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회계감사, 그 진실은?

2020-03-16

김미정 기자 | 100kimmiju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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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교육부는 △우리학교△숙명여자대학교△삼육보건대학교△가야대학교의 회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에서 우리학교와 학교법인 동영육영회가 지적받은 부분은 교비회계 13건과 법인회계 5건으로 총 18건이다. 일부 언론은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이를 접한 양 캠퍼스 총학생회는 이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에 우리학교는 해당 논란을 해명하고 향후 취할 조치에 대해 알렸다. 회계감사 결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교육부 회계감사 결과
지난해 교육부는 10일간 우리학교와 동원육영회의 2016년 3월 이후 회계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업무추진비 부당집행△규정에 없는 수당 지급△법인부담 소송비 교비회계 집행△유학생 유치 수수료 지급△미허가 BTO* 사업 추진△미허가 영리업무 종사 등 18건이 지적됐다. 첫 번째로 A 보직교수가 1억4440만 원 상당의 식대와 골프장 이용료 등을 △집행목적△일시△장소 기재 없이 법인카드로 결제한 행위가 문제가 됐다. 지난해 우리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모든 지출에 경조사를 제외한 △집행목적△일시△장소가 기재된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A 보직교수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서 위와 같은 필수 기재 사항 미비와 업무 관련성 불충분을 지적하고 정산 및 시정을 요구했다. 두 번째로 △교무위원△교직원△학과장에게 △유류비**△회의비△활동비 등 규정에 없는 수당을 교비로 지급한 사항을 지적했다. 우리학교 전자규정집 보수규정 제4조에 의하면 교직원은 그 자격과 경력에 따라 사정된 호급의 기본급여와 연구보조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류비△회의비△활동비는 해당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교육부는 우선 유류비 6039만 원을 회수해 교비회계에 세입 조치하고 이후의 지급행위를 중단하도록 했다. 세 번째로 소송 86건에 대한 비용 13억여 원을 법인회계가 아닌 교비회계로 집행한 것이다. 법인회계는 동원육영회의 이사장이 집행하는 반면 교비회계는 우리학교 총장이 집행하는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법인 관련 소송비는 동원육영회 측에서 부담해야 한다. 이에 교육부는 해당 비용을 교비회계로 전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교육부가 외대어학연구소(이하 외대어연)와 관련해 지적한 부분은 총 3가지다. 외대어연은 동원육영회에서 교육사업기관으로 운영하는 주식회사다. 교육부는 첫 번째로 외대어연의 유학생 유치 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점을 지적했다. 외대어연의 수수료 비율이 타 유학업체보다 10~20%p 높게 책정됨으로써 3년간 8099만 원이 과다 지급됐단 것이다. 두 번째론 BTO로 글로벌홀을 건립해 외대어연이 교육부 허가 없이 20년간 관리운영권을 양도받는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원칙상 운영 수익권이 포함된 관리운영권을 양도하는 등 기본재산의 권리 포기 사안을 다루는 경우엔 필수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외에도 우리학교 처장이 총장 허가 없이 영리업무를 겸직한 점이 드러났다. B 처장은 총장 허가 없이 외대어연을 비롯해 외대어연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6547만 원의 수당을 받았다. 더불어 외대어연 사업 명목으로 베트남 여행을 두 차례 다녀온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교육부는 B 처장에게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논란에 대한 우리학교와 외대어연 입장
지난달 4일, 우리학교는 김인철 우리학교 총장(이하 김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학내 구성원에게 메일로 전송했다. 해당 입장문에서 김 총장은 △업무추진비 부당집행△규정에 없는 수당 지급△법인부담 소송비 교비회계 집행 등의 지적사항에 대해 해명하고 향후 조치를 설명했다. 첫 번째로 업무추진비 부당 지출에 대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임을 알렸다. 추가로 해당 문제는 A 보직교수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 아닌 절차상 정산처리 미비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건은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됐다. 두 번째로 교육부의 규정에 없는 수당 환수조치에 대해선 행정소송을 진행할 예정임을 밝혔다. 다만 회의비와 활동비는 교육부 지침 이후, 유류비는 교육부 감사 이후 지원을 중단해 교육부의 지적을 부분적으로 수용했다. 한편 법인 관련 소송비에 대해선 “13억여 원 중 12억여 원은 P 전 우리학교 총장(이하 P 전 총장)의 몫이라며 사실상 내용이 종결됐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이 집행한 금액은 1억여 원으로 현재 검찰에서 조사 중이다. 김 총장은 해당 내역에 대해 “성추행 및 갑질로부터 우리학교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법인으로부터 포괄적 위임***을 받아 진행한 것이었다”며 “사후 교비회계에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건은 검찰에서 불기소(기소유예) 처리됐다. 이외의 지적사항과 관련해선 회계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국 외대어연 기획홍보팀장(이하 김 팀장)은 외대어연과 관련된 논란인 △유학생 유치 수수료 지급△미허가 BTO 사업 추진△미허가 영리업무 종사에 대해 차례로 해명했다. 첫 번째로 외대어연의 특수성으로 인해 유학생 유치 수수료가 비교적 높게 책정됐음을 밝혔다. 외대어연은 우리학교를 위한 유학생 유치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학교 전문 설명회 개최△언어권 별 우리학교 전용 홍보물 제작 및 배포△유학생 한국 생활 정착 지원 등 타 업체에선 할 수 없는 추가 업무를 수행했다. 이에 김 총장도 “6년 전 불과 300여 명이던 유학생이 2000명 선에 도달할 수 있던 데엔 외대어연의 기여가 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해 2월부터 외대어연은 유학생 유치 사업을 중단했으며 위 사건은 최근 검찰에서 수사 종결됐다. 두 번째 글로벌홀 관리운영권 양도 문제의 경우 사업 초기 교육부에 사업 허가 서류를 제출했으나 당시 별도로 허가받을 필요는 없단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팀장은 “외대어연이 글로벌홀 건물을 학교에 기부한 뒤 법인이사회 최종 결의를 거쳐 관리운영권을 부여받은 것”이라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우리학교 처장 겸직허가 원칙 미준수 건은 “P 전 총장이 참석했던 법인이사회 의결에서 B 처장이 대표가 됐다”며 “P 전 총장의 서면 허가까지 필요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다만 감사 결과 발표 이전에 겸직 신고를 마쳤음을 언급했다. 이어 베트남 여행은 유학생 유치를 위한 공무였음을 재차 밝혔다. 외대어연 관계자는 “허위사실에 기반을 둔 언론 보도로 외대어연의 신뢰성과 브랜드이미지에 큰 손해를 입었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소통을 통해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을 마쳤다.

◆우리학교 회계부정에 대한 비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이하 설캠 총학)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The 본’(이하 글캠 총학)은 회계부분 감사 결과가 나온 후 각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설캠 총학은 “지난 몇 년간 우리학교 측은 재정이 어렵단 변명으로 학생들을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 방치했다”며 비판했다. 이에 우리학교 측의 △명백한 사과△해명△향후 조치를 요구했다. 글캠 총학 또한 “예산의 70%가량이 등록금으로 이뤄진 우리학교에서 교비회계의 투명성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된 건 학생 사회에 대한 기만이다”며 설캠 총학과 뜻을 모아 사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10일, 설캠 총학은 이번 사건에 대해 총장과 동원육영회 이사장에게 상세 소명 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다. 또한 “P 전 총장이 명예교수에서 해임되지 않는 한 이 사건은 종결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17년 5월, 대법원은 P 전 총장에 대해 교비를 소송비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벌금 1000만 원형을 확정 지은 바 있다. 언론에 보도된 우리학교 회계감사 결과에 대해 왕희연(아시아·인도어 19) 씨는 “언론 보도에서 누락되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교비 남용 문제가 제기된 이상 해명을 뒷받침할만한 상세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계감사 그 이후, 나아가야 할 방향
교육부가 사립대학 회계감사를 실시한 이래로 우리학교를 포함해 적지 않은 사립대학들이 법인 및 교비회계 부분에서 지적받았다. 교육부 감사 이후 각 학교들은 각기 다양한 행보를 보인다. 지난해 첫 감사를 받은 고려대학교(이하 고대)와 고려중앙학원의 경우 지적사항이 22건에 달했다. 이에 고대 측은 총장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교육부 권고 수준의 징계 조치를 완료했다. 또한 △금액 환수 작업△기념품 증정 규정 개정△혁신위원회 설치를 통해 미비점을 보완하고 모범규준을 정립하는 등의 재발 방지 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우리학교는 회계 집행의 투명성 증진을 위해 다방면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감사위원회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합리성과 효율성 증진을 위해 다수의 예산안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 김행운(중국·중외통 19) 씨는 학교 측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가 공개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학교 측은 적극적으로 조치 방안과 계획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학내 구성원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C 씨는 “학교에선 회계제도개선위원회를 조직해 심의를 기울이겠단 의지를 보였지만 대다수의 학생이 우리학교 행정에 대한 신뢰를 이미 잃었다”며 외부인을 중심으로 하는 자문회계전담팀 구성을 촉구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교내 행정 비리 사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라졌다”며 “교내 학생 언론 조직과 총학 측에서 이에 대해 지속적인 언급을 하길 바란다”고 소견을 내비쳤다. 아직 우리학교 측의 상세 소명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BTO : 민간사업자가 사회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직접 운영하는 방식
**유류비 : 등유, 휘발유 따위의 기름 종류를 사는 데 드는 비용
***포괄적 위임 : 법률에서 그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고 행정 기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행위

김미정 기자 100kimmijung@hufs.ac.kr
조현수 기자 100hyunx@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