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지금의 소비와 지구의 풍요는 공존할 수 있는가-

2020-10-04

이현지 기자 | 100hyunzi@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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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달과 함께 사람들의 소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쉽게 음식을 남기고 유행이 지난 옷을 버린다. 지구는 이런 소비 속도에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 해수면 상승은 잦은 태풍과 맨바닥이 드러난 남극 기지 등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을 안겨주고 있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의 저자 호프 자런(Hope Jahren)은 이런 소비 습관과 지구의 관계에 대해 자신의 삶을 녹여내며 설명한다. 북극의 빙하가 녹는 것을 얘기하며 자신이 어릴 적 갖고 놀았던 얼음덩어리를 상기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젠 겨울이 와도 얼음덩어리를 볼 수 없고 아이들은 동네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즐기지 못한다고 말이다. 또한 자신이 유년기를 보냈던 옥수수밭과 도축장은 탄소 배출의 주원인인 농·축산업과 함께 언급된다. 저자의 경험과 엮어 지구의 변화를 이해하다 보면 환경 파괴 문제가 직접적인 우리의 문제임을 실감하게 된다.
또한 호프 자런은 지구생물학자로서 지구의 변화를 다양한 데이터로 보여준다. 수치화된 통계자료의 등장은 막연하게 보이는 지구의 변화를 구체적인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미국에선 매시간 100만 마리의 동물이 식재료가 되기 위해 도살된다. 이때 식용 동물을 사육하기 위해선 엄청난 양의 곡물이 필요하다. 10억 톤의 곡물이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지만 우리가 얻게 되는 건 1억 톤의 고기와 3억 톤의 분뇨다. 양식업 또한 마찬가지다. 양식 연어 1㎏을 얻으려면 바다에 사는 작은 물고기 15㎏이 필요하다. 현재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3분의 1가량은 분쇄돼 양식장 물고기의 먹이로 사용되는 것이다. 이런 수치는 우리의 풍요로운 먹거리가 거대한 자원 불균형 아래 있음을 보여준다.
지구의 자원은 유한하기에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풍요는 무한하지 않다. 호프 자런은 “이 세상의 모든 결핍과 고통은 지구가 자원을 필요한 만큼 생산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닌 우리가 자원을 나눠 쓰지 못하는 무능에서 발생한다”며 성찰을 강조한다. 현재 맞닥뜨린 △기후변화△끝없는 산불△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확산은 기후변화 해결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린 현실을 직면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그 실천의 시작을 열어줄 것이다.

이현지 기자 100hyunz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