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양심을 찾습니다! 2015-05-29
박윤진 | 90yoon@hufs.ac.kr 조회수 520  댓글 0
 
<도서관 책들은 어디로 갔을까?>
A양은 교양수업을 듣기 전, 교양관련 서적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그러나 책은 대출 중이었다. A양은 책이 반납될 때를 기다려 빌려보려고 했지만, 학기가 끝날 때까지도 책은 반납되지 않았다. 학교의 교양서적들, 전공서적들이 대출돼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14년 3월 1일부터 2015년 2월 28일까지 우리학교 양배움터 도서관에서 대출된 도서는 약 36만권이다. 그 중 연체된 책은 5만 4천권 또한 현재까지 반납되지 않고 있는 책 중 15일 이상 연체된 책이 305권, 30일 이상 연체된 책은 300권, 60일 이상은 270권이다.

지난 학기 내내 교양수업에서 사용하는 책을 빌려보지 못한 유희원(통번역 태국어 14)양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빌리기 위해 한 달을 기다렸지만 책은 반납되지 않았다”며 “우리학교 학생들이 모두 사용하는 책을 빌리고 안 돌려주는 것은 대학생으로서 자세가 아니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글로벌배움터 학생들 사이에는 ‘인터셉트(intercept)’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가로챈다는 의미를 가진 이 말은 A라는 학생이 책을 빌렸다가 친구인 B라는 학생이 그 책을 필요로 할 경우 함께 도서관으로 가 반납 후, 바로 대출을 도와주는 경우를 뜻한다. 한동엽(통번역·태국어 12)군은 “모두가 볼 수 있어야 하는 책이 몇몇의 지인들 사이에서만 도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책을 빌리기 위해 학교 도서관을 찾았지만 검색한 결과의 위치에 책이 꽂혀있지 않아 결국 동네의 도서관을 찾거나 사야 했던 경험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몇몇 학생들이 책을 아무렇게나 꽂아 놓아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니 다음사람을 고려해 본래 자리에 꽂아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의 일부 학생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열람실에서까지 이어진다. 열람실의 자리를 맡아두고 홀연히 사라져 자리가 몇 시간째 비어있고, 자리를 맡지 않고 아무 자리에나 앉아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흡연은 흡연구역에서>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 역시 빈번하게 찾아 볼 수 있다. 글로벌배움터의 교양관의 화장실은 지날 때마다 담배 냄새 때문에 많은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한 교양관의 화장실은 금연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창가에 재떨이가 있고, 수시로 비워지기까지 한다. 어문관의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이런 재떨이가 있음으로써 금연구역의 의미가 약해진 것 같다며 의아해했다. 한동엽(통번역·태국어 12)군은 “인경관, 어문관의 화장실 역시 백년관, 공학관의 화장실과 같이 금연구역임을 정확히 명시하고 재떨이를 없앤다면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을 방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산, 돗자리, 빌렸으면 돌려주세요>
글로벌배움터의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지난해부터 갑작스럽게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우산대여 사업을 시작했다. 신분증만 제시하면 우산을 빌릴 수 있었고 2일안에 돌려주는 것이 조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생협이 구비한 60개의 우산 중 30%인 19개의 우산이 돌아오지 않았다. 또한 많은 우산들이 망가진 채 돌아와 반납은 됐으나 쓰지 못하게 돼 버려지기도 했다. 생협은 이번 학기에도 여름을 맞아 50개의 우산을 더 구비했다. 그러나 몇 개의 우산이 돌아올지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돗자리 역시 상황은 같았다. 10개의 돗자리를 준비하여 캠퍼스 내에서 소풍을 즐길 수 있도록 했으나, 돗자리는 돌아오지 않거나 망가졌다. 그리고 신분증만이 수북이 남았다.

타 대학의 상황은 우리학교보다 나았다.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총학생회 ‘약속’은 물품대여, 우산대여, 천막대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품대여 사업에는 축구공, 농구공 등 총학생회실의 물건들이 구비돼 있고, 신분증과 개인 전화번호를 받아 대여를 할 수 있게 했다. 그 중 우산대여 사업은 100개의 우산 중 90개가 돌아와 90%의 반환율을, 천막사업은 8개의 천막이 모두 반환돼 100%의 반환율을 보였다. 경기대 학생회는 “그동안 반환이 제대로 되지 않을 시에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했고 보증으로서 신분증을 받아왔다”며 “이로 인해 반환율이 높을 수 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주명선(자연과학·수학 12) 생활협동조합장은 “앞으로는 분실 시 5000원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며 대여 기간이 일주일임을 대여 전 매번 간부들이 설명하고, 대여해주는 우산에 ‘생협’이라는 글씨를 새겨 반환율을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너란 사람과 같은 공간에 살기 힘들다>
익명을 요청한 B군은 세탁 후에 줄어든 수건의 개수를 보며 이상함을 느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숙사 옆방에 걸린 수건이 자신의 아버지의 회사 로고가 적힌 수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의 수건임이 분명해지는 순간, B군은 수건을 도둑질한 학생에게 자신의 수건임이 확실하니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돌아오는 말은 “가져가서 사용하긴 했지만, 훔친 것은 아니다”라는 허무한 대답뿐이었다.

기숙사에서 발견되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밤마다 들리는 노래 소리,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는 기숙사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세탁기 역시 자주 망가진다. 세탁기 위에 세탁물을 담기 위해 올려둔 빨래통도 빈번히 사라지며 화장실 변기에 음식물을 버려 자주 막히기도 한다. 이런 기숙사생들의 비양심적 행동에 대해 방수미(통번역·태국어 14)양은 “기숙사는 학교 학생들이 함께 사용하는 시설인데 함부로 쓰는 것 같다”며 “리모델링돼 좀 더 편하고 좋은 장소가 된 기숙사를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윤진 기자 90yo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