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꾼 기자 생활 미리 보기

2019-05-28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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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TV에 나오는 연예인을 동경하며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점차 현실을 자각할 때쯤 언론계 취업으로 목표를 바꿨다. 이에 대학 면접 당시에도 막연한 꿈이었던 PD와 연관 지어 면접을 본 결과 우리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 없이 바라온 PD란 꿈은 금방 시들어갔다. 그러던 중 어느새 군대에 갈 나이가 됐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게 됐다. 자연스레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 책상 위에 놓여있던 신문을 읽기 시작하며 기자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기자의 매력은 글의 무게가 남들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기자는 글을 통해 △정보를 전달할 수도△사람들을 설득할 수도△정의를 옹호할 수도 있다. 그들의 손끝이 많은 사람을 설득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이러한 이상을 가지고 외대학보 98기 기자단에 들어왔다. 처음 정기자가 됐을 때 각종 사회 및 정치 이슈에 관한 기사를 작성해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큰 메시지를 주고 싶은 열의에 가득 찼었다. 그랬던 큰 꿈은 첫 회의가 시작될 때 바로 무너져내렸다. 학보란 학교 소식을 학우들에게 가장 먼저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곳이다. 쓰고 싶은 기사와 써야하는 기사가 너무 달랐다. 기본을 망각한 채 학보에 들어온 내가 조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창피함을 감추려 더욱 학교 소식을 전하려 노력했다. 많지 않은 지인을 총동원해 각 △동아리△자치기구△부총장님 등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인터뷰도 하고 기사도 작성했다.
정신없는 학보 기자 생활을 하며 기자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자기가 쓰고 싶은 기사만을 쓸 수는 없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전하는 곳은 학보이다. 학보 기자는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글을 통해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직책이다. 만약 내 욕심대로만 기사를 썼다면 이 많은 사건 중 내 입맛에만 맞는 사건을 전달해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단면만 보여줬을 것이다. 하물며 정식 기자가 되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곳곳의 소식을 전해야 할 것인데 단편적인 정보만 전달한다면 국민을 희롱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에 기자는 좁은 시각 혹은 욕심만으로 사회를 바라봐 중인환시리에 편협한 정보만을 제공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느끼게 해줬다.
두 번째로는 내가 본 것만을 사실이라고 판단하는 자세로는 큰 실수를 범할 수 있음을 알려줬다 . 학보 기자 생활을 하며 ‘피노키오’란 기자 생활을 담은 드라마를 다시 찾아보게 됐다. 극 중 나온 명대사를 신조로 학보 기자 생활을 하고 있다. 바로 “사람들은 피노키오가 진실만을 말한다고 생각하며 기자 또한 그렇다”라는 대사다. 피노키오는 자신이 틀린 줄 모르고 본 것만을 얘기해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드는 점을 지적했다. 즉,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걸 무시하고 떠드는 사람이 기자가 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자기 말의 무게를 모른 채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
이번 학기는 내게 “△외대학보의△외대학보에 의한△외대학보를 위한” 학기였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견마지로로 외대학보에 사력을 다했다. 아직 미천한 실력이지만 그것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함께해준 △정기자△차장△부장 그리고 편집장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