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생협, 우리학교와 상생의 길은? 2020-11-10
이상우 기자 | 99sangwoo@hufs.ac.kr 조회수 82  댓글 0
 
현재 우리학교 양캠퍼스엔 각각 학생 복지 사업 관련 중개 기구가 존재한다. 이중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번 해 들어 생협은 재정난으로 인해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대다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캠퍼스 내 유동 인구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생협은 글캠 재학생의 학내 복지와 편의를 책임지는 중추 기구이기에 운영 중단 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생협이 현재 처한 상황과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나아가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복지 사업 중개 기구의 현황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학교 학생복지사업 기구 현황

1990년, 우리학교 글캠 생협은 △공동체 정신 증진△복리 증진 도모△학내 구성원의 생활개선을 목표로 설립됐다. 1994년 9월엔 △교수△직원△학생 3주체로 재창립했다. 이후 2008년 12월 4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업을 근거로 설립한 비영리법인 독립기구다. 현재 생협은 △임대매장△장학△직영매장사업을 비롯해 기타 조합원 복지 사업 및 우리학교 구성원의 학내 생활 편의를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 내 △교직원 및 학생 식당△매점△휴게실 등과 같은 재학생 복지 시설은 모두 생협이 통합 관리하고 있다. 생협은 재학생 복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요 기구다.
설캠은 학생 복지 사업을 총괄지원팀 후생 파트에서 담당하고 있다. 후생 파트는 교내 교직원 및 학생 식당과 매점관리 역할뿐만 아니라 △기념품점△서점△사진관 등을 관리해 재학생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박재현(경영·경영 16) 씨는 “값싼 가격으로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어 학생 복지 서비스에 매우 만족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캠 후생 파트는 학교의 직접적인 관리 아래 있어 연간 운영이 안정적이며,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학생위원회를 통해 비교적 수월한 상호 의견 교류가 가능하다.


◆생협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달 28일, 정진성 생협 사무국장(이하 정 국장)에 따르면 설캠 후생파트의 식당 운영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억 원에 달하는 운영적자를 기록했으나, 학교의 즉각적인 지원 정책으로 5억 원 상당의 식당 적립금을 보조받아 재정 적자 위기를 극복했다.
반면 글캠 생협의 적자 운영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적자의 주요 원인은 △국제사회 교육원 식당 매출 감소△운영식당 수의 과다로 인한 운영경비 상승△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식당 관련 인건비 상승 등이다. 생협은 만성 재정 적자 해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어문학관 식당 전환 및 지속적 구조조정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해 코로나19로 인해 식당과 매점의 휴장이 지속되자 운영수지는 악화됐다. 9월 말 기준 지난해보다 약 2억 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생협은 자체적으로 근로자 근무시간 단축 및 무급휴가 시행으로 운영비 절감에 사력을 다했다. 또한 시중은행으로부터 2억 원을 차입해 운영자금으로 쓰는 등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글캠 식당 운영에 대한 생협과 우리학교 간 입장 차이로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생협의 재정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설캠의 후생 파트는 우리학교 소속 직할 기구로 원활한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 반면, 글캠의 생협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됨에 따라 식당 적립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2001년, 글캠 구내식당의 운영안정을 위해 학교와 생협에서 식당 적립금을 각각 3억, 2억 원씩 부담해 총 5억 원을 모았다. 이 적립금은 현재 학교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에 생협은 식당 운영 안정화를 위해 당시 모아둔 적립금을 지원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생협이 별도 법인이란 이유로 적립금 지원을 허가하고 있지 않다.
글캠은 넓은 부지에 많은 수의 식당과 매장이 운영되고 있어 설캠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지비 부담이 크다. 방학 기간 재학생의 이탈은 캠퍼스 내 공동화를 불러오고 복지 시설 운영환경 열악으로 글캠 복지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생협은 △국제사회 교육원 식당 운영 중단△식당 운영 방식 변경 및 운영 시간 조정△우편취급국 운영변경 등 학교와의 협의를 통해 운영 정상화를 이끌 수 있는 합의를 점진적으로 이루고 있다. 이번 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교내 복지 사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더 어려워진만큼 생협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생협, 상생을 위한 과정과 운영 중단이란 파국 사이에서

주변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글캠 특성상 생협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박장원(자연·화학 17) 글캠 총학생회장은 “생협의 재정난을 인지하고 있고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학교와 생협 간 이해관계 충돌이므로 학생회의 직접적 개입은 어려우나 학생회 운영비 일부를 차감해 생협 근로자에게 지원하는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석중 글캠 총괄지원팀장(이하 김 팀장) 역시 생협 운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생협 유지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글캠 생협은 전국 35개의 생협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기구로서 △교수△직원△학생이 조합원으로 출자하고 이사회를 구성해 민주적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김 팀장은 “생협은 지금까지 교내 구성원의 조화로운 참여로 조직을 이끌어온 만큼 앞으로도 이해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위기를 타개할 수 있길 바란다”며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생협은 비영리 조직인 만큼 서비스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으로 △시험기간 야식 지원△장학금 지급△학내 복지 시설 개선 등 다양한 학생지원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 국장은 글캠과 생협의 지난 30여 년 간의 동행을 언급하며 “학교 전체가 코로나19로 인해 유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단 걸 잘 알지만 생협이 생존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지원하는 최종 결정자 역시 학교의 몫이다”며 학내 구성원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요청했다.


이상우 기자 99sang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