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학술제, 이대로 괜찮을까?

2019-11-24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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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제란 학문의 결과를 교류하기 위해 학생들이 펼치는 행사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우리학교의 각 단과대학과 학과에선 여러 주제로 학술제를 진행했다. 명품특강부터 경진대회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 이번 학술제는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학생들의 무관심과 학교의 미비한 지원으로 인해 활발히 개최되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이에 △학술제의 다양한 행사△학술제 기간에 발생한 사건△학술제에 대한 우리학교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봤다.

◆학술제의 다양한 행사

이번 해 우리학교에서 진행된 학술제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통번역 학술제에 시낭송자로 참여한 김선준(통번역·일본어 18) 씨는 “학술제에 직접 참여하면서 전공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게 됐다”며 “시 낭송을 통해 다른 언어들까지 들을 수 있어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문대학 학술제에 참가한 양현지(인문·사학 19) 씨는 “같이 발표하는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한 발표를 앞두고 떨리고 걱정됐다”며 “대학에 와서 학술적인 논문과 발표를 해보는 게 처음이라 그런지 준비를 하면 할수록 배워가는 것이 많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는 참가 소감을 밝혔다.

◆학술제 기간 발생 사건

학술제 기간 동안 여러 사건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다. 첫 번째는 통번역대학이 주최한 나영석PD 특강의 진행 방식과 관련된 논란이다. 강연 시작 전부터 우리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엔 강연 장소 입장과 관련된 질문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이에 통번역대학 학생회는 “통번역대학 학술제에 참여한 단과대학 학생들이 입장한 후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도 입장이 가능하다”고 단과대학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지했다. 그러나 통번역대학 학생이 400명 이상 몰리면서 강연 전부터 줄서있던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을 포함한 일부 통번역대학 학생들이 입장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두 번째는 인문대학 학술제 관련 논란이다. 우리학교 언어인지과학과 학술학회 ‘사이시옷’은 인문대학 학술제 준비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의 학술제 준비과정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인문대학 게시판에 부착했다. 대자보엔 △학운위장의 위원 인사에 대한 견해와 인사권 남용△학술제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서의 정보의 차등 제공과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식△학운위의 공문서 도용과 행사 운영의 미비에 대한 내용이 실렸다.
먼저 학운위장의 위원 인사에 대한 견해와 인사권 남용에 관한 내용이다. 학운위원 선출은 9월 26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학내 게시판이 아닌 인문대학 내 일부 메신저 단톡방과 몇몇 학우들만 구독하는 인문대학 SNS계정을 통해 진행됐다. 이에 대해 학운위장은 “본인이 인수인계를 받았고 지난해 또한 비공개로 인문대학 학운위원이 선출됐으며 이번 해 공고를 통한 지원자도 있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없어 학내 게시판에 학운위원 모집 사실을 안내하지 못했고 학운위장이 본인의 지인들에게 학운위원 및 자원봉사자 직책에 대해 개인적으로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사이시옷은 △학운위장의 거짓 주장에 대한 공개사과△학술제 사무내역 공개△인문대학 학생회의 학운위 조사 및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다음은 학술제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서의 정보의 차등 제공과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관한 내용이다. 학운위는 학술단체 대표들에게 카카오톡으로 학술제 관련 문건을 전달한 후 한 달 이상 참가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대자보에 따르면 학술제 3주 전인 지난달 25일, S학회 대표가 이에 대해 문의하자 학운위는 그제서야 “학술단체들의 학술제 참가의사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가의사 조사 과정에서 해당 학회는 배제됐고 같은 달 31일 학운위는 S학회 준비 시간 마련을 위해 학술제 개최일자를 미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달 1일, 학운위는 “일정을 미루지 않아도 S학회가 참가할 수 있다면 원래대로 일정을 진행하겠다”며 이전의 발언을 번복했다. 이에 사이시옷은 학운위의 사과와 이러한 사건의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학운위의 공문서 도용과 행사 운영의 미비에 대한 내용이다. 기존 학술제 참가 신청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25일 밤 인문대학 학술제 홈페이지엔 외부 연구기관 논문 모집 공문이 게시됐다. 이에 학운위는 프로그램 상 문제였다며 첨부파일을 삭제했으나 이미 학생들은 이를 열람하고 논문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사이시옷은 인문대학 건물과 학술제 개최 장소에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인문대학 내 일부 강의들의 출결은 학술제 참가로 대체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이시옷은 학운위가 논문대회에서 발표될 연구 결과물이나 단체가 진행할 학술 발표 주제를 학술제 당일까지 취합할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이시옷은 남은 기간 학술행사에 대해 안내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준비할 것을 요구했다.

◆학술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이번 학술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이공계 학술제를 개최한 김문업(공과·컴퓨터 14) 공과대학 학생회장(이하 김 회장)은 “이공계 학생들의 실력을 맘껏 펼쳐 보일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해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가 우리학교 학생들의 지적 소양의 증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느꼈다”고 의견을 밝혔다. 학술제를 관람한 정은주(국제지역·아프리카 19) 씨는 “학과 공지를 통해 학술제를 알게됐다”며 “이를 통해 다른 학과와 학회의 활동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이 겹쳐서 학술제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임진희(국제지역·아프리카 19) 씨는 “학과 행사를 통해 학술제에 참여하게 됐는데 7+1제도나 코트라 인턴십같은 유익한 정보를 많이 알게 돼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학술제 진행이 다소 미흡했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김민서(국제지역·한국 19) 씨는 “학술제가 어떤 행사인지도 몰랐다”며 학술제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김 회장은 “학술제에 대한 학교의 미비한 지원과 협조 그리고 교수님들의 무관심이 이번 행사를 통한 이공계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느꼈다”며 “이번 해는 운 좋게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의 후원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학교의 지원과 관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학술제 진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학술제에 대한 학교의 지원과 학생들의 관심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민선 기자 99mins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