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여야 평행선 2019-09-16
김나현 기자 | 98nahyuuuny@hufs.ac.kr 조회수 254  댓글 0
 
최근 조국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 현직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딸의 입시 부정과 가족의 채무 변제 불법 면탈 등 다수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조국 응원합니다’라는 팻말을 들며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측과 ‘조국 사퇴하세요’라 외치며 사퇴를 촉구하는 측으로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지자 이번 달 6일,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청문회 이후에도 여당과 야당(이하 여야)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여야 간의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정계 및 시민의 반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지난달 11일,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에 현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 후보자를 내정했다. 해당 결정에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의혹에는 △조 후보자 가족의 재산형성과정△조 후보자 딸의 입시 부정△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의 직행이 포함됐다. 한편 이번 달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해당 인사청문회는 1차 청문회가 무산되고 해명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지 4일 만에 개최됐다. 이날 청문회는 질의응답 식으로 이뤄졌으며 14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조 후보자 딸인 조민 씨의 대학과 대학원 입시 관련 의혹이다. 2008년 한영외국어고등학교(이하 한영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조민 씨는 천안시 단국대학교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뒤 대한병리학회 영어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야당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조민 씨가 논문 제1 저자로 등재된 과정에 의구심을 표했다. 더불어 조민 씨는 2015년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동양대학교(이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수상내역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달 3일,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중앙일보에 “나는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고 밝혔고 논란은 증폭됐다. 이에 검찰은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이하 정 교수)가 딸의 입시에 사용한 자기소개서 내용 일부를 조작하는 데 개입했을 가능성을 두고 정 교수의 연구실을 압수 수색했다.
두 번째, 조 후보자의 가족들이 가입한 사모 펀드 관련 의혹이다. 사모 펀드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금융 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고 소수 투자자의 자금으로 운용된다. 지난 2017년 7월, 조 후보자 가족은 사모펀드 운용기업 ‘코링크프라이빗에퀴티’가 운용하는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에 고위공직자 신고 재산 이상의 돈을 투자하고 10억5000여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 이에 조 후보자가 사전에 투자처의 수익률 정보를 알고 의도적으로 거액을 투자했을 가능성을 비롯해 해당 펀드가 금융당국에 적법하게 등록돼 운영됐는지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느 종목에 투자됐는지 일일이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검찰은 사모펀드가 투자한 업체의 임원을 소환하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 번째는 조 후보자 가족의 웅동학원 소송 관련 의혹이다.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의 아버지인 조변현 이사장(이하 조 이사장)이 운영했던 사학재단이다. 1990년대 조 이사장은 조 후보자 동생 회사에 건물 증축 업무를 맡기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이에 2006년 10월 25일, 조 후보자의 동생 부부는 밀린 건축 공사비를 요구하며 웅동학원을 상대로 52억 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웅동학원 측은 변론없이 패소했고 52억 원을 동생 부부에게 지급하게 됐다. 이에 조 후보자 일가가 채무 변제를 면탈받기 위해 해당 소송을 의도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동생이 학교 재산을 노리고 소송한 것은 아니다”며 해명했다. 또한 이번 달 6일, 인사청문회에서 웅동학원이 당시 소송과정에서 무변론으로 패소한 것에 “당시에는 무변론 문제를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웅동학원 전현직 이사들을 소환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의혹에 대한 여야 정치인들의 반응

다치계도 조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을 시작으로 검찰은 조 후보자 자녀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대학원 입시 장학금 수령 의혹과 관련해 △고려대△단국대△서울대 환경전문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이하 나 원내대표)는 “환경대학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미뤄 봤을 때 조국이 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판사경력을 근거로 “혐의가 확실하지 않은 곳은 영장 발부를 아예 안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하 유 이사장)은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에 참석해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을 부인했다. 유 이사장은 “조 후보자 의혹 확인 과정에서 억측이 결합되고 있다”며 “현재 조 후보자를 위선자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조지연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유 이사장이야 말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며 맞대응했다.
여야 간의 갈등의 골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뒤 더욱 깊어졌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이튿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후보자가 주변인을 둘러싼 의혹에 솔직히 해명했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날 자유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반박하고자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는 이름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주광덕 의원과 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한영 외고 재학 시절 생활기록부와 일부 내신 성적을 근거로 조 후보자의 해명을 반박했다. 이처럼 여당과 야당의 입장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갈등은 쉬이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길거리에 내걸린 현수막과 대학생 집회

지난달 27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조 후보자를 향한 응원과 비난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후 온라인에서 빚어진 실시간검색어 전쟁은 길거리 여론전으로 잇따라 번졌다.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는 이를 풍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동작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수역 인근을 비롯한 사당동, 상도동 등 거리 곳곳에 △‘시험 치지 않습니다’△‘공부하지 않습니다’△‘학비 내지 않습니다’△‘우리 아빠는 조국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비슷한 현수막은 성남시 인근에서도 발견됐다. 한편 현재 걸린 현수막 중 다수는 구청 신고 없이 익명으로 붙여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구청 측은 무분별하게 붙여진 현수막 수거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 대학가 역시 조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에서 조 후보자 딸의 각종 입시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2차 집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엔 500여 명(총학생회 측 추산)이 참여했으며 집회 참가자들은 ‘조국 교수 STOP’이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뜻을 모았다. 이어 30일,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에서도 조 후보자 딸의 입학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해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진행됐다. 해당 집회에서 고려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100여 명(총학생회 측 추산)의 학생들은 “진상규명 요구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알립니다. 해당 기사는 9월 7일 날짜에 작성됐습니다. 이에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였던 상황이 담겼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 후보자 등 장관급 인사 6명을 임명했습니다. 이날 임명식이 오후 2시에 열렸으며, 조 후보자는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됐습니다.


김나현 기자 98nahyuuuny@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