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학생자치, 양 캠퍼스 하반기 정기총회를 돌아보다

2019-11-08

김나현 기자 | 98nahyuuuny@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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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백년관 컨퍼런스홀과 서울캠퍼스 오바마홀에서 하반기 정기총회가 진행됐다. 글로벌캠퍼스 정기총회는 제40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리액션의 주도 하에 열렸으며, 정족수는 전체 재학생의 10%인 678명이었다. 제53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이끈 서울캠퍼스 정기총회의 정족수는 826명이었으며, 마찬가지로 이는 전체 재학생의 10%였다. 정기총회가 개회되기 전, 양 캠퍼스의 비대위와 총학은 간식을 증정하거나 경품을 지급하는 등 정기총회 성사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글로벌 캠퍼스 정기총회에선 정족수는 채워졌으나 총회 중간에 다수 인원이 이탈해 모든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고 서울캠퍼스 정기총회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이에 이번 양 캠퍼스 간 정기총회의 △내용△상황△무산 원인을 돌아보고자 한다.

◆글로벌캠퍼스 총학의 성과와 업무보고

이날 정기총회는 △공약 이행률 보고△업무 보고△논의 및 의결 안건 순으로 진행됐다. 총학이 선거 당시 약속했던 총 27개 공약 중 이행 완료된 공약은 17개다. 총학은 현재 나머지 10개 공약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총학 내부 국서인 △기획조정국△사무재정국△정책국△대외협력국△집행국의 업무 보고가 있었다. 해당 순서에선 국서별 완료 공약 및 정책 진행 상황을 밝혔다.
한편 진행 공약 중 실천 가능 공약에 대한 질문엔 한준혁 총학생회장(이하 한 회장)은 총장직선제와 관련해 학교 측과 합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회장은 “총장직선제와 관련한 전체 교수협의회가 예정돼 있다”며 “총장선출개선위원회의 공식 발족이 통과된다면 2021년에 총장직선제가 시행될 때 재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는 총장직선제 시행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또한, 광역버스 노선 구선에 대해선 “현재 ‘서울-강남’ 2가지, 수원 1가지로 노선을 구성 중”이라 밝혔다. 동시에 “해당 업무에 대한 진행 상황은 교내 부서와 조율 중이며 현재 수시로 변하고 있어 확답이 어렵다”고 전했다.

◆ 글로벌캠퍼스 정기총회 논의 및 의결안건

정기총회의 논의 및 의결안건은 총 6개로 △민주적 총장직선제 마련△징계위원회의 학생참여보장△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 캠퍼스별 할당 금액 균등화△장학금 제도 확대 및 캠퍼스별 장학금액 균등화(학과별 성정 장학금의 합리적 기준 마련)△등록금 사용내역의 투명한 공개 및 각 단과대학 등록금 재심의△캠퍼스 내 전과 및 전입 인원 확대로 구성됐다. 이날 △민주적 총장직선제 마련△징계위원회 학생참여 보장△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 캠퍼스별 할당 금액 균등화는 의결됐으나, 네 번째 안건인 장학금액 균등화를 포함한 나머지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인해 가결되지 못하고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의결된 안건은 △민주적 총장직선제 마련△징계위원회 학생 참여 보장△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 캠퍼스별 할당 금액 균등화로 총 3가지다. 첫 번째, 민주적 총장직선제 마련 안건은 상반기 정기총회에서 의결됐으며 교수 중심의 총장 선출제도가 아닌 재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총장을 선출하는 제도다. 이번 해 8월, 총학과 비대위가 전체교수회의에 해당 안건을 상정했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바 있다.
두 번째, 징계위원회 학생 참여 보장 안건은 지난해 3월 발생한 L교수 미투 사건을 토대로 발의됐다. 현재 교수를 처벌할 수 있는 징계권은 교수만이 갖고 있다. 이에 총학은 “피해자가 학생일 경우 교수의 징계를 논하는 자리에 학생의 입장을 대변해 줄 수 있는 학생대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 캠퍼스별 할당 금액 균등화 안건이다. 양 캠퍼스는 스마트 도서관 리모델링을 위해 300억 원을 모금한 바 있다. 총학에 따르면 이 중 230억 원이 서울캠퍼스 도서관 리모델링에 투입됐다. 이에 총학은 학교 본부가 양 캠퍼스 발전에 대한 균형을 확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식적 의결안건 이후 진행된 기타토의안건으론 ‘학식 가격 인상’이 제기됐다. 한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물가가 상당히 올랐으나 학식 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이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학식 가격 인상의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글로벌캠퍼스의 학식을 주관하는 생협은 학교 부처가 아닌 조합이기에 학식 가격 결정 과정에 총학생회가 개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회장은 “생협 사무국에 이러한 불만사항을 전달해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캠퍼스 정기총회의 업무 보고

서울캠퍼스 하반기 정기총회는 △논의안건△보고안건△결의안건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정기총회는 826명의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채 400여 명의 재학생이 모인 상태에서 시작됐다. 비대위는 논의안건인 ‘A교수 장기근속 포상철회와 일부 학칙 개정안 요구’에 대한 참가자 일동의 결의를 진행한 후 활동 및 결산을 밝히는 보고안건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지난 학기 4월부터 지난달까지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상반기 정기총회 결의안건 이행 여부를 보고했다. 비대위는 상반기 정기총회에서 결의안건으로 제기된 민주적 총장직선제 협의체 마련을 위해 학내구성원 회의를 진행한 후 교수협의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이선범 서울캠퍼스 비대위원장(이하 이 비대위장)은 “안건을 상정했지만, 전체교수회의에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안건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끊임없이 교수협의회를 압박해 기존 총장선출제도가 학생참여 총장선출제도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자치 공간 24시간 개방의 진행 상황에 대해선 학내 건물통제 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 무인 경비를 동반하는 방안을 제시 중이라 밝혔다. 한편 김인철 우리학교 총장은 지난 학기 총장과의 대화에서 한정된 예산을 이유로 들며 건물통제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현재 자치 공간 24시간 개방에 대한 학교 측과 재학생을 비롯한 비대위의 의견 차이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비대위장은 “경비업체가 동반된 안전협의회와 함께 구체적인 비용을 조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캠퍼스 정기총회 논의안건

이번 정기총회의 논의안건은 ‘A교수 장기근속 포상 철회 요구 및 일부 학칙·규정 개정안 요구’였다. 지난해 4월, A교수는 성폭력 가해 교수로 지목됐고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다. 결국 A교수는 정직 3개월이란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해 4월, 학교 측은 A교수에게 장기근속 10년을 포상했고 이에 대한 부상으로 순금 3돈을 수여 했다. 이에 비대위는 A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성명문 제시, 교무처 항의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립학교법상 교원징계위원회는 학생들이 아닌 교수들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성을 띤다. 이에 학교 측은 사립학교법에 위반됨을 근거로 교원징계위원회 학생참여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교원징계위원회 학생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에 비대위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관철을 통해 교원징계위원회 학생참여를 요구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 비대위장은 연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국회 차원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양 캠퍼스 정총, 무산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학기, 양 캠퍼스 상반기 정기총회는 성사되며 안건을 성공적으로 의결했다. 그러나 이번 학기 양 캠퍼스 하반기 정기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거나 모든 안건이 의결되지 못한 채 중단됐다.
글로벌캠퍼스의 정기총회는 정족수인 678명보다 많은 700여 명이 모여 성사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다수 인원이 이탈해 모든 안건이 의결되지 못했다. 실제로 첫 번째 안건 의결에선 총인원이 701명으로 집계됐으나 네 번째 안건을 의결할 당시엔 567명만이 남아있었다. 이에 대해 이유리(인문·철학 19) 씨는 “안건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에 내용과 맞지 않는 질문이나 유사한 형태의 질문들이 반복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그 과정에서 다수 학생이 이탈한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일정이 지연되면서 산만한 분위기 속에 총회가 시작됐다”며 당시 총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서울캠퍼스의 정기총회는 826명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그러나 400여 명의 재학생들이 자리를 지킨 채 결의 안건에 대한 참가자 일동의 의결을 진행하며, 의견을 나눴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는 잔디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진행장소가 오바마홀로 변경됐다. 갑작스런 장소변경으로 원활한 정기총회 진행엔 어려움이 있었다. 냉난방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무대 쪽 조명도 설치되지 않았다. 비대위는 참석 인원에 이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배수연(사회·미디어 18) 씨는 “진행장소가 잔디광장이라면 이동하던 사람들이 중간에 합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오바마홀은 인접성이 안 좋기에 인원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정족수 미달 원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양 캠퍼스의 정기총회가 무산된 상황에서 비대위와 총학은 학교 측에 재학생의 목소리를 계속해 전할 것이란 굳은 의지를 표현했다. 이에 대한 학교 측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나현 기자 98nahyuuuny@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