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제휴사업, 진정한 학생 복지 위해선

2021-04-03

우경주 기자 | 02gjwo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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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10일,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온(ON)’(이하 글캠 총학)은 온라인 서점 ‘이앨리스(Ealice)’와의 제휴를 해지했다. 배송 및 환불 관련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휴를 유지할수록 학생의 피해가 가중될 것이란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총학 제휴사업(이하 제휴사업)은 우리학교 학생만을 위한 혜택을 제공한단 장점이 있지만 문제점도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휴업체의 △계약 과정△선정 기준△사례△앞으로의 방향을 살펴보자.

◆ 제휴사업, 어떻게 운영되나

제휴사업은 학생 복지와 직결된 총학 대표 사업으로 총학과 외부 업체 간 체결된다. 제휴사업을 통해 학생은 다양한 분야에서 할인과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업체는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대개의 대학 총학은 여러 기업과 제휴를 맺고 있다. 대표적인 제휴사업 분야론 △교육△도서△생활△의료가 있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 ‘새벽으로부터’(이하 설캠 총학)는 △문화기획국△생활복지국△인권연대국 등 제휴사업 특성에 맞는 국서에서 사업을 주관하며 글캠 총학은 대외협력국에서 제휴사업을 담당한다.
제휴사업 선정은 업체에서 총학으로 요청하거나 총학이 필요한 사업을 업체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휴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엔 총학 내부 회의를 통해 학생들이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강구한다. 이후 이전 자료를 참고해서 업체 특성이나 제휴 관련 문제 발생 여부를 파악한 후 업체를 결정한다. 총학이 업체에 제휴를 요청하는 경우엔 제안서를 업체에 보내면 응답이 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새내기 맞이 프로젝트 ‘인트로: 이공이일, 이곳이길’에 참여한 학생에게 제공된 온라인 서점 ‘예스24’ 북클럽 60일 이용권은 설캠 총학이 먼저 업체에 제안서를 보내 체결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총학은 제휴 혜택을 받는 조건으로 △총학 SNS 홍보△축제 시 부스 마련△포스터 게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SNS 계정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제휴사업 선정은 총학 공약과 연계해 진행되기도 한다. 설캠 총학은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회사 ‘집토스’와 제휴를 맺어 공약이었던 ‘자취방 가이드북’을 제작한 바 있다. 해당 가이드북엔 △계약 방법△자취 추천지역△자취 체크 리스트△자취생 생활 팁이 담겨 있다. 글캠 총학은 공약으로 내건 △미용△사진△취업 분야 제휴 체결을 추진 중이다.

◆ 제휴사업, 명과 암

시기적절한 제휴사업 체결은 학생들의 학습 환경 개선을 돕는다. 지난해 4월, 설캠 총학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로 전면 대체됨에 따라 컴퓨터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 ‘어도비(Adobe)’와 제휴를 체결했다. 이는 보다 편리한 비대면 강의 수강 환경 조성을 위함이었다. 지난해 4월 24일부터 7월 6일까지 학생들은 어도비의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지난해 6월엔 일부 강의의 기말고사가 대면으로 실시됨에 따라 발생한 학생들의 거주 문제를 해결하고자 △두리게스트하우스△서울달빛게스트하우스△휴가하우스와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이전 글캠 총학 ‘더 본(The 본)’(이하 더 본) 역시 취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과의 제휴를 주도했다. 더 본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취업 정보 사이트 수요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교 측에 잡플래닛과의 제휴 체결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 결과 우리학교 모든 학생이 △기업분석△면접후기△복지정보 등 다양한 취업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제휴사업이 꼭 좋은 결과로 귀결되진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해도 이앨리스의 배송 및 환불 문제로 학생들은 교재 구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앨리스 홈페이지엔 ‘3일 이내 배송 완료’라고 명시돼 있지만 상품이 주문 후 일주일째 출고조차 되지 않은 경우가 빈번했다. 우리학교에 재학 중인 A 씨는 “이번 달 4일에 주문한 책이 같은 달 10일까지 배송 접수 상태였고 11일에 배송이 완료됐다”며 “이미 수업에서 교재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배송이 지연돼 곤란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에 학생들이 주문 취소를 요구하자 이앨리스 측은 소비자 변심을 이유로 반품비를 요구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이앨리스를 운영하는 박종한 펍플 대표는 “3일 이내 배송은 영업일 기준으로 공지한 것이었다”며 “프로모션할 때 학생에게 혼란을 준 부분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학교 교재수급에 어려움을 가져온 원인으로 △많은 학과△원서△특수 교재를 지목했다. 주문 후 취소가 불가했던 이유에 대해선 “교재의 경우 도서를 현금으로 사 오는 방식이므로 출판사에 반품이 어렵다”며 “배송 문제 등 업체 잘못으로 인한 반품 요청인 경우엔 업체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온유(통번역·영어 15) 글캠 총학생회장(이하 김 회장)은 이앨리스 사건에 대해 “총학이 선정한 제휴업체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앞으론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 SNS가 학생자치 공간이 아닌 업체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휴사업 홍보자료는 주로 총학 SNS에 게시된다. 지난해 3월 25일부터 4월 8일까지 15일간 더 본 SNS에 올라온 23개 게시물 중 6개인 약 26%가 제휴사업 홍보에 관한 게시물이었다. 이에 조유나(통번역·스페인어 19) 씨는 “총학 SNS에 학교 관련 게시물과 제휴사업 관련 게시물이 분리돼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장원(자연·화학 17) 더 본 총학생회장은 “제휴사업은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고 총학 대외협력국 주관 사업이므로 제휴를 자치 활동의 일부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인해 제휴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코로나19 관련 공지 중간에 제휴 안내 글이 있어서 그렇게 비친 것 같다”고 소견을 밝혔다.

◆ 제휴사업, 앞으로의 방향은

외대학보에선 이번 달 14일부터 18일까지 총 5일간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제휴사업 이용 현황과 만족도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40.6%가 총학 제휴사업을 이용했다. 그 이유론 ‘가격이 저렴해서’가 71.4%로 가장 높았고 ‘총학 제휴업체라 믿음이 가서’가 53.6%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59.4%는 제휴사업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중 71.4%는 ‘어떤 제휴사업이 있는지 몰라서’ 이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승진(중국·중언문 19) 씨는 “제휴사업 홍보가 총학 SNS 위주로 이뤄져서 접근성이 떨어진 듯하다”며 “우리학교 앱에 제휴사업 관련 기능이 추가되는 등 홍보 매체가 다양해지면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제휴사업 이용 배경엔 총학이 존재한다. 많은 학생이 총학에 대한 믿음과 할인 혜택을 이유로 제휴사업을 이용하는 만큼 총학의 제휴업체 선정 과정은 중요하다. 또한 제휴사업을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총학은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해야 한다. 김 회장은 “제휴에서 제일 중요한 건 학생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혜택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앨리스 사건을 통해 제휴사업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학생들의 요구와 편의를 한층 더 고려해 제휴사업을 진행해야 할 때다.

우경주 기자 02gj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