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입시제도, 우리학교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2019-11-24

김나현 기자 | 98nahyuuuny@hufs.ac

조회수 1067 댓글 0

흔히 입시 철이라고 불리는 11월엔 다양한 전형의 대학 입학시험이 치러진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각종 수시면접이 줄줄이 예정돼 있으며, 특정 분야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풀어 적는 논술시험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이번 달 14일로, 우리학교 정시전형의 최초합격자는 다음 해 1월 29일에 발표된다. 이처럼 입시 철을 맞이한 가운데 우리학교의 입학전형을 알아보고 지난해와 비교해 변경된 제도와 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우리학교와 다른 대학 입학전형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모든 대학을 망라해 입시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우리학교 입학처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우리학교 입학전형, 어떻게 구성됐을까

우리학교의 입학전형은 크게 수시모집 전형과 정시모집 전형으로 나뉜다. 수시모집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논술전형으로 구성된다. 이중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의 발달상황과 발달에 작용되는 제반 환경이 기록된 학교생활 기록부(이하 학생부)를 위주로 평가된다. 현재 학생부는 6학기의 교과 성적과 활동을 포함하고 있어 수시모집 전형의 당락을 좌우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부가 학교생활과 관련해 다양한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성적만을 반영해 선발한다. 인문계엔 △국어△수학△영어△사회과목의 성적이 선정되며, 자연계엔 △국어△수학△영어△과학과목이 반영과목으로 선정됐다. 한편 이번 해부터 학생부교과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학생부종합전형에선 학습역량과 대인관계역량을 지닌 인재상을 선발하기 위해 교과 성적과 활동을 포함한 학생부의 전반적인 내용과 자기소개서가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평가항목은 △학업역량△전공 적합성△인성△발전 가능성으로 구성된다. 1단계에서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 면접평가를 진행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선 학생부교과전형과 마찬가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두 수시모집 전형과는 달리 논술전형은 일부 모집단위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서울캠퍼스의 경우 LD학부와 LT학부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반영되며, 글로벌캠퍼스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해 우리학교는 수시모집 전형으로 서울캠퍼스 기준 1140명, 글로벌캠퍼스 기준 1013명을 모집해 총 215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정시모집 전형에선 2020학년도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우수자 순으로 선발된다. 학생부가 주요 평가요소가 되는 수시모집 전형과는 달리 정시모집전형은 오직 수능 성적만이 당락을 좌우한다. 다만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지원자의 경우 서류평가 30%가 반영돼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해 정시모집전형 모집인원은 서울캠퍼스 기준 539명, 글로벌캠퍼스 기준 706명으로 총 1245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번 해 우리학교 입학전형의 주요 변동사항 중 하나는 학생부교과전형이다. 해당 전형에서 교과 성적 100%만으로 선발하는 대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학생부교과전형의 수험생들은 수능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우리학교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는 수험생들의 입시 준비 부담 완화와 사교육 축소를 위해 수능성적을 활용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해왔다”며 “이러한 교육부의 기조에 발맞추고, 수험생들의 지원기회의 폭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해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수시모집 전형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수능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 해 입학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2021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서울캠퍼스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다시 수능 최저기준을 반영한다. 우리학교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대입 관련 절차는 소위 ‘3년 예고제’에 따라 3년 3개월 전부터 계획 된다”며 현재 사회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정시 확대에 대한 내용과는 별개로 이번 해 입학전형은 이전에 결정된 사안임을 강조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선 1단계 서류평가 후 실시되는 2단계 면접평가의 시기에 변화를 줬다. 2단계 면접평가를 수능 이전에 진행했던 이전의 방식과는 달리 이번 해 면접 평가는 수능 이후에 치러진다. 일각에선 이러한 변화가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자들이 수능 이전 합격 여부로 인해 받게 되는 심리적인 동요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또한 해당 전형에서 수험생들이 제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의 문항 수도 변경됐다. 자소서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선정한 공통문항 3개와 대학별 자율 문항으로 구성된다. 우리학교의 자소서는 공통문항 3개와 자율 문항 1개로 4개로 구성됐지만 이번 해부터 자율문항인 4번 문항이 삭제됐다.
논술전형과 정시모집전형은 전형 방법이 지난해와 동일하다. 그러나 논술전형의 경우 493명으로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감소했고 정시모집전형의 경우 모집인원이 증가해 정시비율이 늘어났다. 우리학교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이번 해 수시모집의 특기자 전형 및 논술전형의 축소되고 정시모집 확대됨에 따라 정시모집 선발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기자 전형은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이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전형이다. 지난해 우리학교는 해당 전형으로 △소프트웨어 특기자△수학·과학 특기자△외국어 특기자를 선발했으나 이번 해부터 수학·과학 분야의 특기자 전형을 폐지했다. 이어 우리학교는 2021학년도 입시전형의 특기자 전형 폐지를 공고했다. 우리학교 입학사정관실 관계자는 “2014년부터 교육부 및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특기자 전형에 대한 폐지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2021학년도부터 특기자 전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며 특기자 전형 폐지의 이유를 밝혔다.

◆다른 대학과 비교한 우리학교 입시제도

우리학교는 이번 해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해 합격여부에 수능점수의 영향력을 줄였다. 이와 같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을 폐지하는 움직임은 다른 학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이번 해 논술전형을 포함한 전 수시모집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앴다. 서강대학교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모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으며, 특기자를 선출하는 알바트로스창의전형을 전면 폐지했다. 그러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는 일부 대학의 기조와는 반대로 △건국대학교△국민대학교△성신여자대학교는 이번 해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새로 도입했다. 또한 현재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서울 소재 대학은 △숙명여자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중앙대학교△한양대학교 등이 있다.
특기자 전형을 축소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각 학교의 특기자 전형도 축소되는 추세다. 우리학교는 이번 해 특기자 전형 축소를 시작으로 다음 해 특기자 전형을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는 다음 해 입시부터 일부 특기자 전형을 없애기로 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와 한양대학교는 특기자 전형의 각 분야 모집입원을 감소시켰다.

◆대학입시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지난달 25일, 교육 관계 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시 확대를 포함해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이번 달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감담회에서 유 부총리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쏠림이 높았던 대학이 적정하게 균형을 맞추도록 정시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앞으로의 대학 입학전형에서 정시모집 전형이 확대될 지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해인(사회·미디어 18)씨는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서 편법 및 불법 정황이 확인된 주요 13개 대학의 실태조사를 봤다”며 “정시모집 전형이 불공정한 입학을 방지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고 정시모집 전형 확대에 대한 의견을 드러냈다.
이번 달 11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 부총리는 “기회균형선발전형 등 사회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전형 비율을 높이면서 입시 불공정성을 해소하는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학교는 수시모집 내 고른기회전형 등의 기회균형선발의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우리학교 입시사정관실 관계자는 “모집인원 뿐만 아니라 지원자격 기준을 확대하는 등 고른기회전형의 취지에 부합하는 운영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리학교를 망라해 대학의 입시제도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우리학교 입시사정관실 관계자는 대학별 입학전형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최근 정부가 이러한 대학의 다양성보다는 공정성에 초점을 맞추어 획일적인 대입제도 운영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해부터 우리학교는 분석 및 연구기능을 체계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입학연구팀을 만들었으며, 학령인구 감소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다년간의 입시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배치했다. 관계자는 “입시정책이나 입학 홍보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방문해 의견을 주시길 바란다”며 학생들의 입시제도에 대한 관심을 독려했다.

김나현 기자 98nahyuuuny@hufs.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