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불을 비추는 등대

2019-11-24

안효빈 부장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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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언론은 어두운 바다에 불을 비추는 등대와 닮았다. 이들은 등대처럼 어둠 속 묻혀 있던 사실에 빛을 비춰 모두에게 알리고 때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는 점에서 등대와 닮아 있다. 학보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학보사 기자 또한 늘 맡은 바에 책임을 다하는 등대지기와 같은 자세를 지녀야 한다.
시간은 무섭게 흘러 학보사 임기에도 어느새 끝이 다가왔다. 누군가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학보사 기자로서 활동하며 배운 점을 한 가지만 꼽아보라고 하면 ‘책임감’이라고 답하고 싶다. 학보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맡은 바에 책임을 다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생각보다 책임엔 대가가 필요했고 그 대가엔 고통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말이 있듯이 이로 통해 비로소 끝까지 함께 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책임의 결실은 모든 걸 딛고 견뎌낸 자만이 가질 수 있기에 귀한 법이다.
외대학보는 대학 생활의 시작을 함께 했기에 더욱 소중하고 뜻 깊다. 하지만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여정이었다. 돌아보면 새로움이 익숙함으로 변하기까지 크고 작은 일들이 참 많았다. 당시엔 △아쉬움△억울함△슬픔과 같은 감정에 치우치기도 했다. 그러나 멀리 와서 거리를 두고 보니 덕분에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단 생각이 든다. 이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됐다. 외대학보란 울타리 안에서 학보사 기자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을 다양한 경험을 했고 소중한 인연들도 만났다. 그리고 이처럼 값진 열매는 앞으로 생길 일들에 훌륭한 밑거름이 되리라고 믿는다.
모든 일은 처음과 끝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정들었던 학보사인 만큼 멋진 시작에 어울리는 끝을 준비해야 할 때가 찾아왔다.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등대지기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아야한다는 사실을 되새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등대에 불을 밝히는 등대지기처럼 끝까지 맡은 일을 해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마무리가 아닐까 싶다. 기억 한 켠에 지워지지 않을 추억을 만들어 준 학보에 고마움을 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