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과의 대화, 여러 학내 안건을 다루며

2019-06-09

김지수 기자 | 97didu@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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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수요일 오후 4시, 서울캠퍼스 잔디광장에서 ‘도서관 간담회 및 총장과의 대화’가 열렸다. 행사는 김봉철 학생인재개발처장(이하 학생처장)과 송민지(일본·일언문 17) 부비대위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여기엔 김인철 총장(이하 총장)을 비롯해 △나민구 교무처장(이하 교무처장)△곽선주 행정지원처장(이하 행지처장)△최승필 기획조정처장(이하 기조처장) 등이 자리했다. 행사는 △행사 소개△화재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학우들에 대한 묵념△개회사△도서관 간담회△총장과의 대화△폐회사 순으로 진행됐다. 총장과의 대화에서는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알아보자.

◆총장과의 대화

총장 : 학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2017년 11월 27일 여러분과 대화를 나눈 이후 2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두 번째 총장직을 시작하며 학생들이 요구하는 바를 가급적 수용하고자 결심하게 된 자리가 바로 이 자리였습니다.
최근 글로벌홀이 완공돼 내·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공사 중인 스마트도서관 역시 다음 해 2월까지 품격 있는 도서관으로 만들 것을 다짐합니다. 지난 학생 총회에서 의결한 세 가지 의제에 대해서도 여러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상의하는 교학상장의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Q.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에서 학교별 대항전인 ‘외경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해 우리학교의 재정 위기로 인해 교비가 삭감됐는데, 이번 행사에 실질적 지원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총장 : 해당 사업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처음 기획에 대해 알게 됐을 때는 △우리학교△경희대학교△서울시립대학교만 참여하는 구성에 아쉬움이 들어 전통적으로 가까웠던 서강대와 고려대 등도 초청해 행사를 진행하면 어떨지 제안한 바 있었습니다.
이선범(서양어·포르투갈 17) 비대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 현재 우리학교의 재정 상태가 어렵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받고 복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학교를 기대합니다. 우리학교 동연은 총 73개의 동아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국 대학교에서 많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참여율에 비해 우리학교 동아리들은 제도적인 자치활동을 진행하지 못합니다. 지원금이 부족해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예산 측면 뿐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행사에도 마음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우리학교 근처에 위치하고 교류 의사가 있는 학교가 경희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이기 때문에 이 학교들을 시작으로 보다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맞는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외경시전’은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사업이기에 이에 대한 예산 확충을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조처장 : 학생들을 위한 예산은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고 있습니다. 여자 화장실 앞 비상벨 장치, 교내 순찰대 등 눈에 띄지 않더라도 학교에선 학생들을 위한 사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Q. 신축되는 도서관에서 개최할 예정인 연주회는 정확히 어디에서 이뤄지나요? 학습권이 우선이 돼야하는 공간에서 소음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까 우려됩니다.

총장 : 도서관 내부의 계단식 국제회의실에서는 각종 국제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때로는 소음이 과하지 않은 작은 음악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 2회 저녁 시간을 이용하고 방음 장치를 충분히 설치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구상하겠습니다. 물론 여기에 어느 정도의 소음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해 내기 위해 서로 조금만 배려한다면 더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도서관이 공사 중인 지금, 학생들에게 대안으로 개방된 임시도서관의 환경이 매우 열악합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우들은 무거운 책을 공개적인 공간에 보관할 수밖에 없어 도난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이와 같은 학습 공간의 안전문제 발생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듣고자 합니다.

학생처장 : 임시도서관 상황에 대해서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고 안전 또한 보다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총장 : 도서관 안전 문제는 교내 건물 전체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교내 보안을 책임지는 인력은 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임시도서관에 전문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지는 확인하겠습니다.

Q. 수강 계획서엔 장애인 대필 도우미가 명시돼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수업 시간에 수용돼야 하는 사항입니다. 하지만 일부 교수님께선 의무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 알고자 합니다.

학생처장 : 몸이 불편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기존 시설이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필도우미에 관한 사항도 마찬가지로 아직 완전하게 자리 잡지는 못했습니다. 대필도우미 프로그램에 관한 요청사항이나 질문은 학생지원팀에 문의해주시면 됩니다. 시스템에 관련해서만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교수님들께서 관련 사항을 인식하지 못한 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발생한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Q. 학생들은 △도서관△과방△동아리방과 같은 자치공간을 애용합니다. 그러나 이 공간에는 보드마카나 에어컨 필터 교체와 같은 크고 작은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이와 같은 것들을 시설 보수의 측면에서 학교에서 관리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용하는 학생들의 몫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기조처장 : 우리학교에 강의실이 워낙 많다보니 작은 문제들까지 모두 확인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강의실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은 빠른 속도로 추가 및 보수되고 있습니다. 최소한 에어컨 필터 청소는 제가 결재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시행되고 있음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배정된 예산이 학생 자치공간 관리에 쓰이고 있습니다.
교무처장 : 보통 강의실에 추가되는 물품들은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에서 관리합니다. 하지만 보드마카와 같은 작은 소모품들은 학종지에서 빠르게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단지 소모품 소진의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예산이 부족해 충분한 양의 마커를 구매하지 못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Q. 학생 자치 공간 24시간 개방이 실행되기 어려운 구체적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행지처장 : 본질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학교에 많은 공간 중 24시간 개방되는 공간이 한 곳에 집중돼 있지 않고 분산된다면 안전과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집니다. 더불어 학생 자치 공간을 24시간 개방한다는 것은 학교 측에서 학생들이 귀가하지 않음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학사 등 일부 집중된 곳에 한해서는 비용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개방 운영 중에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이 방안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조처장 : 재원은 가장 효율적인 곳에 사용돼야 합니다. 24시간 개방을 하게 되는 순간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위험부담을 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안 시스템과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24시간 개방으로 학생들이 얻을 효용과 그 예산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의 효용을 비교하고 손익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를 통해 24시간 개방의 편익이 입증된다면 학교는 그러한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저희는 양 선택권을 모두 고려해보고 이익을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해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총장 : 학교는 여러분들의 부모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또 여러분이 24시간 여러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근무하시는 많은 분들의 희생이 따릅니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편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24시간 개방되는 자치공간을 최대한 한 공간에 배치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또한 임시도서관 문제에서도 학생회와 총장이 실천할 수 있는 사항들을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비대위원장 : 어제 정기총회를 통해 외대학우 분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오늘 나눴던 이야기들이 단순히 ‘총장과의 대화’ 행사로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현실화되고 실현돼야 합니다. 총장님을 비롯한 학교 본부는 학우들의 다양한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수 기자 97didu@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