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

2021-04-03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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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환경부 산하의 기자단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작성한 기사를 제출하면 현직 기자분이 게재 여부를 결정한 후 피드백 없이 바로 기자단 사이트에 기사를 올렸다. 이에 기사 작성은 쉬운 일이라 생각했다. 작성한 기사에 대한 책임감도 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몰랐던 사실을 전달하고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사만 쓰면 기자의 소임을 다한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좋은 의미가 담긴 기사를 쓴다고 좋은 기자가 되는 게 아니었다.
지난학기 기사 작성에 관한 수업을 들으며 기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기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고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있는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 내가 수업에서 작성한 기사를 읽은 취재원이 기사 속 자신의 발언이 말한 의도와 조금 달라졌단 얘기를 해줬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수정이 취재원의 발언을 왜곡한 것이었다. 분량상의 한계로 취재원 한 사람의 말을 온전히 옮기기 힘들단 이유도 있었다. 이후 작성한 기사부턴 취재원 인터뷰를 인용하는 게 조금 두려워졌다. 누군가의 말을 옮길 때 나도 모르게 의도를 왜곡하진 않을까 우려됐기 때문이다. 우린 같은 언어로 표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개인의 언어는 모두 다르기에 기자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언어를 제대로 파악해 전달해야 한다.
또한 학보 수습 교육을 받으며 기자의 책임감을 더 크게 느꼈다. 복잡한 사건을 기사로 작성하는 과제를 할 때였다. 머리론 사건을 이해했지만 막상 글로 쓰려니 막막했다. 기자로서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은 필수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사로 작성한 내용이 사건의 본질이 아니란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기사 작성 계획부터 문단 구성까지 쉬운 일이 없었다.
과거에 비해 현재는 기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그 이유엔 책임감 없는 일부 기자와 ‘기자단’처럼 기자란 단어를 너무 쉽게 쓰는 상황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기사 작성을 쉬운 일이라 여기는 인식에서 탈피하기 위해선 기자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기사를 작성하며 느끼는 두려움이 바로 기자로서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책임감이 진정한 기자가 되기 위한 발판인 것 같다. 이러한 책임감을 안고 나는 앞으로 최선을 다해 기사를 써보려고 한다. 부족함을 보완하고 더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