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지급 지연 문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19-03-13

이은지 기자 | 97eun_g@hufs.ac.kr

조회수 307 댓글 0

지난달 27일 우리학교 커뮤니티 어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서울캠퍼스 자유게시판에 ‘조교들이여 연대하라!’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학교 측에 조교 장학금 지급 지연을 항의하자는 내용이었다. 글이 게시된 후 성적 장학금, 근로 장학금 등 장학금 지급 지연에 대해 논란이 잇따랐다. 어떤 장학금이 얼마나 지연되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과 학교의 입장을 들어보자.

◆장학금 지급 지연에 대한 구체적 내용

처음 장학금 지급 지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학사조교 장학금 사건’이다. 학사조교 장학금은 매해 △5월△8월△11월△2월에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난달 지급 예정이었던 장학금이 이번 달 초까지 지급되지 않았다.
에타에 조교 장학금 관련 글을 게시한 학생은 “조교 장학금 지급 담당부서인 교무행정팀에 문의했더니 결재서류는 이미 총장실로 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결재가 안 되는 이유가 궁금하면 총장실에 직접 연락하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총장실에 문의해 총장비서와 연락이 닿았으나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은 사유와 지급 예정일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장학금 지급 지연은 조교 장학금뿐만 아니었다. 교내 장학금 중에서도 △학생자치 장학금△근로 장학금△성적 장학금 등이 지연된 적이 있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제보자는 “학생자치 장학금을 제 기간에 받지 못해 학교에 문의했고 학교 측은 지급 예정일을 밝혔으나 통보받은 날짜보다 더 늦게 받았다”고 전했다. 성적 장학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익명의 제보자는 “성적 장학금은 등록금 고지서에서 지급받는 성적 장학금 금액이 감면돼 나와야 하지만 감면이 안 된 채 등록금을 납부했다”며 “구체적인 이유도 모르고 개강 후 한 달이 지나서야 계좌로 지급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장학금이 등록금에서 감면되지 않고 추후에 지급될 경우 해당 학생에게 △지연된 상황△지연이유△장학금이 입금될 정확한 날짜를 개별 연락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해 1월 18일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된 전공탐색프로그램 발표자들 또한 받아야할 비용이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발표자는 “1월에 활동을 진행했으나 2월 말이 돼서야 수당을 받았다”며 “수당 지급일을 확실히 명시해주지도 않아서 계속 기다리기만 했다”고 전했다. 학과 프로그램의 장학금이 늦어져 불편을 겪은 학생도 있었다. 박민제(통번역·마인어 17) 씨는 “학교 측이 학과 하계연수를 다녀온 비용 중 70만 원을 돌려준다고 했지만 연수를 다녀오고 6개월이나 지나서야 돌려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애초에 언제 장학금이 입금된다고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히 기다리게 한 학교 측 대처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동현(통번역·일본어 17) 씨는 “장학금은 누군가에겐 학교를 다닐 수 있냐 없냐의 문제라 학교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며 “학교 측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학교 측도 내부 사정 등 사유가 있겠지만 일방적인 장학금 지급 지연은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장학금에 관한 공지나 알림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학금 지급에 대해 학교가 밝힌 사실

서울캠퍼스의 조교장학금 담당부서 교무행정팀의 백종훈 팀장은 “교무행정팀 관련 장학금 지급 지연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해 2월엔 학교가 재정적으로 바쁜 시기였다 보니 전체적으로 업무가 밀렸던 거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론 장학금 지급 지연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 프로세스를 확실히 다지겠다”고 전했다.
글로벌캠퍼스의 장학금을 담당하는 학생지원팀(이하 글캠 학생지원팀)의 박은주 대리는 “글로벌캠퍼스는 장학금 지급이 지연된 적이 없을 것이다”라며 “학교가 조직 체제로 이뤄져있어 지급이 하루 이틀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장학금이 지급될 때 항상 장학금 지급 예정일이 공지 된다”며 “지급 예정일이 명시되지 않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성적 장학금에 대해선 선(先) 감면이 원칙이지만 과 별로 상이하게 적용되고 학과 추천서가 마무리되는 시점과 예외기준에 따라 달라진다”며 “선 감면이 안 될 시엔 개강 후 한 달 전까지 계좌로 지급된다”고 알렸다. 이어 안경호 글캠 학생지원팀 팀장은 “면학 장학금은 소득분위 산정 후 지급되므로 소득분위가 늦게 산정 될 시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숙 서울캠퍼스 학생지원팀 팀장은 “국가근로 장학금이 지연된 이유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재정을 받아 학생들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성적 장학금이나 면학 장학금은 학과에 따라 선 감면과 추후 계좌지급으로 상이하게 적용된다”며 “만약 선 감면이 안됐더라도 이는 장학금 지연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번에 사전 공지 없이 장학금이 지연된 것은 학교의 잘못임을 인정한다”며 학교 측의 실수를 시인했고 사전 공지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

박은주 글캠 학생지원팀 대리는 “장학금이 지연되면 학교 측에서 사전에 공지할 필요가 있다”며 “장학생들의 모든 장학금이 지연된다면 공지사항에 올릴 수 있지만 소수 학생의 장학금이 지연되는 경우는 별도의 공지가 어렵다”고 학생들의 양해를 구했다.
김현숙 서울캠퍼스 학생지원팀 팀장은 “앞으론 공지된 지급 예정일에 장학금이 지급되지 못한다면 사전에 반드시 문자, 이메일 등을 이용해 지급 예정일을 공지하겠다”며 “학교개발팀과 상의해 학생들에게 신속하게 공지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학생들 또한 학생종합시스템 내에 △이름△이메일△계좌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최신 정보로 입력해주면 장학금이 더욱 원활하게 지급될 것 같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장학팀 팀장은 “학교-학생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해에 장학팀이 개설됐다”며 “항상 학생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학금 지연, 타 학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우리학교와 달리 타 학교는 장학금 지급 지연에 다양한 방면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번 해 1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과기대)에선 창업 마일리지 장학금이 지연됐다. 과기대는 학교 홈페이지 장학공지 게시판에 장학금 지급 지연에 대한 안내글을 게시했다. 학교 측은 “12월 말에 지급 예정이었던 장학금이 증빙서류 검토 및 내부결재 지연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정확한 사유를 밝혔다. 이어 “글 작성일 기준 일주일 후에 지급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지급 예정일까지 학생들에게 전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이하 동방예대)는 학교 홈페이지에 국가장학금이 지연됨을 공지했다. 동방예대 학생복지팀이 작성한 공지 글엔 △지급 대상△지급액△지급 예정 시기까지 포함돼 있다. 또한 지연된 장학금 지급일정이 확정된다면 별도 공지할 계획이라고 알려 학생들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했다. 한소희(국제지역·러시아 18) 씨는 “지급 지연에 대한 타 학교의 확실하고 조속한 대처를 도입해 우리학교도 원활한 학생들과의 소통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은지 기자 97eun_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