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드리운 코로나 우울, 우리학교 재학생은 안녕하신가요? 2020-10-04
이상우 기자 | 99sangwoo@hufs.ac.kr 조회수 132  댓글 0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덮친 지 어느덧 8개월이 흘렀다. 장기화된 감염병과의 사투는 우리에게 신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유발했다. ‘코로나 우울’로 대변되는 시대의 우울증은 우리 공동체에 깊숙이 침투했다. 20대 우울증 환자가 급증해 이젠 하나의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 우울이 무엇인지, 코로나 우울로부터 우리학교의 구성원은 괜찮은지 알아보자.

◆코로나 우울이란

코로나 우울은 ‘코로나19’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일상에 생긴 변화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의미한다. 이번 달 21일, 정부는 기존 ‘코로나 블루’라 불리던 코로나 우울을 질병코드로 신설할 예정임을 발표했다. 이번 달 23일 이용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하 이 의원)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 약 80만 명이 우울증을 겪었다. 이번 해엔 코로나 우울의 영향이 더해져, 1분기에만 50만 명이 넘는 우울증 환자가 발생해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주목할 점은 20대 우울증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단 사실이다. 이 의원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해 20대 우울증 환자는 7만 4,058명으로 3·40대 우울증 환자 수보다 각각 17.7%, 8.9%나 높았다. 국내 연령 별 인구수가 20대 680만 명, 30대 700만 명, 40대 84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20대 우울증 환자 분포가 압도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우울증 환자의 증가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망자 수와 자해 시도자 수의 증가 현상과도 연관돼있다. 이 의원이 활용한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이번 해 상반기 자살 사망자는 6,278명으로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코로나 우울의 지속이 자살로 이어질 수 있어 지자체의 자살 예방 사업이 필요하다”며 주의를 기하고 있다. 나아가 20대의 자해 발생 건수도 빠르게 증가했다. 이번 달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취합한 ‘고의적 자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번 해 상반기에 20대가 자해로 병원 진료를 받은 건수는 213건으로 지난해 118건에 비해 80.5% 증가했다.


◆우리학교 재학생은?

외대학보는 이번 달 22일부터 24일까지 총 3일간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인스타그램’에서 ‘우리학교 재학생이 겪는 코로나 우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91%가 ‘우울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 빈도는 일주일에 1~3번 정도의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46%를 차지했다. 또한 일주일에 평균 4~9번을 느낀 응답자와 10번 이상이라고 답한 설문 대상자 역시 각각 34%와 13%로, 우리학교 재학생 역시 코로나 우울 영향력 아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울과 불안감을 느꼈던 원인으론 응답자의 63%가 ‘사회적 관계 교류 제약 및 단절’을 뽑았다. 뒤이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취업 시장의 제약’이 13%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대인관계를 중시하고 취업에 민감한 20대가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충분한 사회 생활을 영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혜민(아시아·태국어 16)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2주간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해 생계유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돈을 벌지도 못하고 친구들과 밖에서 자유롭게 놀 수도 없으니 답답함을 넘어 우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외에도 △코로나19 감염 불확실성과 낮은 종식 가능성△낮은 질의 비대면 수업△일상의 급변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발 우울증 및 불안감 해소를 위한 심리 및 정신 건강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 중 74.5%는 ‘필요하다’ 말했다. 제공 방식에 대해선 응답자 41%가 ‘전반적인 정보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전문 상담사와 심리 상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또래와 집단 상담’이 각각 답변의 30%와 20%를 차지했다. 이는 사람 간에 단절로 인해 파생된 심리적 우울인 만큼 대인관계를 통해 공감 및 치유를 받고 싶음을 의미한다. 김강현(경영·경영 16) 씨는 “몇 개월 동안 거의 집에만 있어 타인과 일상적인 대화를 해본 게 손에 꼽는다”며 “단순한 소통만 다시 하게 돼도 정신적인 압박감이 해소될 것 같다”고 원활한 사회교류를 우울증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코로나 우울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은?

우리학교 양 캠퍼스 학생상담센터는 재학생의 정신 및 심리 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학생상담센터는 이번 해 3월부터 홈페이지에 정기적으로 코로나 우울에 대한 글을 게시했다. 이는 △심리 건강 증진 방법△우울증 자가 진단△코로나19 스트레스 심리방역 등이 주를 이룬다. 나아가 재학생이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와의 상담 및 집단 상담을 운영해 학생 복지와 편의를 보장한다. 최근엔 인스타그램에 공식 계정을 운영해 학생의 접근 가능성을 증대했다. 이미화 서울캠퍼스 학생상담센터 상담교수(이하 이 교수)는 “이번 해는 등교 제한으로 인해 비대면 상담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상담 신청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해 코로나 우울로 힘들어하는 학생이 많음을 시사했다. 이어 이 교수는 코로나19 심리방역의 방법으로 의연함을 손꼽았다. 코로나19 상황 자체를 바꾸지 못하므로 지금 당장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나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한 대처는 교내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번 달 4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가 위치한 동대문구 역시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답십리 도서관에서 독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사서의 책 처방, 답십리 고민 상담소’는 주민이 코로나19로 겪는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사연에 맞는 책을 소개하는 맞춤형 소통 콘텐츠다. 한편 이번 달 23일,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가 위치한 용인시는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기 위한 ‘하반기 부모토크강좌’를 개설했다. 11월에 열리는 해당 행사는 코로나 우울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가족 간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잔 취지다. 김보미(상경·국통 19) 씨는 “최근 코로나 우울과 관련해 많은 행사가 열려 좋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이들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만큼 사회적인 유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우울이 20대를 중심으로 전 연령별로 확산하고 있는 요즘,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개인적 노력과 코로나 우울을 예방 및 치료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상우 기자 99sang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