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힘들어도 꿈은 계속되니까 2019-05-12
이다민 기자 | 이메일 조회수 263  댓글 0
 
지난 학기, 등굣길에 한 현수막을 보게 됐다. 98기 학보 수습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였다. 말귀를 알아들을 그 무렵부터 아빠를 따라 자주 뉴스를 보곤 했는데 TV에 나오는 기자가 나에겐 참 멋있어 보였다. 뭣 모르는 시절부터 그렇게 나의 꿈은 변함없이 언론인이었다. 그러다가 점차 글 쓰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재능도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런 나에게 ‘기자’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설레고 멋진 꿈이었다. 학교의 언론인으로 일한다는 것이 참 멋지고 보람차게 느껴져 지원하고 싶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학교 수업도 최대학점을 채워 듣고 동아리에 대외활동에 쉴 틈이 없었다. 따로 공부할 시간도 마련하지 못하는데 내가 또 다른 일을 시작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고민하던 중 고향에 큰일이 생겼고 나는 정신없이 귀향하게 됐다. 고향에서 바쁜 일들을 처리하고 나자 수습기자 지원 시간이 지나버렸다. 급하게 지원서를 작성해서 제출했지만 기한을 지키지 못한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면접을 보고 시험을 쳤다.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떨어졌구나, 여긴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들만 모여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학보에 합격했고 처음 학보 사람들과 만나게 됐다. 어색하고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나에게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사람들이 됐다.
기자를 하면서 평소 관심 없이 지나갔을 학교의 소식들도 관심 있게 보게 됐다.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다양한 직업인들도 만나보며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 돌아보았다. 매주 목요일에는 밤을 새우며 기사를 쓰고 수차례 고치면서 기사 하나에도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여러 명에게 전화와 문자를 돌리며 세상의 쓴맛도 보게 됐다. 처음 명함이라는 것을 받았던 순간이 여전히 생생하다. 내가 쓴 기사를 지면으로 맞이했던 순간도 생생하고 갑자기 기사가 엎어져 새 주제를 찾고 취재해서 써낸 기사도 아직도 참 소중하다. 내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꿈으로 여기고 살아왔던 기자라는 직업이 내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의 매력을 가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 동시에 그만큼 아픔과 고통도 수반되는 직업임을 나는 외대학보에서 몸소 알게 됐다.
학보 기자를 하지 않았다면 나의 대학생활은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지금도 주변 사람들에게 힘들어 죽겠다고 너스레를 떨곤 하니까 학보를 하지 않았다면 훨씬 여유롭고 잠도 많이 잤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슴 뛰는 순간들과 재미는 없었을 것이다. 바쁘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학보 기자는 내가 꿈을 미리 체험해보게 해줬다. 내가 가려는 길이 정말 나에게 맞는 길인지, 후회는 없을지 고민이 많았지만 나는 기자 생활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됐다. 나는 글을 쓰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