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의 언론인으로서

2018-11-27

이은지 기자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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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입시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던 중 선생님께서 툭 던진 “글쓰기 실력이 초등학생 수준이야”라는 말이 내 마음에 큰 비수가 됐다. 그 이후로 나는 언론인을 꿈꾸게 됐다.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 각성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우리학교 학보 기자로 일하고 있다. 방중교육을 받고 개강호를 발행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종강호 한 호만을 남겨뒀다. 언론인이 꿈이라는 이유 하나로 지난 학기 이맘때쯤에 시험공부도 미뤄두고 학보에 들어오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 준비를 했다. 어렵게 합격한 만큼 행복은 더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학보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또한 내가 흥미 있는 것을 한다는 것만으로 매 순간이 행복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내겐 어려운 과제였다. 학보 일 뿐만 아니라 단과대 학생회 일과 학점관리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엔 한 몸으론 부족했다.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이 또한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최근에 그 힘듦이 정점을 찍었다. 얼마 전 학생회 할로윈 행사와 단과대 학술제가 2주 연속으로 있었고 학보에선 인물 면을 맡게 됐었다. 할로윈 행사가 있었던 주는 인물 기사 마감주였다.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가서 행사를 진행하느라 잠도 자지 못했고 마감 전날까지 인물 컨택이 되지 않아 이리저리 신경 쓰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무엇 하나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둘 다 끝까지 잡으려고 노력했다. 결국 인물 기사는 서면 인터뷰로 대신하고 인물면을 마감했다. 그 주 일요일에 9시간 알바 후 미네르바 팀플까지 끝내고 나니 한 주가 마무리됐다. 사람이 잠을 못자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그 주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온통 예민했었기 때문에 체력 좋은 나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모든 일과 스트레스가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또 다른 일이 주어졌다. 그것은 외대학보 1026호의 제안서와 학술제였다. 학술제 때는 뛰어다니기 바빠 어딘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제안서에는 머리를 쓰며 나는 끊임없이 생각해야했다. 끝난 줄 알았던 일들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 됐다. 그것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됐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나를 되돌아본다면 스트레스를 받은 만큼 얻은 게 많아 뿌듯하고 힘들었던 일들이 모두 미화됐다. 학교생활 중에서 나에게 큰 시련을 주면서도 소소한 행복을 주는 일도 학보인 듯하다. 학보는 나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했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언론이라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한 학교의 언론을 보며 우리 사회의 언론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모든 언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비판적인 자세, 진정한 정론직필의 기사가 무엇이며, 우리 사회의 언론은 과연 정론직필의 기사일까 한 번 더 고찰해 봤다.
마지막으로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느낀 것은 모든 일은 꿈일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이다. 내가 언론인이 되겠다는 것이 그 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막상 실제로 겪다보면 단점이 하나, 둘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다고 해서 포기하고 싶진 않다.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 또한 내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해 내 꿈과 앞으로의 삶을 조각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