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캠퍼스 학생 자치 ‘감사위원회’ 출범 무산 2019-05-28
최재영 기자 | 98wodud@hufs.ac.kr 조회수 418  댓글 0
지난해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리액션(이하 총학)은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 체제 도입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당선이 되자 지난달 감사위에 대한 세칙을 제정해 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지난달에 개최된 제2차 임시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 결과로 감사위 안건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사실에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다. 일각에선 단과대학 회장들이 다른 뜻을 품고 이를 반대한 것이라며, 단과대학 회장들을 향한 지탄을 쏟아냈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총학생회의 감사위 안건에 대해 미흡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반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감사위 안건 부결을 둘러싸고 자세한 내막이 알려지지 않아 많은 이들이 다양한 추측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자세히 알아봤다.'

◆기존 학생자치기구와 감사체계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학생자치 체계는 △총학△세민전준비위원회(이하 세준위)△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총사생회△도서관자치위원회(이하 도자위)△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7개의 단과대학 학생회로 구성된다. 졸준위는 지난해 업무상 과실이 드러나 현재 총학이 해당 업무를 맡고 있으며 총사생회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온 보궐선거 무산으로 역시 총학이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해당 학생자치기구 중 동연만이 독자적인 감사위인 연합운영위원회를 통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학생자치기구들은 별도의 감사를 진행하는 체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세준위의 경우 교비를 받아 업무를 진행하기에 학교 측에서 감사를 따로 진행한다.


◆제2차 임시확대운영위원회 개회

그동안 자체 감사체계를 바꾸고자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제2차 임시 확운위를 통해 감사위 출범을 제안했다. 중운위는 의사결정기구로서 △총학생회장△총학생회부회장△7개의 단과대학 회장△동연 회장△중앙집행위원장으로 구성된 기구다. 총학은 사전에 감사위에 대한 세칙을 만들었다. 이에 중운위는 감사위 관련 세칙을 각 학과 학생회장한테 보내 검토하게 했다. 중운위에서 감사위 관련 세칙 안건 발의를 진행했고 확운위에서 논의가 열렸다. 확운위는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중운위△각 학과 학생회장△자치위원장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확운위에서 진행된 감사위 세칙 안건은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밝혀진 부결 이유는 감사위 관련 세칙에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중운위에서 마련한 ‘2019 감사위원회’ 일부 세칙을 발췌한 것이다.


◆감사위원회에 대한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리액션의 의견

지난 2일 개회된 제2차 임시 확운위는 ‘감사위’의 출범을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확운위에서의 오랜 논의 끝에 결과적으로 부결됐다. 이에 대해 총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총학은 “감사위 출범을 이루지 못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중운위의 안건이 불완전해 확운위에서 부결된 것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결코 감사위 출범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며 이번 해 안에 감사위가 발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총학은 추가적 의결을 거쳐 감사위 출범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당시 회의에 참여한 단과대학 및 학과 회장들의 의견

익명을 요구한 한 단과대학 학과 회장 A 씨는 “감사위가 단과대학 내 행사와 학과 내부 행사의 성격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차이를 알고 세칙에 반영한다면 충분히 감사위는 출범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다른 단과대학의 학과 회장 B 씨 역시 “학과별로 걷어지는 회비가 다르고 학칙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 세칙에 묶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감사위가 출범되기엔 세칙 부문에서 좀 더 단과대학별 학과 별 차이를 알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B 씨는 “회의 당시 설명이 불충분했고 본인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 같았다”며 “그저 보여주기식 공약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단과대학 학과 회장 C 씨 또한, “단과대·학과 별로 진행되는 △사무 방식△회계 처리△행사비용△운영방식 등 다른 점이 많은데 통합방식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그저 진행에 목적을 두어 당시 참여한 회장들을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통번역대학의 입장

이번 감사위 부결 건에 관한 통번역대학 소속 과회장들(이하 통대)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통대는 감사위 출범 및 세칙이 의결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사위가 이미 존재하는 기구인 듯한 총학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각 학과마다 자체적으로 과회비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위가 학과 자치회비를 환수해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총학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총학이 감사위 설립에 대해 사전논의나 의견수렴도 없이 세칙을 독자적으로 작성했다고 전했다. 초안을 작성한 총학 측에서도 세칙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허점이 다수 발견돼 이에 관련해 이뤄진 질의에서 피감사대상인 총학 회장의 개인적인 해석만을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에 통대는 감사위 설립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나 위와 같은 사유로 행정상 준비가 미흡하다고 판단해 의결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감사위에 대한 감사는 중운위에서 운영한다는 모순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총학생회장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도 감사위의 토대가 될 세칙이 아니라 출범을 안건으로 상정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맞지 않으며, 의결하지 않은 확운위원들은 마치 중감위 출범을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게시글에서 빠른 시일 내에 기존에 발의한 중감위 세칙을 공개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총학 측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통번역대학 과회장들은 총학 측에서 발의한 중감위 세칙에 대한 부족함을 느껴 의결할 수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반응

감사위 세칙 안건 회의에 대한 부결이 알려지자 총학과 각 단과대학 회장들을 향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일각에선 감사위에 반대한 각 단과대학 회장들과 학과 회장들 명단을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성진(국제지역·그불 15) 씨는 “학생들이 교비 사용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라며 “깨끗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조속히 감사위가 출범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양수경(국제지역·중앙아시아 15) 씨는 “감사위가 출범되지 못한다면 총학이 그 몫까지 철저히 감사해야 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표했다. 자연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익명의 한 학생은 “각 학생자치단체의 권한으로 나눠주는 경품 같은 경우 친분을 빌미로 나눠주는 것을 봤다”라며 “이와 같은 관행을 방지하고 공정한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하루빨리 각 단과대학이 먼저 나서서 감사위 출범에 찬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재영 기자 98wodud@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