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하는 기자] 한층 성숙해질 우리학교의 미래를 꿈꾸며

2015-05-29

유혜민 | 90hyemini@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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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로서 한 학기를 시작한 지 약 3개월이 됐다. 그간 학교에서 일어난 많은 일을 보고 들으며 기사를 썼다. 안타까운 사건도, 기쁜 사건도 많았으나 가장 기억에 남고 아쉬웠던 일을 꼽자면 과감히 이번 호에 실린 우리대학의 고위 학부모 조사에 관한 사건을 들고 싶다. 영화 '친구'에서 주인공 담임선생님의 발언으로 유명해진 말인 '니 아버지 뭐 하시노?'로 이 사건을 요약할 수 있다.

학교는 학교의 발전을 위한 자문을 구하고 기부금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사건을 설명했지만, 학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파악한다는 것은 이를 통해 학생까지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또한 주요 학부모를 선정한다는 것은, 공문에서 제시한 표에 해당하지 않으면 ‘주요’하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고 느껴진다. 이 무슨 골품제의 복귀인가. 물론 학교를 운영함에 있어 정부, 공공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많은 것은 일정 부분 이해가 가지만 이런 조사를 한다는 것은 재단이나 학교에서 해야 할 일들을 학부모에게 떠넘기겠다는 비교육적인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학교는 학생을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존재가 아닌 학생 그 자체로 봐야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건은 대학 간 경쟁이 강화되며 대학이 발전기금 모금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기득권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이익을 얻고자 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할 때의 학부모에 이어 학생들도 계층화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해야한다.

이후 학교 측은 공문과 관련된 제안을 전면 취소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이번 사건에 관해 다룬 매스컴의 영향은 취소될 수 없을 것이며 사람들의 인식 또한 마찬가지다. 실제로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우리학교는 알면 알수록 끝없는 문제가 나온다”, “믿을 수 없는 학교”라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비교적 늦게 접해 굉장히 당황스러운 채로 사건을 조사하고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학교가 굉장한 실수를 했음은 부정할 수 없었다. 뒤늦게라도 사과문을 올린 데에 있어서는 과실을 인정한 만큼 더 이상의 뒷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학교 측이 학사 행정에 있어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 학교가 되길 바란다.

유혜민 기자 90hyemin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