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속의 여유로움을 즐기다

2018-12-13

안효빈 기자 | 97anhyob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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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는 추운 겨울에 온기를 찾을 수 있는 따듯한 여행지를 소개했다. 이번 호에서는 다가오는 겨울 방학에 답답한 집 안에서 벗어나 잠깐의 여유와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 여행지는 러시아 연해주에 자리하고 있는 블라디보스톡(Vladivostok)이다. 블라디보스톡은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의 동해상 최대 항구도시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고 불리는 만큼 접근성이 좋아 여행하기 쉽다. 특히 겨울에 블라디보스톡을 찾으면 이색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정식 명칭은 ‘대시베리아 철도’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해서 모스크바까지 장장 9,288km를 약 164시간에 걸쳐 이동한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긴 철도 여행으로, 6박 7일 동안 일곱 번의 시차 변화를 겪게 된다. 기차 안에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설경을 감상하며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은 다른 곳에서는 누리기 힘들다.
블라디보스톡에 간다면 발레 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다. 마린스키 극장(Mariinsky Theater)은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유명한 극장이다.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St.Petersburg)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의 분관이다.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은 2013년 개관했으며 웅장한 유리 건물 외관이 눈에 띈다. 비교적 최근 개관한 만큼 최신 공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주로△오페라 공연△발레 공연△클래식 음악회가 열린다. 한 달에 20일 이상 다양한 공연을 올라와 여행 일정 중에 쉽게 관람할 수 있다. 특히 겨울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호두까기 인형>을 추천한다.
두 번째 여행지는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Berne)이다. 알레(Aare) 강을 끼고 있는 베른은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정도로 역사적, 문화적 의미가 있는 도시다. 중세시대부터 몇 세기에 걸쳐 형성된 도시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지리상 알프스로 가는 관문이면서 스위스의 다른 도시와 연결돼 있어 주변 도시들을 여행하기에도 편리하다. 베른에 방문하게 된다면 뮌스터 대성당(Berner Munster) 방문을 추천한다. 뮌스터 대성당은 베른 대성당이라고도 불리며 스위스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의 건물로 베른 어디서나 대성당 탑을 볼 수 있다. 이 성당은 1893년 완공돼 약 4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어 스위스 특유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 344개의 계단을 오르면 대성당 내부에 베른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베른의 또 다른 명물은 마르크트 거리(Markt gasse) 양쪽에 있는 아케이드(arcade)다. 사암으로 이뤄진 이 아케이드의 길이는 6km로 유럽에서 가장 길다.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쇼핑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아케이드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먹거리 상점이 많아 스위스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한 작은 극장이 여러 개 있어 현지 공연 문화를 느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