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성사된 제52대 총학생회 선거

2018-05-24

홍주연 기자 | 95m52535@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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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4일, 제 52대 총학생회장단(이하 총학)으로 안중헌(서양어·독일어 16)·전병수(영어·영문 16)씨가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는 2015년 총학 ‘함께등대’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총학 선거시행세칙 제31조에 의하면 총학 선거 일정은 △선거 공고△후보자 추천 및 등록 기간△선거운동 기간△투표일△개표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후보자 추천 및 등록△지난달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선거운동△11일부터 12일까지 투표△12일 투표 마감 후 1시간 뒤 개표로 선거 일정을 공고했다.

◆‘푸름’, 선거 현장 속으로
후보자 등록을 위해선 전체 학생수의 10% 이상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안중헌씨와 전병수씨가 총 8972명의 학생 중 약 16.28%인 1461명의 추천을 받아 입후보 등록을 마쳤다. 후보자 등록 이후 두 후보는 총 12일간 ‘변화의 바람, 당신에게 푸름’이란 으뜸구호를 필두로 선거 운동을 전개했다. ‘푸름’의 선거 유세는 △정문 앞△강의실△잔디광장△단과대 정기총회 등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곳에서 진행됐다.
지난 6일, 브릭스홀 화상강의실에선 제 52대 총학 재선거 후보자 공청회가 진행됐다. 공청회에는 두 후보자와 교내 언론사 및 일반 학생들이 참여했다. 공청회는 △후보자 소견발언△교내 언론사 질의응답△서면질의 및 자유질의△후보자 정리 발언 순으로 두 시간 가량 이어졌다. 두 후보자는 “지난 2년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학생들의 여러 권리가 보장받지 못했다”며 “학생들의 대표인 총학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총학의 목표는 앞으로도 총학이 지속가능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체제와 존재감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우선시 할 공약을 묻는 질문에는 “학사제도 협의회를 신설해 학교 측과 정기회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두 후보자 모두 대표자로서의 책임의식과 역량을 묻는 질문에 “자신 있다”는 말과 함께 학생들을 향해 “학생사회를 저버리지 말고 투표를 통해 소중한 권리의 실천을 부탁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1일, 총학 선거를 위한 투표가 학교 곳곳에서 진행됐다. 투표 첫날인 11일엔 8981명의 학생들 중 2291명이 투표에 참여하며 25.5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 마감일인 12일 오후 1시 반, 누적투표수 2944명으로 투표율 32.78%를 달성하며 개표가 확정됐다. 투표율이 재적인원의 30%를 넘겨야 한다는 선거 기준을 충족시킨 것 이다. 이 날 오후 6시 반, 재적인원의 41.14%에 달하는 3695명의 참여 아래 투표가 마무리됐다.
개표 결과 전체 득표 중 찬성표가 89.39%(3303명), 반대표가 4.84%(179명)로 집계됐으며 5.76%(213명)이 무효표 처리됐다. 찬성득표에서 반대득표를 감한 숫자인 3124표가 무효인 213표를 넘어서면서 지난 13일, 중운위가 제52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운동본부 ‘푸름’ (안중헌 정학생회장·전병수 부학생회장)의 당선을 공고했다.

◆기존의 비대위 체제, 총학의 필요성을 말하는 후보자
지난 2년간 우리학교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학생사회가 운영됐다. 지난해 11월, 총학 선거가 무산됨에 따라 중운위 전원이 비대위 설립위원회로 구성됐다. 이후 비대위 설립위원회는 1차 회의에서 비대위원장·부위원장 후보를 선정했고, 2차 회의에서 간선투표를 통해 최다득표자가 위원장, 차득표자가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2년간의 비대위 체제 아래, 일각에선 이러한 대표자 결정 방식이 일반 학생들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중운위가 선출한 대표자들은 책임감·소명의식이 총학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한(아시아·인도어 16)씨는 “비대위 체제 아래선 일반 학생들이 대표자들의 자격 및 소질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과 소통 면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그간의 비대위 체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리학교 50·51대 비대위는 △박철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 반대 총장실 점거△학점 특혜 사유로 김인철 총장과 김인경(국제지역·국제스포츠레저 12) 학생 및 교수 약 40여 명 경찰 고발△총장선출권 개혁 주장△신년하례식에서 ‘김인철 총장 규탄 및 사퇴촉구’를 요구하는 침묵시위 및 피케팅 진행△개강 행사 및 총장 규탄행사 ‘환상의 나라 외대 랜드’ 개최 등의 업무를 진행한 바 있다. 비대위는 교내 문제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학교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시도했으나 학생 및 학교의 무관심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비대위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기학생총회(이하 정총)의 성사가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학교는 14년도 성적평가방식 논란 당시 성사된 정총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회의를 개회하지 못하고 있다. 정총은 해당 단위 학생회의 최고 의결기구로서 본회의 활동 및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개강 후 50일 이내 의장이 회의를 소집하며 전체학생수의 10% 이상이 출석해야만 개회선언이 이뤄진다. 정총에선 △매학기 예산·결산 보고△사업진행 보고△보고안건△논의안건 등 교내 사안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이뤄진다. 지난 해 2학기 정총의 경우 △입학금 폐지△총장선출권 개혁△박철 전 총장 명예교수 임용 및 대표자 3인 징계 철회△교내 안전 관리 체계△외국인 등록금 인상△송도 캠퍼스부지 현황 등 다양한 사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그러나 학생들의 의견이 필수적인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정총은 성사 가능 인원인 813명에 한참 못 미치는 459명의 학생만이 참석하며 5.58%의 저조한 참석률로 막을 내렸다, 결국 정총 개회는 무산됐고 소회의로 명칭이 바뀌면서 여러 안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제52대 총학생회장단 선거 입후보자 ‘푸름’은 입후보 소감문에서 “총학은 학생 주권의 상징이다”며 “지난 2년간 학생사회의 대표자가 부재한 비대위 체제로 인해 우리의 권리를 지켜줄 조직이 존재하지 못했다”고 비대위 체제의 한계를 언급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공약을 기반으로 약속을 한 총학, 여러분의 투표로 직접 선출이 된 총학, 공약을 실천해나갈 집행부를 갖춘 총학과 비대위의 간극은 클 수 밖에 없다” 며 “비대위는 학교 당국에 학우 여러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는 대표성이 부족했고 ‘대표자부터 선출하고 오라’는 학교 측의 답변을 듣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푸름’은 “△총장 선출권△학사 제도 문제△인권 문제△자치 공간 개선의 문제△학내 시설 문제△도서관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이제 총학의 목소리로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고 총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소감문을 마무리했다

◆‘푸름’이 내세운 공약
‘푸름’의 핵심 공약은 크게 △정책 분야△인권 분야△자치 분야△소통 분야△문화 분야로 나눠졌다. 《아래 표 참조》

◆총학 당선에 따른 관심과 기대
그간의 비대위 체제가 막을 내리고 소통의 장이 새롭게 열렸다. 2년간 총학의 부재 속에서 서효상(중국·중국 16)씨는 “입학 후 선거를 통한 학생 대표 기구가 마련 것을 처음 봤다” 며 “앞으로 총학이 학생 권리를 실현할 창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49대 이후 52대 총학이다. 많은 학생들이 투표를 통해 권리를 실현했고 이를 통해 52대 총학은 정당성을 부여받았다. 이제는 ‘푸름’이 총학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실현 할 때이다. 안중헌 학생회장은 “공약이 많은 이유는 전반적으로 해결 돼야할 학교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라며 제도적인 체제 정비와 함께 지속가능한 총학으로서 학생들의 길잡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주연 기자 95m52535@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