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과 시간이 다른 교과목 논란 2019-03-27
안소현 기자 | 97sonia@hufs.ac.kr 조회수 884  댓글 0
우리학교 일부 학과에는 수업 이수 시간 중 일부만 학점으로 인정하는 교과목이 있다. 이것은 학점과시간이 불일치하는 것인데 가령 이수시간이 4시간인 교과목을 들어도 2학점만 인정된다. 이 때문에 일부 통번역대학 학생들 사이에서는 ‘반학점 제도’라 불리기도 한다.
이것은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것인데 이러한 제도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졸업학점을 이수하기 힘들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히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통번역대학은 졸업 이수 학점이 150학점이다. 이는 134학점인 타 과에 비해 16학점 높아 많은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과 학교 측의 입장을 알아보자.

◆수업시간과 학점이 불일치하는 교과목

우리학교엔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이 오랜 시간동안 개설돼 왔다. 이번 학기의 경우 수업시간과 학점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은 양 캠퍼스를 통틀어 총 126개다. 서울캠퍼스(이하 서울캠) 16개 학과, 글캠 28개 학과에 이러한 과목들이 개설돼 있다.
우리학교는 현재 △우리나라의 고등교육법△고등교육법 시행령△우리학교 학칙을 기반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해에 시행된 고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의하면 1학점을 인정받기 위해서 한 학기당 최소 15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는 최소 시간을 규정한 것으로 이 이상의 시간을 1학점으로 인정하는 것은 학교의 재량이다.
우리학교 학칙에 따르면 △실험△실습△실기△체육의 경우 1학기 30시간(주당 2시간) 이상의 수업을 1학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은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이 과반수를 차지한다.

◆학생들의 입장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점과 시간이 다른 교과목에 불만이 많다. 특히 통번역대학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부담감이 더욱 크다. 박성수(통번역·독일어 19) 씨는 “특정 과에서만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이 있다는 점이 부당하다”며 “수업을 많이 들어도 학점이 모자라 필수가 아닌 과목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학보에서 조사한 표에 따르면 글캠 독일어통번역학과는 우리학교에서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이 가장 많다. 이우준(통번역·독일어 19) 씨는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이 학생들의 공부량을 늘리려는 좋은 취지이기는 하지만 졸업학점을 채우기 위해 다른 학생들보다 수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을 없애거나 2/3학점이라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현지(통번역·태국어 18) 씨는 “통번역대학은 졸업이수 학점이 많기 때문에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까지 수강하게 되면 졸업학점을 채우는데 벅찰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문제에 대해 글캠 총학생회 리액션(이하 글캠 총학)은 “통번역대학의 학업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글캠 총학은 학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약 이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며 “타 언어학과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 역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상반기 정기 학생총회 안건으로 과목 시수 당 학점 불일치 과목 개설의 전면적 금지를 상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소리가 모일 정기 학생총회에서 해당 안건들에 대한 의결이 이루어진다면 이와 같은 내용들의 집행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의 입장

우리학교 서울캠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측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학칙 제31조의 2번 사항에 근거해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험(공대의 실험실습)을 주로 하는 경우와 기초 어학 교육 강화를 위한 과목(회화·언어실습 등)의 경우엔 수업시간 수에 비해 학점 수를 적게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교육목적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당초 교과목 개설시 관련 교수회의와 교과과정심의위원회를 거쳐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학생들이 수업시간과 학점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 때문에 학업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학교가 교육적 견지에서 재정적인 부담을 지고서라도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을 개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글캠 학종지는 “이번 해 글캠 총학이 ‘강의학점과 수업시수의 불일치에 대한 요청안’을 제출하기 전부터 학점과 시간이 불일치하는 교과목들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캠퍼스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중앙교과과정심의위원회에도 개선안을 제출했다”며 “지난해 12월 양 캠퍼스는 교무처장 명의로 학점과 시수가 불일치하는 교과목들의 개설을 이번 학기까지만 시행한다는 공지를 전체 학과장에게 발송했다”고 알렸다. 이어 “교과과정 개정을 위한 안내문에 ‘학점 수와 강의시간이 불일치하는 경우 개정이 불가하다’는 문구를 삽입했다”며 학생들의 불편함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안소현 기자 97soni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