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가 직면한 문제, 정보격차 2020-12-01
김연수 기자 | 100yeonsue@hufs.ac.kr 조회수 134  댓글 0
 
우리학교 내 정보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는 정보 사각지대에 놓인 재학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학교는 대부분의 정보를 △이클래스(e-Class)△학교 홈페이지△한국외대애플리케이션(이하 외대앱)으로 전달한다. 또한 우리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공식 SNS 계정과 학과별 단체채팅방을 통한 정보 전달을 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학교 학생의 정보격차 현황을 알아보자.

◆정보격차란 무엇인가

정보격차란 새로운 정보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 경제·사회적 격차가 커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는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디지털 경제 시대의 경제·사회적 불균형 측면을 강조한 개념이다.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정보 접근 수준은 91.7%로 조사됐다. 그러나 △고령층△농어민△장애인△저소득층과 같은 정보 취약층의 정보 접근 수준은 69.9%로 낮게 나타났다.
우리학교 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보격차 현상이 생기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정보 습득 수단과 환경에 따라 전달받는 정보의 양이 상이하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우리학교 재학생 사이 정보격차는 심화됐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험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학내정보 접근성 격차 현황

우리학교 공지사항은 대부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전달된다. 이외에도 게시된 수강편람과 학사일정을 통해 △학사제도△수강신청△졸업 이수학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 공지사항의 경우 △문자△이메일△외대앱로 발송된다.
학과·학부 공지사항 전달의 경우 △메신저앱 ‘카카오톡’ 단체채팅방△학과·학부 사무실 게시판△학과·학부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이뤄진다. 교과목과 관련된 사항은 대부분 해당 교과목 이클래스를 통해 게재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런 방식의 공지 전달이 미흡하단 의견이 있다. 안지현(상경·국통 19) 씨는 “이중 전공 변경 기간과 같은 공지 등록이 외대앱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교 홈페이지가 모바일에 최적화되지 않아 불편하단 지적도 있다. 이런 불편은 홈페이지 접속 빈도를 낮추고 중요 공지를 놓치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윤병호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 팀장은 “관행적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렸기에 △문자△이메일△외대앱을 통해 모든 공지를 전송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권성배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학종지 팀장은 “모든 공지를 △문자△외대앱△학생 이메일로 보내면 피로를 느낀 학생이 알림 자체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별 알림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양캠퍼스(이하 양캠) 총학은 대부분 공식 SNS나 학과·학부 단체채팅방을 통해 공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SNS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은 학교 행정·행사에 대한 정보습득이 어렵다. 이지민(통번역·영통 20) 씨는 “SNS를 이용하지 않아 학기 초반엔 고립감을 느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에 김나현(서양어·프랑스어 15) 설캠 총학회장은 “이런 불편함 해소를 위해 공식 SNS 외에 각 단과대학 및 학과·학부 단체채팅방을 대부분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학과·학부는 단체채팅방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학과·학부 단체채팅방에 탈퇴한 학생은 정보 전달에서 소외된다. 글캠 총학은 SNS 비사용자가 겪는 고충을 인지해 이번 학기 총학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러나 온라인 사용 자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나 총학 홈페이지 개설 소식을 모르는 경우엔 여전히 정보 습득이 원활하지 못하다.
우리학교는 유학생과 장애학생이 정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리학교 양캠 국제입학관리팀은 한국어로 된 주요 학사공지사항을 영어·중국어로 번역해 유학생에게 메일로 발송한다. 또한 국제입학관리팀의 산하 자치 기구 ‘GSA(Global Student Association)’와 ‘GFA(Global campus Foreigners Association)’는 학사공지사항 외의 정보를 요약해 각각 공식 SNS에 업로드하고 유학생에게 이메일로도 전송한다. 우리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는 학기 초 신입생을 대상으로 장애 여부 파악 후 장애학생이 학교생활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조수훈 글캠 학생지원팀 과장은 “장애학생과 수시로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캠 총학은 번역팀을 구성해 중요 사안을 영어로 번역하고 있다. 글캠 총학도 중요 공지를 △국제학생회△영어통번역학부△통번역협회와 협력해 외국인 학생에게 전달한다. 예르비사이리 미이카(상경·국통 19) 씨는 “학교 측과 GSA가 대부분의 정보를 번역해줘 이메일로 필수 정보는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내 모든 정보에 대한 번역이 이뤄지지 않기에 실시간 진행 활동에 대한 정보습득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두드러진 정보격차

이번 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비대면 수업은 동영상을 이클래스에 게재하거나 화상회의 프로그램 ‘웹엑스(Webex)’와 ‘줌(Zoom)’을 통해 원격으로 이뤄진다. 과제나 시험 역시 대부분 온라인으로 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IT 기기 소지와 인터넷 접속이 필수적이다. 이에 IT 기기를 소유하고 있지 않거나 인터넷 접속이 용이하지 않은 환경에 놓인 학생은 불편을 겪고 있다.
설캠 총학에선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해 △비대면 수업을 위한 인터넷 연결 가능 공간 확보△컴퓨터실 개방△컴퓨터실 내 웹캠 설치를 요구했다. 이에 우리학교는 학생이 비대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무선인터넷이 설치된 일부 강의실을 개방했다. 박장원(자연·화학 17) 글캠 총학회장은 학교 측에 학생들의 기자재 부족 현상을 알렸고 교내 인터넷망을 더욱 원활하게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다른 학교 사례

다른 대학교도 학교 홈페이지나 이클래스로 정보를 전달한다. 과제 제출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돼 대학생에겐 노트북이 필수품이다. 이에 일부 학교에선 노트북을 대여해주기도 한다. 숙명여자대학교는 재학생에 한해 1인당 하루 다섯 시간, 한 학기 최대 100시간까지 노트북을 대여해준다. 또한 캠퍼스 내 PC 실습센터를 여러 곳 둬 교내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서강대학교의 경우 △노트북△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 기자재△태블릿PC 대여를 통해 기기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정보 격차를 최소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자 전자기기 구매 비용을 일부 지원해주는 대학교도 있다. 지난 4월 27일,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는 ‘비대면 온라인강의 수강 지원 장학금’을 통해 비대면 수업 수강이 어려운 학생의 전자기기 구입 시 일부 비용을 학교 측에서 부담했다. 연세대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며 사정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전자 기기 대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그보단 구매 비용 지원이 학생 복지 차원에서 낫다고 생각한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IT 기기 대여나 보조금 지원은 정보 접근성 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최소한의 행정 조치를 취했단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른 대학들이 정보 격차 해소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학교의 귀추가 주목된다.


김연수 기자 100yeonsue@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