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학보는 우리학교 역사의 초고

2020-03-16

조현수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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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부터 내 꿈은 기자였다. 사실 진짜 꿈이었다기보다 생활기록부 ‘장래 희망’ 칸을 채우기 위한 단어에 가까웠다.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왜 기자가 되고 싶은가”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럴듯하게 답하곤 했지만 이는 외워둔 예상 답변에 불과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후에도 꿈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고 그 답을 얻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학보에 지원해 그동안 ‘표면상’ 꿈이었던 기자의 삶을 실제로 경험해보고자 했다. 처음엔 스스로를 기자로 소개하는 게 쑥스러웠다. ‘학생 기자도 엄연히 기자다’란 말을 속으로 되뇌면서도 자기 소개할 때 말끝을 흐리곤 했다. 그러나 이내 취재를 하며 기자인 스스로가 익숙해지고 책임감도 따라 커지기 시작했다. 취재 과정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한 취재원이 객관적인 시선에서 입장을 전해주길 반복해서 당부했다. 그 순간 긴장감이 맴돌며 내가 진짜 기자가 됐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게 외대학보를 시작했고 표면상 꿈은 내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 ‘더 포스트’에서 주인공은 뉴스를 ‘역사의 초고’로 정의했다. 오늘날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잘 때까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궁금한 정보를 검색하고 유튜브나 SNS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처럼 우린 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면 우리 곁에 있던 정보는 금세 중요성을 잃는다. 그런 중요성을 부여하는 게 뉴스, 즉 기사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슈 중 소수의 이슈만이 기사화되며 주목받기 때문이다. 학보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본다. 우리학교의 다양한 이슈 중 중요한 내용을 골라 기사화한다. 핵심은 우리학교에 대해선 그 어떤 언론보다 깊이 있게 다룬단 점이다. 이 점에서 학보는 우리학교 역사의 초고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획 기사를 쓰며 이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지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학보는 매우 유익한 데이터였다. 이처럼 기자들의 열정적인 취재로 완성된 기사들은 우리학교의 객관적인 자료로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내가 기사를 쓰는 것도 우리학교 역사의 한 부분을 기록하는 것이라 여기게 됐다. 학보 기자가 아니었다면 교육부 회계감사 결과를 봤을 때 고개를 내저을 뿐 따로 정보를 찾아보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비로소 직접 취재하며 다양한 입장을 접하고 사건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점에서 학보는 우리학교 사건의 단편적인 부분을 입체적으로 바꾸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대학보 기자들 모두 우리학교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므로 외대학보를 통해 우리학교 역사를 함께하는 교내 구성원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