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하는 기자] 하기나 해

2015-05-29

박은혜 | 90ir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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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학보사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지금도 학업에 충실하지 못하는데 학보사 생활을 하면서 과연 학업까지 병행할 수 있을까?’ ‘학보사 인원이 많지 않아 보이는데 한 사람 당 기사를 얼마나 써야 하는 거지?’ 학보사에 들어온 후에도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하철 1호선 관련 기획 기사를 쓰면서는 ‘내가 지하철에 대해 지식이 아무것도 없는데 이렇게 마음대로 기사를 써도 되는 걸까?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걱정도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내가 알아보고 싶은 것을 취재하면서 그것을 기사로 옮기는 과정은 낯설면서도 나쁘지 않다. 내 이름을 달고 나온 기사를 보는 기분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필자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정보를 접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래서 기사를 쓰는 것보다는 기사를 작성하기까지의 취재과정이 훨씬 더 어렵게 느껴졌다.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기자에게 지식이 필요하다. 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물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그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그 사람은 나에게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그 사람이 내가 취재하려는 목적을 좋은 의도로 봐주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다. 취재원과 약속을 잡으려면 내가 잡은 선약은 어쩔 수 없이 물거품이 된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어렵게 만든 공강도 무의미하다. 취재원이 내 공강날에만 인터뷰가 가능하다고 해도 그저 인터뷰에 응해준 것만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이 글이 앞으로 학보사에 들어오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걱정을 안겨줬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필자가 이 글을 쓰는 동안 듣는 노래 제목, ‘하기나 해’ 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만 하기에는 20대라는 나이가 아깝지 않은가. 바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글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학보사 생활을 직접 경험한다면 잃는 것 보다는 얻어가는 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뭔가 하고 싶은데 걱정된다면 일단 해라. 그리고 학보사에 들어오고 싶은데 걱정이 된다면 일단 들어와라. ‘뭐든지 걱정만 많으면 잘 될 것도 되다가 안 되니까, 어차피 생각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까’ 우리 일단 그냥 하기나 하자. 부딪혀 보자.

박은혜 기자 90ir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