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의 외국어 원어 연극사(演劇史) - ②다양한 외국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인 외대의 원어 연극 2019-05-28
기자 | 이메일 조회수 408  댓글 0
 
1950년대 우리학교 영어 원어연극의 큰 성공은 타 학과에도 큰 귀감이 됐다. 이 영향으로 우리학교 안에 개설된 전체 외국어 학과의 원어 연극이 확대·재생산 됐다. 그리고 이러한 다국어 원어연극 기획은 당시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던 우리사회에 작지 않은 학문 및 문화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 원어 연극 활동들은 점차 그 규모를 넓혀갔고 1983년 9월엔 각 학과별로 진행되던 원어연극을 통합해 제1회 원어연극제로 발전했다.
1958년 우리학교 프랑스어과 내에 결성된 ‘불문화연구회’는 앙리 뒤베르누아(Henri Duvernois)작 <청동 부인과 수정 신사(La Dame de bronze et le Monsieur de cristal)>를 공연해 대학 사회에 프랑스 문화를 소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원어 연극으로부터 촉발된 프랑스 문화 공유 움직임은 당시 유명한 음악 감상실 ‘돌체 살롱’에서 학보사 후원으로 진행된 불란서 시 감상회로 확대되기도 했다.
1959년에는 당시 대한민국 연극의 메카였던 종로의 원각사 극장에서 외대 원어연극이 연달아 상연됐다. 먼저 최초의 공개 불어 원어연극으로 기록된 가브리엘 데빌리에(Gabriel D’hervilliez) 원작의 <&#192; louer meubl&#233;>가 공연됐다. 여기엔 로제 샹베르(Roger Chambard) △프랑스 대사△프랑스 참사관△UN 프랑스군 등이 관람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이 집중됐다. 곧이어 프리드리히 실러 탄신 200주년을 기념하는 독일어극 <간계와 사랑(Kabale und Liebe)>이 상연됐다. 이후 우리학교 원어연극은 연달아 우리나라 최초를 갱신하며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된다. 1961년 11월 27일부터 이틀간 시청각 교육문화 원에서 열린 스페인어 연극 <집시 여인(La Gitana)>도 국내 최초였고 1963년 11월 드라마 센터에서 상연된 중국어 연극 <남여흑(藍與黑)> 역시 우리나라 최초였다. 당시 원어 연극을 다룬 기사 및 감상평에는 ‘좌석이 모자라 관객들이 통로에 앉아서 관람을 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공연 후 화교 사회에 큰 문화적 충격을 주어 화교신문에서 여러 차례 분석 기사를 실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런 우리학교의 원어 연극은 계속 진화를 거듭하며 우리말을 외국어로 번안·각색하는 시도도 이뤄졌다. 1990년 블리스텍스(Boulesteix) 교수가 연출하고 각색한 <심청전>은 프랑스 대사관이 주최한 제1회 전국 대학생 불어연극 경연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한국의 고전을 프랑스어로 옮겨 무대에 올린 것은 국내에서 전례 없었던 일로 국내 연극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었다. 외대의 원어연극은 다른 대학의 원어연극 수준을 일찌감치 초월했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했다.


③편에서 계속


-기록 및 사진 제공 : 역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