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교수 장기근속 포상, 끝나지 않은 논란

2019-09-16

김민준 기자 | 99kmj2086629@hufs.ac.kr

조회수 921 댓글 0

지난달 13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교육부 건물 앞에서 국제지역대학원 A교수의 장기근속 포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A교수가 성폭력 의혹에 대해 3개월 정직 중징계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해 장기근속 포상을 받은 것에 항의하고 있다. 이에 학교는 장기근속자포상규정을 이유로 수상 취소의 현실적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비대위와 학교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A교수 사건과 장기근속 포상 내용△비대위의 주장과 교육부 및 학교의 입장△다른 학교의 교원 징계 사례에 대해 알아봤다

◆ A교수 사건과 장기근속 포상 논란, 그 내용은?

지난해 3월 19일, 우리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에 A교수가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B씨의 주장에 따르면, 2008년 당시 A교수는 논문 때문에 힘들어하던 B씨에게 논문 작성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 그 후 A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 B씨를 불러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A교수는 방송 출연을 할 때마다 밥을 먹자며 B씨를 불러냈고 저급한 말과 행동으로 B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씨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글이 게재되고 반나절이 지난 뒤 A교수는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서”란 제목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성숙하지 못한 언행으로 제보자의 마음에 상처와 고통을 입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교△동료 교수△학생의 명예를 실추시켜 죄송하다”고 전했다. 또한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있는 단체 메신저 방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여러분을 책임지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나갔다.
사건 당시 학교 측은 A교수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조사위원회를 소집한 뒤, 진상조사를 했다. 그 후 조사위원회는 재단 교원징계위원회(이하 징계위원회)에 해당 교수의 징계를 요청했다. 지난해 8월 5일, 학교 측과 징계위원회는 교내 행정부처에 A교수에게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린 결과를 공고했다. 비대위는 학교본부가 각 부처에 송부한 교원인사발령 공문을 통해 A교수가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리고 비대위는 징계과정과 결과를 학생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학교측을 비판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각 부처에 공고한 것을 통해 학생에게도 공개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교무처장도 “A교수의 3개월 정직 처분 과정은 징계위원회의 처분 사항으로 그 공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구체적 답변은 어렵다”고 했다.
2017년 9월 1일자로 10년 근속을 마친 A교수는 이번 해 4월 19일에 열린 우리학교 개교 65주년 기념식에서 10년 장기근속 포상으로 표창장과 금 3돈을 받았다. 비대위에 따르면, A교수는 지난해 4월 19일에 장기근속포상을 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학교측이 이를 의식해 포상을 미뤘다가 이번 해 4월 19일에 포상을 했다고 주장한다.

◆ 서울캠 비대위의 주장과 교육부 및 학교측의 입장

지난달 13일, 비대위가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교육부 건물 앞에서 국제지역대학원 A교수의 장기근속 포상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가해 교수가 받아야 할 것은 금이 아닌, 마땅한 처벌이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해당 행사는 이종원(사범·중국어교육 17)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부비대위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서양어대△영어대△사회대△일본대△LT학부 학생회의 성명서 낭독이 진행됐으며 질의응답을 끝으로 모든 순서가 끝이 났다.
비대위는 △A교수의 장기근속 포상 취소와 파면△학생위원 교원징계위원회 참여△정보공개요청 총 3가지를 요구했다. 본보는 비대위의 주장과 학교측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매체의 보도 내용을 살펴보고 비대위의 보도자료를 받았으며, 나민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교무처장에게 서면질의를 진행했다.
첫째, 비대위는 A교수의 파면과 장기근속 포상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두 가지 쟁점으로 나뉜다. 우선, A교수의 파면 요구다. 비대위는 A교수의 3개월 정직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주장한다. 교무처장은 파면 요구에 대해,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들어, 재단의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처분한 사항을 다시 징계위원회에서 처분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다음, 비대위는 A교수는 징계를 받은 교원으로서 장기근속포상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A교수가 “규정상 지난해 4월 19일에 포상돼야 하는 장기근속포상을 사회적 물의를 인식해서 이번 해에 포상했다”며 “이는 해당 문제에 대한 학교의 안일한 인식”이라 비판했다. 현재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는 이사회에 A교수 사안에 대한 면담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교무처장은 “A교수는 2017년 9월 1일에 10년 장기근속을 완료했다”며, “A교수는 포상대상자로 자동 포함되며 그의 10년 복무기간에 그는 포상 제한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장기근속자포상규정에는 포상 이후 취소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포상을 취소하는 것은 법률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는 사항”이라며 장기근속포상 취소 불가의 이유를 밝혔다.
둘째, 비대위는 교원징계위원회에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학교의 교원징계위원회는 학생들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 모든 교원징계위원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므로 학생들은 회의가 끝난 후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비대위는 “해당 절차가 학생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당사자의 의견이 무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원징계위원회의 징계 과정에서 학생위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징계절차를 신뢰하기는 힘들고,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징계결과에 반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교무처장은 “징계위원회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재단이사△외부인사△교내 교수로 위원을 구성해 운영했다”며 “학생위원은 조사위원회에 참석해 왔다”는 징계위원회 학생 참여 불가의 이유를 밝혔다.
셋째, 비대위는 교육부에 징계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요청을 했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학교 “징계위원회 절차의 모순 때문에 징계 과정을 신뢰할 수 없으며 가해 교수에 대한 학교의 처분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추후 교육부로부터 ‘징계결과에 대한 정보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교무처장도 A교수의 3개월 정직 처분 과정은 “징계위원회의 처분 사항”으로 “그 공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구체적 답변은 어렵다”고 했다.
한편, 현재 비대위는 공식 에스앤에스(SNS)에 A교수 사건에 대한 전반적 정보를 올리고 있다. 또한, 서명운동을 하고 이를 학교본부에 전달하려고 한다. 3000명 서명을 목표로 하는 서명운동은 △A교수의 파면△장기근속 포상 철회△징계위원회 학생 참여 보장 독려에 목적이 있다고 한다. 이선범(서양어·포르투갈 17)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비대위장은 추가적 대응 계획에 대해 “개강 후 학내 기자회견과 학교 규탄 문화제와 같은 추가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어떤 사건에 대해 일단 판결이 확정되면 다시 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형사상 원칙
**감봉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로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는 포상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법의 효력은 법의 시행 이후에 발생한 사항에만 적용되고, 그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항에 대해서는 소급해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칙.

◆다른학교의 교원징계 사례는?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 C교수는 학부생 성폭행 혐의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의혹의 여파로 C교수는 모든 강의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중앙대 인권센터가 C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당시 ‘성폭력’이 아닌 ‘교원 품위 손상’으로 명명해 논란이 있었다. 이에 중앙대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학교는 결국 해당교수의 해임을 결정했다. 그러나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해임은 파면과 다르게 교원연금을 수령을 가능케 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 D교수는 대학원 연구실 소속 학생들과 졸업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저급한 농담을 하고 강제 추행을 해 파면됐다. 해당 혐의는 지난 2월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폭로글이 게재되며 처음 드러났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이후 페이스북 미투 폭로 페이지에 다시 게시되며 공론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고려대 교원징계위원회는 D교수를 파면하기로 결정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파면은 교원징계 중 최고수준이며 5년간 재임용이 제한되고 근무 연차에 따라 연금도 삭감된다.

김민준 기자 99kmj2086629@hufs.ac.kr