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퍼스 2019 상반기 전체학생총회 성사

2019-06-09

김나현 기자 | 98nahyuuuny@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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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후 7시, 우리학교 잔디광장에서 제53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주도 아래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정족수는 서울캠퍼스 전체 학생 9300여 명의 10%인 930명이었으며, 총 1030명이 모여 성공적으로 개회됐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보고 안건△공유 안건△논의 안건△기타 안건으로 구성됐다. 지난 학기 서울캠퍼스 하반기 정기총회가 임시총회로 남겨졌던 가운데 성사된 이번 총회의 의의와 이날 다뤄진 주요안건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번 학기 정총 성사의 요인은?

지난해 10월 2일 진행된 ‘2018년도 하반기 총회’는 전체 재학생의 8%인 총 690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임시총회로 남겨졌다. 제52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푸름은 △SNS 홍보△실시간 문자 통역 서비스△총회 장소 변경 등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으나 시기와 환경을 섬세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 탓에 학생들은 야외에서 추위를 견뎌야 했고 학생 측 자리에 조명이 없어 배포된 자료집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총학은 담요를 나눠주고 조명을 학생 측 자리로 돌리는 등 문제에 대처했으나 참여를 도모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해 상반기 총회 성사를 위해 비대위는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지난 학기와 같이 SNS와 같은 소통 플랫폼에 총회 관련 정보와 안건에 대한 카드뉴스를 게시했다. 학교 정문을 비롯한 교내 곳곳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 담요를 나눠줬다. 안건 역시 학생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무게 있는 사안으로 선정했다. 재학생의 총장선출권을 보장하는 일명 총장직선제와 학사제도개편에 학생들의 의견을 더할 수 있는 학사제도협의회를 안건에 포함해 참여도를 고조시켰다. 동시에 총회 개회 7일 전부터 비대위는 이동학생회를 열어 논의안건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도를 파악했다. 집계 결과, 총 330명 중 △1위 학사제도 개선위원회(46%)△2위 총장선출권(41%)△3위 안전협의회(13%) 순이었다.
비대위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위 안건들에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학교 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생각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비대위는 새로운 홍보 방법으로 컵홀더 이벤트를 도입했다. 학생들은 당일 비대위가 지정한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하면 총회 스티커가 부착된 컵홀더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비대위는 교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총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 총회 종료 직후에는 인권주간 행사로 영화 ‘1987’을 자막과 장면해설이 있는 배리어프리 버전(barrier free version)으로 상영해 시청각장애인 학생들을 포함한 비장애인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상반기 정총 안건의 구체적 내용은?

총회는 본래 예정돼 있던 시간에서 약 30분이 지난 오후 7시 30분경 952명으로 개최됐다. 이날 잔디광장에 각 단과대·학부별로 지정된 좌석과 자율석을 마련해 학생들의 편의를 보장했다. 총회가 시작되자 지난달 불의의 사고로 고인이 된 파루크 무미노브(Farrukh Muminov)(상경·국통 16) 씨와 무탈 율다쉐브(Mutal Yuldashev)(상경·국통 16) 씨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재학생들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두 명의 학우를 추모했다.
이날 총회는 △3개의 논의 안건△2개의 공유 안건△2개의 보고 안건으로 구성돼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논의 안건은 △학생참여 민주적 총장직선제 협의체 마련△모든 자치공간 24시간 개방 및 안전예산 확충△학사제도개선위원회 신설이었다.
첫 번째 논의 안건은 ‘학생 참여 민주적 총장 직선제 협의체 마련’이었다. 우리학교의 총장은 정교수가 모인 ‘교수협의회’의 교수총회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재학생들은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실제로 2017년 진행된 실투표결과와 달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모의학생투표에서 유기환 후보자가 1위를 차지했다. 비대위는 이와 같은 결과를 언급하며 현재의 총장 선출방법은 교수들의 이익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논의 안건은 ‘모든 자치공간 24시간 개방 및 안전예산 확충’이다. 안전협의회는 학교 안전 관련 안건 상정 및 의결을 담당하며 24시간 자치공간개방을 위해 반드시 설립돼야 할 기구다. 현재 우리학교는 스마트 도서관 공사로 학습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사회과학관과 국제학사를 24시간 개방해 부족한 면학 공간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라운지가 위치한 지하캠퍼스와 사범대학의 자치공간이 위치한 교수학습개발원 지하는 24시간 개방이 이뤄지지 않아 부족한 학습공간을 충당하기엔 어렵다. 비대위는 “학교가 24시간 개방 자치 공간을 늘려 학습권을 보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협의회를 출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논의안건은 ‘학사제도개선위원회 신설’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학교의 전체 강의 수는 100개 이상이 줄었고, 20명 이하의 강의는 500개 이상이 사라졌다. 비대위는 재학생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축소한 학사행정을 비판했다. 이에 학사제도에 학생들의 의견이 전달될 공식적인 창구로서 ‘학사제도개선위원회’ 설립을 제시했다. 학사제도개선위원회는 양 캠퍼스의 학생대표와 교무처 담당자들이 모여 학사제도 변경 관련 사항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한편, 지난해 제52대 총학생회 ‘푸름’은 ‘학사제도협의회’ 설립을 위해 교무처와 회의를 진행했으나 단발성에 그쳤다.
공유 안건은 ‘송도 캠퍼스 활용의 건’과 ‘학과별 학점 조정 통보의 건’이다. ‘첫 번째 공유 안건은 ‘송도 캠퍼스 활용의 건’이었다. 현재 송도캠퍼스는 부지 활용계획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무조건적으로 설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28일 송도캠퍼스 1차 기공식이 진행됐다. 이선범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은 해당 행사를 알리며 지속적으로 송도캠퍼스 관련 진행 상황을 재학생과 공유할 것을 약속했다. 두 번째 공유 안건은 ‘학과별 학점 조정 통보의 건’이었다. 지난달 첫 주, 학교 본부는 학과별 학점 조정을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통보 사항에 따르면 학과별 강의 축소는 학과장의 동의 없이는 불가하며 교양강의가 줄어든 데는 강사법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학과별 학점 조정에는 시간강사 고용 문제가 맞물리며 그들의 고용불안을 일으키고 강의의 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학생수요가 없는 강의를 줄이고 질 좋은 강의만 남기는 제도는 자칫 학습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 안건은 ‘2019년 제53대 총학생회 비대위 상반기 활동계획’과 ‘2018년 제52대 총학생회 푸름 하반기 결산보고’이다. 첫 번째 보고 안건은 ‘2019년 53대 총학생회 비대위 상반기 활동계획’이다. 비대위는 △중앙집행위원회 모집△상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세월호 추모△65주년 개교기념식 참석 등 그동안의 활동 사항을 보고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학내 노동자와의 지속적인 연대를 약속했다. 두 번째 보고안건은 ‘제52대 총학생회 푸름 하반기 결산 보고’이다. 정총 진행에 앞서 비대위는 자료집과 함께 결산안을 배부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결산안에는 지난해 △하반기 교비△기부금 및 자치회비 환수금△행사별 활동 등 다수의 활동과 관련된 결산이 기재 됐다. 이 외에도 교내 외부인 출입 문제와 부족한 엘리베이터 관련 문제를 기타 안건으로 상정해 재학생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제52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의 인터뷰

Q1. 이번 학기 상반기 학생총회가 성사된 소감이 어떠십니까?

A1.(이선범 비대위원장) 학생 사회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학교가 비대위 체제라는 점에서 활동에 한계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비대위는 끊임없이 학우들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이번 총회 성사는 이러한 노력에 대한 학우들의 응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총회는 학생 자치에 대한 학우들의 열망과 관심을 환기하는 기회였습니다. 저는 우리학교 학생 자치가 죽지 않았다는 것에 감동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쁨과 동시에 겸손함을 갖고 총회 당시 나왔던 학우들의 의견이 실현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A2.(송민지 부비대위원장) 2017년 비대위 당시 총회 성사가 실패했고 그전에도 어려웠다고 들었습니다. 학생총회 성사가 쉽지 않다고 생각해 다소 위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총회는 성사됐고 학생사회가 살아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서로의 결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Q2. 학생사회에서 총회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2.(이선범 비대위원장) 이번 해부터 ‘정기총회’라는 단어가 폐지되고 ‘학생총회’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번 해 학생총회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가운데 총회 성공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학교는 타 대학에 비해 정기적으로 총회를 진행합니다. 이번 총회가 성사됨으로써 우리학교가 학생자치를 이끌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총회는 학내 현안들에 대해서 우리학교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결의할 수 있는 가시적인 자리입니다. 동시에 대외적으로 학교 당국을 긴장시킬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니 총회를 통해 학생자치에 변화의 바람이 불길 바랍니다.

Q3. ‘참여’와 관련해 재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A3.(송민지 부비대위원장) 이번 학생총회는 총 세 가지 논의 안건을 기반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두 번째 논의안건인 안전협의회 설립의 경우 학생들의 관심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비대위는 부족한 우리학교 공간을 낭비 없이 학우들을 위해 사용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자칫하면 국제학사마저 24시간 개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우들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학우분들에게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김나현 기자 98nahyuuuny@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