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며 2019-04-12
김나현 기자 | 98nahyuuuny@hufs.ac.kr 조회수 507  댓글 0
 
매해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로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장애인의 날은 1981년 처음 지정됐으며 우리나라 장애인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그들의 일상적인 삶을 재고해보는 날이기도 하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번 해 7월부터 장애인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를 ‘장애의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등 장애인들의 처우와 복지에 대해 개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른 장애인의 처우 변화와 장애인의 날의 의의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장애인의 날이 만들어진 배경

1970년 국제재활협회가 각 나라에 ‘재활의 날’을 제정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4월 20일을 ‘재활의 날’로 정하고 행사를 거행했다. 이후 1981년 국제 연합(이하 유엔)은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고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모든 국가에서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권장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세계 장애인의 해 선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장애인과 관련한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재활대회’라는 명칭 아래 기념식이 개최됐다. ‘장애인 재활대회’ 행사는 △장애인 인권선언문△장애인 복지유공자 포상△장애인 극복상 시상△장애인 수기 발표로 구성됐다. 이후 민간단체의 주도 하에 ‘재활의 날’을 계승한 장애인 관련 행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장애인의 날이 공식적으로 제정된 데에는 1991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 고용 촉진법』의 영향력이 컸다. 정부는『장애인복지법』 제14조에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매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하며, 장애인의 날부터 1주간을 장애인의 주간으로 한다’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에 1991년 4월 20일을 몇 번째 장애인의 날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그동안 장애인 관련 행사를 주도해온 14개의 민간 장애인 단체 모임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는 재활의 날을 잇기로 결의해 그 해를 11번째 장애인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4월이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달로 통용돼 장애인의 재활 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둬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했다. 한편 유엔은 <장애인에 관한 세계 행동계획>이 1982년 12월 3일 채택됐다는 점에서 해당 날짜를 국제 장애인의 날로 지정했다.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처우

장애인 복지시설을 근거로 장애인들의 처우를 살펴보고자 한다. 장애인 복지시설은 크게 △거주 시설△지역사회 재활시설△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장애인 의료재활시설△직업재활시설로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거주 시설은 일반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거주 및 요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지역사회 재활시설은 지적 및 발달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 훈련을 포함한 다양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사회로의 참여를 유도하는 복지다. ‘e-나라지표’ 홈페이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시설 중 거주 시설과 지역사회 재활시설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1년 490개였던 장애인 거주 시설은 △2015년 1484개△2016년 1505개△2017년 1517개로 늘어났다. 지역사회 재활시설은 2011년과 2012년 사이에 680개가 급격히 줄었으나 이후 △2015년 1248개△2016년 1303개△2017년 1333개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과 장애인 의료재활시설은 수가 같거나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생산한 물품을 소비자에게 조달 및 납품하는 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은 17개로 지난해와 수가 같았다. 이에 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실적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데 비해 장애인 생산품 판매시설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한편 의료 재활팀과 직업 재활전문가를 연결해주는 장애인 의료재활시설은 2016년 기준 20개에서 1개가 감소했다. 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 직업재활시설은 지속해서 증가해 근로 장애인의 수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조종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장애인 고용서비스 판정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중증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 처우 개선 방향성

이번 해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처우와 관련해 실시할 총 6가지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계획은 △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복지서비스 확대△장애인 주거시설 확충△근로 능력을 고려한 장애판정기준 마련△장애인 인권증진△장애인 고용 확대△장애인생산품 구매 독려로 구성된다. 특히 장애인이 자립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중증장애인의 고용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장애인 다수고용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장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한 인식개선 교육도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시키고 장애인 차별 개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24일,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이번 해 7월부터 의학적 손상도에 따라 1-6등급으로 매기던 장애등급제를 폐지하는 대신 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이하 중증), 심하지 않거나(이하 경증)로만 분류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등급이 활동 지원서비스를 제공받는 절대적 기준이었으나 앞으로는 별도의 심사를 거쳐 각종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개정안 시행으로 장애인들은 등급에 따른 지원이 아닌 필요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쉽게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없었던 경증장애인 서비스 신청이 가능해졌고 전반적인 생활환경을 고려한 일상생활 지원이 가능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등급제에 의해 수반된 장애에 대한 낙인을 완화할 수 있게 됐다.


◆제39회 장애인의 날 행사

1972년부터 계속해 이어지고 있는 장애인의 날 행사에는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한국장애인복지단체체육회△한국장애인고용공단△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한국장애인시설협회△한국교통장애인협회△한국뇌성마비복지회△언론방송기관이 참여한다. 행사는 장애인 인권선언문 낭독을 시작으로 장애인 극복상과 장애인 복지유공자 포상을 시상한다. 동시에 장애인 성금을 모금하고 음악회를 개최하는 문화행사도 진행한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보건복지부가 함께 진행하는 제39회 장애인의 날 행사는 오는 4월 18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63빌딩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는 장애인의 날의 의의를 되새겨보는 홍보부스와 장애인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부스로 구성된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증진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력을 열어가는 소통의 장을 마련코자 하는 목적이 있다. 김은진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제도개선팀 관계자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봄날의 멋진 동행’을 이번 해 행사 슬로건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푸드 트럭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 등을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김나현 기자 98nahyuuuny@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