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뉴스가 갖는 의미

2019-10-10

최민선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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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아침마다 집 앞에 오는 신문을 아빠께 가져다드렸다. 그러면 아빠는 아침을 드시며 그 신문을 읽곤 하셨다. 커다란 종이에 쓰여 있는 빽빽한 글씨를 읽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우리 집 텔레비전엔 항상 뉴스가 켜져 있었다. 뉴스를 보는 시간은 어린 나에게 그저 따분한 시간이었다. 재밌는 내용도 없었고 연예인도 나오지 않는 뉴스를 보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에서 뉴스가 가장 필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중학생 때, 처음 제대로 뉴스를 봤다. 그때 본 뉴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따분하기만 하고 필요 없는 정보들만 전달하는 줄 알았던 뉴스가 내가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은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처음엔 신기해서, 나중엔 사건들이 궁금해서 뉴스를 계속 봤다. 그러다보니 사건들을 찾아 취재하고 보도하는 기자들이 멋지게 보였다. 기자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을 때쯤,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피노키오’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실제 기자들의 생활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그 드라마를 보면서 기자에 대한 환상이 더욱 커졌다. 특히 드라마에서 불합리한 일들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기자들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청소년국회 기자단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을 하면서 내가 기사를 쓴다는 것이 신기했고, ‘최민선 기자’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 기자라는 장래희망을 갖게 됐다. 어쩌면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 외대학보에 지원해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외대학보에 지원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신문을 실제로 발행한다는 것이 좋았지만 부담으로 다가왔다. 고민 끝에 외대학보에 지원을 했고 면접을 봤다. 어차피 지원한 거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면접 준비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망한 면접에 합격할거라는 기대는 사라졌었다. 외대학보에 떨어졌다고 확신하고 있을 때 쯤, 합격문자가 왔다. 처음에는 떨어졌다는 소식인 줄 알고 실망했는데 다시 문자를 읽어보니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의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외대학보 활동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활동은 한 번 기사만 쓰고 내면 끝인 활동이었다. 하지만 학보 활동은 쉽지 않았다. 첫 마감을 할 때의 계속되는 수정작업이 너무 힘들었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지만 생각보다 훨씬 힘든 활동에 과연 이게 맞는 일인지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조판까지 끝나고 내 이름이 적혀진 신문을 보니 학보활동에 대한 회의감 보다는 뿌듯함이 더 컸다. 아직도 아이템을 찾고 제안서를 제출하고 기사를 쓰는 작업은 힘들다. 매번 마감 때마다 밤샘을 각오하고 오지만 막상 밤을 새려니 부담되고 기운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함께 일하는 학보 사람들과 내 이름이 적혀진 신문을 보면 학보 활동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은 모든 게 익숙하지 않고 실수도 많지만,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한 뼘 더 성장한 기자가 돼있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