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 듣는 교양] 현대사회와 가족 (985호) 2015-06-10
이진형 | 89matteo@hufs.ac.kr 조회수 576  댓글 0
임경석 (미네르바교양대학, 현대사회와 가족 강의)

‘현대사회와 가족’은 오늘날 다양하게 변모 중인 가족의 의미와 그 구조변화를 세분화된 주제들을 통해 살펴보는 교양과목이다. 인간은 대부분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생로병사(生老病死)하는 가운데 분가의 형식을 통해 새롭게 가족을 구성한다. 우리는 이러한 가족의 생애에 매우 익숙하여 종종 가족에 대한 특별한 배움이 필요없다고 속단하곤 한다. 그러나 가족이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질문하면, 대부분은 ‘글쎄요’라고 말하면서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수업은 마치 등하불명(燈下不明)처럼 우리가 너무 당연시했던 가족의 익숙함을 넘어 그 다양한 측면을 두루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강좌는 가족 구성에 필요한 기본 요소들은 무엇이며, 다양한 가족 형태들의 등장과 변모하는 가족의 역할과 기능을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차원에서 최근의 연구동향을 소개하면서 향후 바람직한 미래가족의 모습은 무엇일지 수업참가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해 보는 참여지향적인 수업이다.

강의의 핵심 목표는 가족의 긍정적·부정적인 측면을 두루 살펴보는 가운데 긍정적 요소들은 잘 보존하고 부정적 요소들은 줄여나감으로써 보다 건강한 가족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가족은 사랑과 돌봄의 애정 공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폭력과 배제의 증오 공간이기도 하다. 결국 건강한 가족은 문제가 없는 가족이 아니라 위기상황에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대처하고 적절한 문제해결의 능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규정해야 한다.

오늘날 친밀성의 구조변동은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통적인 머독(Murdock에 따르면, 가족은 ‘공동거주, 경제적 협동 및 출산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집단이며, 이 집단은 양성의 성인들을 포함하고 적어도 그들 중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성관계를 유지하며 그리고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친자녀 혹은 입양된 자녀들로 구성된다’고 정의된다. 하지만 오늘날 이러한 정의는 더 이상 그 타당성을 유지할 수 없게 변모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 가족연구에 필요한 주요 이론적인 관점들을 소개하고 가족이 정치, 경제, 사회, 법, 문화 등의 제반 영역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를 주목하는 가운데 수업 참가자들의 지적 상상력의 지평 확장과 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사유능력을 배양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가족의 삶에서 구현되는 의사소통, 의례, 사회화의 과정이 학교, 단체, 직장, 국가와 더불어 민주 시민의 형성과정에 어떤 독특한 의미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도 살펴보게 된다. 더불어 최근 우리사회의 주요 논쟁점들인 저출산, 고령화, 독신, 가정폭력과 중독, 다양한 가족들(동성애, 다문화, 새터민, 무자녀, 기러기 가족 등)의 등장 및 가족법과 가족정책의 변화 등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살펴봄으로써 건강한 미래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각자 나름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