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된 타다, 신생 운송업계의 운명은? 2019-11-08
이상우 기자 | 99sangwoo@hufs.ac.kr 조회수 697  댓글 0
 
지난달 28일, 이재웅 쏘카 대표가 모빌리티 플랫폼인 타다 불법 운영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검찰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을 근거로 타다의 운영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기소 사실에 국내 최대 스타트업 업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정부△국회△검찰 모두 스타트업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밝히면서 검찰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타다와 같은 신생 운송업계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타다가 왜 불법행위로 기소됐는지, 나아가 신생 운송업계와 택시업계 사이에서의 논란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타다란

타다는 기존 택시의 문제들로 제기됐던 승차 거부, 바가지 요금 등을 개선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서비스다. 타다의 기본적인 서비스 이용 방법은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점에서 카카오택시와 공통점이 있으나 차량이 승용차가 아닌 11인승 렌터카이고 운전자를 타다에 소속시켜 고객 대응방식의 전문성을 높여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왜 타다는 11인승 차량을 고집할까? 이는 타다가 여객운수사업 현행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내놓은 전략이다. 기존법 상 렌터카 대여 후 운전자를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11~15인승 승합차의 경우엔 운전자 알선 및 파견을 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서비스는 시작 1년 만에 △업체 등록 차량 1,400대△이용 회원 125만 명△운전기사 9,000명에 이르는 규모로 확대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불법 판결이 나오기 까지

타다의 폭발적인 성장은 택시 이용자 수 감소를 불러왔다. 자신의 주요 고객층을 뺏긴 택시업계가 타다의 운송시장 점유에 제동을 걸 목적으로 내놓은 대응방식은 고발이었다. 이번 해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은 타다가 불법 택시 영업이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기소 전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자문을 의뢰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1년 넘게 판단을 유보하다 결국 검찰에게 다시 타다에 대한 판단을 떠넘겼다. 이에 검찰은 타다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여객 운송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 대여 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여객을 한 혐의로 타다 운영진을 기소했다. 검찰의 기소 사실에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합법이라는 의견을 냈다면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을 것이고 불법이라고 했다면 신생 운송업계를 죽이는 것밖에 안 됐을 것”이라며 책임회피론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규제 완화로 신산업을 키우겠다고 수차례 밝힌 상황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나아가 지난달 24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운수 사업법 개정안은 국토부가 허가한 총량 내에서 택시업계에 기여 비용을 낸 기업만 사업할 수 있게 규정하면서 사실상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다고 볼 수 있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선 여당이 정치적 표가 많은 택시업계를 의식했기에 이러한 개정안이 나온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산업의 갈등

택시업계와 다른 차량 서비스 간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엔 세계적인 운송 업체인 ‘우버’가 우리나라에 진출해 본격적인 활동을 하려고 하자 택시업계는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서울시도 우버 기사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일명 ‘우파라치’ 정책을 통해 우버가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결국 2014년 우버코리아의 모회사인 우버테크놀로지 설립자 트래비스 코델 칼라닉은 우버코리아를 설립·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듬해엔 우버코리아 지사장과 렌터카 업체 대표 등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돼 결국 유죄판결을 받았다. 나아가 2015년에 국회는 우버와 같은 유사택시의 운송사업 행위을 금지하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인 일명 ‘우버택시 금지법’을 통과시켜 우버의 우리나라 시장 진출을 원천 봉쇄했다. 결국 우버는 우리나라 시장 진출 계획의 상당수를 포기하고 국내법에서 허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노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만 계속 운영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당시 정부가 우버에 강경하게 대응한 것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국내 택시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 컸다. 그러나 국내 기업인 풀러스의 카풀과 카카오 카풀이 택시업계에 밀려 연이어 사업을 축소하거나 연기하기에 이르자 기존의 정부가 주장했던 명분은 무색하게 됐다. 새로운 신생 운송업계에 대한 압력이 국익 측면이 아닌 택시업계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기소에 대한 극명한 여론 차

이번 검찰의 기소 사실에 대한 여론은 극명하게 나뉜다. 택시업계는 “검찰의 정의로운 기소를 크게 환영한다”며 검찰의 기소를 긍정적으로 봤으나 스타트업 업계는 이번 검찰의 기소가 “정부가 약속했던 규제혁신은 물론 국민을 위한 택시산업 개선조차 이뤄지지 않는 과정의 반복”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 게재된 타다 합법화에 대한 청원 글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청원인은 기존의 규제들이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방해 요소가 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소비자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타다의 서비스가 현행법에 맞지 않다는 이유와 기존 택시조합 등의 이익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불법 판정을 받아 서비스가 중지된다면 소비자로서 깊은 답답함을 느낄 것”이라며 “택시는 타다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말 걸기 전에 먼저 말을 걸지 않거나 손님의 의사와 상관없이 노래를 틀지 않는 등 기존에 비판받던 서비스를 개선해 고객을 유치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타다’와 같은 신생 운송업계가 운송사업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를 통해 구 운송사업인 택시업계와 신생 운송업계가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대책안을 찾아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이상우 기자 99sang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