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의 대화, 학교 발전 도모의 장을 마련하다 2019-11-08
허지나 기자 | 99_jina@hufs.ac.kr 조회수 390  댓글 0
 
지난달 8일과 30일, 각각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오바마홀 지하 국제회의실과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백년관 국제세미나실에서 ‘총장과의 대화’가 열렸다. 설캠엔 김인철 총장(이하 총장)과 더불어 △나민구 교무처장△곽선주 행정지원처장△이태욱 기획조정처장△이선범 비상대책위원장△중앙운영위원회 위원△관련 부서 팀장 등이 참석했다. 마찬가지로 글캠엔 총장과 함께 △조기성 부총장△이태욱 기획조정처장△전종섭 교무처장△전종근 행정지원처장△김수완 학생·인재개발처장이 자리했다. 각 캠퍼스 총장과의 대화에서 오간 이야기를 자세히 알아보자.

◆서울캠퍼스 총장과의 대화

Q. 지난달 7일 이뤄진 정기총회(이하 정총)에서 △권력형 성폭력 가해 A교수에 대한 장기근속포상 철회요구△포상규정개정△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이 연루된 사안에 한해 학생 의사개진권 부여 방안 등에 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 사안들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총장: 포상 규정 개정엔 동의하지만 그 정도는 조정해야 합니다. A교수는 징계를 받았으며 학교 측은 이번 학기엔 강의를 배정하지 않았습니다. 강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으로 불이익을 준 것입니다. 교수의 강의 기회를 박탈한 것은 큰 처벌입니다. 그런데 A교수는 사건 발생 전 우리학교에서 10년 봉직을 했습니다. 그 사실을 부인하긴 어려워 규정에 따라 1년의 기한을 제외하고 포상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포상을 철회하기 위해선 관련 규정이 있어야 하지만 제시된 개정안엔 ‘감봉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는 포상의 대상에서 영원히 제외한다’고 돼 있습니다. 감봉은 이번 사안 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에서 받게 될 수 있으며 아무리 오랜 기간 노력해도 포상의 기회에서 제외된다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 조항에 ‘단,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가한 자 혹은 횡령 등의 행위에서 정직 이상의 처분을 받은 자는 법률적 판단을 통해 10년 동안 포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향이 적합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은 이해하며 그런 관점에서 이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제시한 규정 개정안을 참고해 수정·보완하겠습니다.
또한 교원징계위원회의 학생 참여는 사립학교법 때문에 불가합니다. 하지만 학생의 의사개진권은 학생 대표가 위원장의 허락을 받아 회의에 참가해 입장을 밝히는 정도로 실현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무처장: 지금 현행 규정안 제7조에 ‘감봉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은 자로 1년 이상이 경과하지 않은 자는 포상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따라서 방금 총장님이 말씀하신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앞으로 여러 상황이나 조건을 고려해 해당 규정을 가다듬겠습니다.

Q. 지난해 우리학교 입시결과(이하 입결)표가 인터넷 수험생 사이트에 공개되며 일부 학과의 낮은 커트라인이 화제가 됐습니다. 학생들은 이는 다른 학교는 입결의 상위 80%만 공개하는 데에 비해 우리학교는 100% 다 공개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합니다. 입결은 학교 위상과 수험생 인식에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총장: 우리학교 입학처장께서 이에 대한 전략을 갖춰 잘 대처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학교의 상위결과가 우리학교의 하위결과와 비교되진 않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또한 우수한 학생들이 부담 없이 많이 지원하고 입학한 후 학과를 선택할 때 재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에선 추후 입시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학처럼 우리학교도 통합모집을 해 입결을 상승시키자는 논의를 시작했으며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입시지원율을 분산시키는 방향입니다.

Q. 그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이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예전에 여러 단과대학이 통합모집을 시행했다 바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 그런 경험이 있음에도 다시 논의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총장: 목적엔 신입생 학과 모집에서 비롯되는 경쟁률 저하 해소와 영역별 계열기초공통과목의 선(先)수강을 통한 전공 탐색의 기회 부여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2명이나 4명처럼 적은 수를 모집하는 학과의 전형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그런 곳에 지원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상대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판단됩니다. 그래서 통합모집을 통해 모집인원 수를 늘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보다 더 선호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엔 한 학과에서 통합모집으로 들어온 학생과 아닌 학생들이 섞여 같이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전공 수업 이해도에 차이가 나 수업 수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젠 전체적으로 통합모집하는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다만 임시정책의 논의가 구체화될 때까지 가급적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 상반기 총장과의 대화에서 “총장직선제의 논의에 지금은 직접 참여하기 어렵지만 학내 구성원들 간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그때 직접 목소리를 내시고 힘써주실 수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저는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총장: 전 아직 학교 발전에 더 신경 써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 총장선출제도 세 주체 논의 구도에 저까지 관여하게 되면 사안이 더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든 정식으로 논의가 이뤄지기 위해선 화제가 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이 논의가 단순한 화젯거리 정도지만 다음 해 초쯤엔 논의거리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지금 논의를 시작해 다음 해 봄이나 늦어도 8월 이전엔 합의가 되는 것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총장직선제와 관련해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지 지켜보며 그에 총장으로서 동의할 것입니다. 다른 주체들이 잘 합의해 다음 해 가을 전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글로벌캠퍼스 총장과의 대화

Q. 글캠 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과 관련해 추가 재원을 확보해 내년 40주년 개교기념일에 맞춰 리모델링이 시작될 수 있도록 약속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총장: 글캠엔 도서관과 박물관을 함께 지을 생각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설캠과 비슷한 규모의 돈이 투자될 것입니다. 도서관과 박물관은 대학의 정통성을 나타냄으로 이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그리고 다음 해 10월쯤에 40주년을 기념하며 도서관 건립 발전 기금을 유치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Q. 총장께서 도서관과 박물관 리모델링을 얘기하며 ‘설립자 유물을 전시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설립자는 친일파 논란을 가진 인물입니다. 명수당 앞 설립자 동상 부정 여론에 더해지는 논란이 될까 우려됩니다.

부총장: 언급한 박물관에 전시할 유물은 설립자에 관련된 유물이 아닌 설립자가 모아온 수집품입니다.
총장: 설립자의 유물 중엔 귀한 유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중섭의 그림과 같은 고가의 유물이 많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설립자를 친일파라고 확정 짓지만, 그것은 검증이나 반증이 힘들어 개인적으로 친일이라 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또한 우리는 그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친일파 주장의 근거는 당시 설립자의 포목 사업이 여러 단계를 거쳐 일본의 군수물자로 사용됐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중간 단계를 지나 일본의 군수물자로 사용됐다면 모르고 한 일이 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립자의 동상이 있는 곳에 대학의 정통성이 있습니다. 우리학교 설립자는 우리나라의 국제화를 위한 인재양성의 충정으로 우리학교를 세웠고 결과적으로 국제화 대학을 일궜습니다. 우리 학교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생활하길 바랍니다.

Q. 설캠과 비교해 글캠에 전체 장학금 액수가 더 적습니다. 또한 성적 장학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일부 학과에서 성적 장학금 지급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총장: 원칙적으로 양 캠퍼스의 장학금 비율은 절반이며 성적장학금 기준은 자율성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봅니다. 다만 설캠에 △새터민 학생△외국인 학생△6.25 참전용사 장학사업 지원 대상 학생△외국인 노동자 자녀 학생이 많아 그 수치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덧붙여 개인적으론 앞으로 성적장학금을 줄이더라도 생활장학금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총장: 일부 성적 장학금이 성적이 아닌 다른 요소에 의해 지급돼 납득할 수 없는 사례들이 있다면 총학을 통해 의견을 모아서 전달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를 검토한 뒤 학과장과의 협의한 후 개선점을 논의해보겠습니다.

학생·인재개발처장: 성적장학금 지급 기준이 오로지 성적에만 있다면 장학금 지급처는 일 처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과마다 특수성이 있기에 학과에 재량권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학과의 비교를 통해 점차 성적 장학금의 축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순 없으나 고려대의 경우 성적장학금을 없앤 뒤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학교만의 학과별 특수성을 고려하고 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해 논의하겠습니다.

Q. 등록금이 쓰이는 과정과 투명성을 궁금해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또한 비교적 더 많은 금액을 내는 단과대학(이하 단대)에선 그만큼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총장: 등록금의 투명성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등록금 사용 내역은 학교 홈페이지에 고지되고 있으며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등록금책정위원회에서 전부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학교 등록금은 12년째 동결돼 있고 학교는 전체 예산에서 등록금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덧붙여 등록금을 상대적으로 더 내는 단대들의 요구 조건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단대들은 다른 단대보다 강의 취득 수가 많으며 교수와 학생 수의 비율이 더 양호한 편입니다.


허지나 기자 99_jin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