미하며 낮은 농도에서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각한 건강피해와 인간에게 암, 기형, 신경장애, 혹은 유전적 돌연변이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대기오염물질, 장기간 노출시 위험해"
 대부분의 대기오염은 사람들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생기는 것으로 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난다. 이런 대기오염에 장시간 노출하게 되면 심각한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토피, 신경장애, 암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오염물질의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인체에 들어온다.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도, 피부로 닿는 순간에도 전달된다. 박 교수는 "신체 부위 중 코가 대기오염 물질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며 "물론 점막을 통해 입자가 큰 오염물질은 걸러낼 수 있지만 미세먼지의 경우는 폐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심각하면 종양을 생기게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기오염, 무조건 나빠지고만 있지는 않아"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으로 대기오염이 과거보다 심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오염이 나빠지고 있다는 편견이다"며 "과거 88올림픽과 지금의 대기를 비교해본다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의 물질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하며 오해를 바로잡았다.
▲알고 있는 듯 모르는 황사
 황사와 미세먼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황사는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 또는 떨어지는 모래흙을 말한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이다. 박 교수는 "두 가지 대기오염은 입자크기와 발원지 등에서 차이가 나타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황사는 중국과 몽골 부근에서 편서풍을 타고 내려와 주로 12월에서 4월까지 나타난다. 황사 또한 기상현상이기 때문에 다른 기상현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비가 오면 먼지가 부유하지 못해 우리나라까지 올 수 없으며 겨울철 기온이 갑작스럽게 올라가면 황사가 발생률이 증가한다.
"황사가 모두 중국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2002~2012년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황사 먼지 중 52%가 몽골 고비사막 중심부에서부터 날아온다. 중국 북동지역에서 19%가 유입되고 고비사막의 일부와 중국 황토고원에서 15%, 내몽골고원에서 13%가 유입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황사 먼지 중 많은 부분을 중국이 차지하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몽골 고비사막에서 가장 많이 유입되는 것을 보면 정확한 발원지에 대한 시민들의 오해도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황사와 미세먼지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통계를 분석해보면 황사가 발생하면 미세먼지 농도 또한 증가한다고 알려져있다. 박 교수는 "지난 황사 관련 연구 결과 황사일 때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적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사가 아닐 때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점에 대해 박 교수는 "이러한 미세먼지는 주된 발원지가 우리나라기 때문에 황사만을 탓할 수 없다"고 전했다. 황사가 아닐 때 우리나라에 나타나는 미세먼지 중 약 70%는 우리나라에서, 나머지 30%는 중국에서 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렇듯 황사가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것은 맞지만 황사가 아닐시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에 대부분은 국내에서 비롯된 미세먼지다.
"황사가 인체에 해로운 것은 맞지만 이로운 점도 있다"
 박 교수는 황사와 황사가 아닐 때 먼지 안의 성분을 비교해보면 황사일 때 철분, 알루미늄, 마그네슘, 칼슘 등이 더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분과 알루미늄, 마그네슘과 같은 물질은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단점에 비해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대기오염에 대한 구체적 방안과 미래
 매년 개최되는 한, 중, 일 환경부 장관회의에서는 황사와 중국에서부터 오는 오염물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한·중·일 회의를 통해 환경전문가들도 매년 모여 대기오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오염물질의 양과 대책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오랫동안 공동연구로 진행해 지금은 황사를 감시할 수 있는 측정기를 각국에 설치해 실시간으로 기상청을 통해 정보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박 교수는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와 같은 가스상 오염물질의 오염수준은 안전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초미세먼지(PM2.5)는 그렇지 않다"며 "초미세먼지(PM2.5)는 현재 환경기준치도 없는 상황이며 오염수준은 미국과 캐나다의 약 2배 정도 심각한 수준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정부는 각 물질들에 대한 환경기준치를 도입해 환경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대기오염물질 종류가 약 17000여종으로 상당히 많지만 우리가 관리하고 규제하는 물질은 약 400여종 뿐이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물질을 측정해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인터뷰 동안 대기오염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그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기오염은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갈수록 이슈화되고 있다. 앞으로 보다 심층적이고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