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과 함께 쓴 청춘의 한 페이지

2018-12-13

김지수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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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학보 수습기자 면접에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초조하게 기다리다 받은 합격 문자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학보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상식 시험과 면접을 망친 터라 상심하던 중 갑자기 찾아온 엄청난 행운이었다. 기사를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했던 나의 걱정과 달리 수습기자 활동부터 나는 글의 구상부터 작성까지 그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웠다. 학보 기자활동이 어떠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나는 항상 “힘들지만 재밌다”고 대답한다.
수습기자 활동을 수료하고 내가 소중하게 정성을 들여 쓴 첫 번째 기사는 서울캠퍼스 스마트 도서관 증·개축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가 이번 학기 맡은 취재처가 도서관이고 때마침 도서관이 새로 지어져 이 기사를 맡게 됐다. 기자 활동 전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어,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 관계자 분들이 도서관에 갈 때마다 항상 친절하게 맞아주시고 다정하게 대해주셔서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다.
첫 번째 발행 이후 1023호에서 나는 예비군 수업 불이익에 대한 기획 기사를 썼다. 학생의 직접적인 사례를 최대한 많이 가져와야했지만 내 주변에는 예비군 학생이 없었다. 혼자 쩔쩔매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친한 오빠가 내 고민을 듣더니 인터뷰이 구하는 걸 도와줬다. 그 덕에 우리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의 학생들까지 알찬 인터뷰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분께 감사함을 전한다.
1024호에서 연이어 기획 기사를 맡았다. 서울캠퍼스 정기총회에 대한 기사를 써야해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야외 취재를 나갔다. 윤아영 기자가 혼자 오랫동안 취재하면 외롭다며 추운 날씨에 담요를 덮고 오들오들 떨면서도 내 옆자리를 지켜줬다. 윤아영 기자는 귀찮을 만도 한데 아무 말하지 않고 묵묵히 정기총회 사진촬영을 해줬다. 이번 호에선 다른 것보다 학보의 가족 같은 정에 무한 감동했다.
세 번이나 기획 면을 맡고 나니 다른 면의 기사도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네 번째 기사는 스몰 시스터라는 주제로 사회문화 기사를 썼다. 첫 사회문화 기사를 잘 써낸 나 자신을 칭찬한다!
사회문화 면의 달콤함을 잠시 맛봤지만 나는 다시 기획 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1026호에서 우리학교 학생식당의 현황에 대한 기획 기사를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우선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에 학생식당이 많아 취재하는 것이 벅찼다. 수업을 빼며 취재를 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또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 식당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자 했는데 문항 설정에 오류가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사소한 오류가 큰 실수를 불러왔다는 걸 깨닫고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내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다.
대망의 종강호로는 인물 면을 맡았다. 우리학교 선배님인 정우영 스포츠 아나운서를 취재했는데, 편집장이 고맙게도 같이 인터뷰를 하러 가자고 해줘 한 학기의 학보 생활 중 가장 행복한 경험을 했다. 처음 하는 인물 인터뷰라 떨렸고 취재를 하면서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정우영 아나운서께서 평양냉면부터 시작해 아이스티, 아이스크림 모나카까지 사주시며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셔서 인터뷰가 잘 끝났다. 그날 나는 ‘나도 미래에 언론계에 진출해 정우영 아나운서와 같은 선배가 되겠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내가 쓴 기사들을 볼 때 마다 마음속에서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몽글몽글한 기분이 올라온다. 이 기분에는 내가 취재 전화를 하며 느낀 긴장감과 함께 피드백 해주는 학보 사람들의 따뜻한 눈길과 말들, 좋은 기사만을 생각하던 내 노력이 담겼다. 힘들게 한 학기를 이끈 편집장 동민오빠, 애정 어리게 내 글을 봐준 부장 주연·유진, 함께 글을 쓴 차장 산이 오빠·초영 언니·유진, 그리고 사랑하는 내 동기 아영 언니·은지·효빈·소현이까지 당신들과 내 청춘의 한 페이지를 적어 나갈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했다. 이 사람들 중 당장 다음 학기부터 학보 생활을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 내 마음속 기억에는 영원히 남을 것이다. 당신들과 함께여서 힘들었던 올해 2학기를 버틸 수 있었다. 내 학보 첫 학기, 정기자 활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도와준 여러분께 감사하며 당신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