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 듣는 교양] 시와 광고

2015-04-14

김현진 | 90hyung1781@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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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미네르바 교양대학 . 시와 광고 강의)

<시와 광고(Poetry and Advertisement)> 강좌는 융합 강의다. 이 수업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어떤 창의적 사고(creativity)가 필요한가를 한껏 펼쳐보는 수업이다. <시와 광고>의 중심에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개념과 전략이 숨어있다. 시와 광고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공통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하는지에 대한 인지과학 융복합 학문을 맛보기 학습한다.

시(poetry)는 인류 역사상 인간이 최초로 즐기던 문예활동 중에 하나인 문학 장르다. 지식인들 사이의 고급 예술로서, 일정한 형식에 의해 통합된 언어의 울림과 언어로 빚어진 시각적 요소에 의해 독자의 감정이나 상상력을 자극한다. 기원전 20세기 수메르의 길가메시 신화 서사시(epic)가 가장 오래된 시다. 원래 반신반인의 길가메시 신화가 수천년간 구전돼 오다가 바빌론 시대에 처음으로 돌에 새겨져 서사시로 기록된 것이다. 이 시는 신과 영웅의 능력을 갖춘 길가메시가 인생에 대해 깨달은 것을 세상의 범인들에게 알리는 인류 최초의 시가 된다. 창작자의 입장과 위상이 존중되는 훈육적 암시랄까?

상품 판매의 극대화를 위해 어떻게 소통하면 소비자에게 최적화되는가를 고민하는 광고는 소비자를 중심에 놓고 훈육이 아닌, 알림의 서비스를 해주는 근대 생산경제 사회의 메시지 전달 모델이다. 광고의 기획자는 소비자를 교육하지 않는다. 소비자를 위한 광고를 만든다. 미디어 콘텐츠 시대의 한 장르인 광고가 형태를 갖춰 출현한 것은 약 1세기 전이었으나, 실상 그 기원은 매우 오래됐다. 약 3천년전만 해도 고대 바빌로니아 문자로 만든 포도주 선전 문구가 발견된다. 이발소의 빨강과 파랑 회전막대는 이미 중세시대부터 광고 기호였다.

메시지 전달자와 수신자의 위상이 바뀌는 차이는 있지만, 시나 광고는 공통점이 많다. 짧은 운율과 음악성을 가미하고 시각적 이미지로 상상력을 최대한 증강하는 효과를 내어 감성 코드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청취자나 시청자의 심금을 절로 울리듯이 정서적 소통이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시나 광고는 자신의 ‘마음을 알린다(advertising)’라는 차원에서는 인류 역사의 이야기의 기원에서 만나는 셈이다.

대학 강좌는 꿈 많은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도록 교육 지향적이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한 개인이 광고를 기획하고, 대행하고, 광고로 인한 경제적 이득을 챙기는 자아광고(self-advertising) 시대를 맞이했다. 어떻게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알리고 광고하는가에 따라서 직업, 경제적 수입, 사회적 품격이 달라질 수 있다.

미래는 오늘 만들어진다. 때문에 인간 본성과 감성을 알아야 하고, 어떻게 타자와 환경을 활용해 상생의 길을 발견할 지, 지식이 아닌, 지혜를 터득할지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시와 광고> 수업은 인간이 스토리텔링 애니멀(storytelling animal)임을 확인한다. 이 강좌는 뇌와 심장과 오감으로 인지하는 인간은 타인과 소통하고 환경에 적응해서 진화를 꿈꾸는 본성을 가졌음을 깨닫는 문학 수업과 맥을 함께 한다. 자아 광고 미디어 시대에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해야 지구촌의 사람들과 가상적 현실에서 소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시와 광고>는 인간이 이야기 동물임을 깨닫고 나의 가치를 어떻게 감흥시킬지 그 지혜의 보물 창고를 함께 고민해 보는 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