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가 사범대학에 불러온 파장

2021-04-03

우경주 기자 | 02gjwo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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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사범대학(이하 사범대)이 지난해 실시된 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이하 5주기 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다. 이에 2022학년도부터 사범대는 정원의 30%를 감축하게 된다. 인원 감축 후속 논의에선 사범대 내 세 개 학과를 ‘외국어교육학부(가칭)’로 통합해 운영하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부분의 학생 반응은 부정적이다.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이하 진단)△인원 감축에 대한 학교와 학생의 입장△우리학교 사범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 5주기 진단에 발목 잡힌 우리학교 사범대

우리학교 사범대가 5주기 진단에서 C등급을 받았다. 관련 규정에 따라 평가 대상이었던 우리학교 △독일어교육과(이하 독교)△영어교육과△프랑스어교육과(이하 프교)△한국어교육과는 2022학년도부터 총 입학 정원 102명의 30%인 30명을 감축해야 한다. 2016년에 신설돼 이번 평가에서 제외됐던 중국어교육과(이하 중교)는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네 학과의 인원 감축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사범대는 △교과·비교과 교육과정 운영 실적 및 개선 계획△수업 규모의 적절성△재학생 만족도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태영 사범대 학장(이하 김 학장)은 감점 원인으로 꼼꼼히 챙기지 못한 일부 지표와 교수 충원 및 시설 문제 등 학교의 행·재정적인 지원 부족을 꼽으며 “학생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전했다.
진단은 1998년부터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주관으로 교원양성기관의 체계적인 질 관리와 자율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됐다. 이번 5주기 진단에선 교원양성기관의 △교육여건△교육과정△성과 영역을 △교원임용률 및 관련 분야 취업률△수업 운영의 현장성△전공과목 전임교원 확보율 등 26개 지표로 구분해 교원양성기관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진단했다. 평가 결과는 점수에 따라 A등급에서 E등급까지 등급이 매겨진다. C등급과 D등급을 받을 시엔 각각 교원양성 정원의 30%와 50%를 감축해야 하며 E등급의 경우엔 교원양성 과정이 폐지된다. 이번 5주기 진단은 교대·교원대를 제외한 4년제 대학 총 154개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국 45개 사범대 중 △A등급 11개교△B등급 33개교△C등급 이하 1개교로 이번 진단에서 교원양성 정원 감축에 해당하는 조치가 취해진 사범대는 우리학교가 유일하다.

◆ 사범대 인원 감축을 두고 오고 간 논의

지난해 12월 11일, 5주기 진단 가결과 통지 이후 인원 감축 후속 논의를 위한 사범대학장단·총장 면담이 진행됐다. 해당 면담에서 김인철 우리학교 총장(이하 김 총장)은 △기한 내 사범대 차원 자체 개혁안 마련△5개 전공 유지 가능·학과 체제 유지 불가△감축되는 입학 정원은 사범대가 주관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 사범대 전체교수회의에서 사범대 소속 학과장들은 김 총장의 제안과 신규 교원 양성과정을 조정하잔 내용을 담은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에 △독교△중교△프교를 ‘외국어교육학부(가칭)’로 통합할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 더불어 30명의 감축 인원은 사범대 외부에 교육 관련 ‘유관 신설학부’를 설립해 관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유관 신설학부에 대한 운영권을 사범대가 부여받지 못할 경우, 사범대 교수진은 기존 5개 학과 체제 존속을 주장할 계획이다.
현재 사범대 학생들은 외국어교육학부 설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줄곧 △5개 학과 독립 체제 유지△5주기 진단 결과 분석 및 감점 요인 보완△학생 대표의 논의 과정 참여 보장을 요구해왔다. 이번 해 1월 6일, 제36대 사범대 운영위원회(이하 사범대 운영위)는 외국어교육학부 통합 운영으로 인한 ‘프교·독교·중교 전공 격하(안)’(이하 전공 격하(안))에 반대를 표명하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김 총장이 제시한 5개 학과 체제 유지 불가 방침에 △교과교육론 측면의 연관성△구체적인 명분△세 개 학과 간 학문적 공통점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단 것이다. 덧붙여 논의 과정에서 사범대 재학생들에게 상황이 공유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장유정(사범·중교 18) 사범대 학생회장(이하 장 회장)은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논의 과정을 미리 공유해주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한편 사범대 운영위가 지난 1월 6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 진행한 전공 격하(안) 반대 서명운동엔 299명의 사범대 학생이 동참했다.
사범대 개혁에 대한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엔 독교와 프교를 전공으로 격하해 중국어교육전공과 함께 제2외국어교육학부를 만들겠단 개편안이 발의된 바 있다. 그러나 학과를 유지하잔 학생들의 입장이 강경해 두 학과의 기존 정원 25명을 18명으로 감축하고 2016년에 중교를 신설했다.

◆ 5주기 진단이 사범대에 남긴 과제

한편 4주기 교원양성기관 평가(이하 4주기 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홍익대학교(이하 홍익대)는 이번 5주기 진단에서 A등급을 받았다. 홍익대 사범대 관계자는 “4주기 평가 땐 전임교원 수가 부족해 점수가 낮았다”며 “5주기 진단에선 교원 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분반을 늘려 거의 만 점에 달하는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사범대도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김 학장은 “5주기 진단 결과의 원인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며 “교수 충원이나 시설 등의 문제는 학교에 강력히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고 밝혔다. 덧붙여 교수들이 개선 가능한 부분에 대해선 다시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며, 성과관리 TF팀을 만들어 매 학기 모든 사범대 교과과정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교육실습 이후와 더불어 실습 이전에도 학생들이 예비교사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교육도 구상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사범대 차원에서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범대 재학생들은 이번 5주기 진단을 계기로 우리학교 사범대에 긍정적인 바람이 불길 기대하고 있다. 장 회장은 “타대학을 참고하며 교원양성기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교수진과 학생 사이에서 진심으로 이뤄지면 좋겠다”며 “우리학교 사범대가 교원양성기관다운 교원양성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주영(사범·한교 18) 씨는 “학생들의 의견에 더욱 귀 기울여 한층 더 발전하는 사범대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사범대 구성원 모두 우리학교 사범대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통한 발전을 바라고 있다. 5주기 진단을 매듭짓고 6주기 진단을 대비하며 우리학교 사범대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경주 기자 02gj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